이재명 “전쟁 안 돼” 언급에도… 김민석-정청래 ‘정면충돌’ 예고
21일 국회서 정청래·김민석 신경전
사실상 8월 전당대회 출마 앞둔 상태
이달 말부터 ‘당권 경쟁’ 본격화 전망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3 지방선거 단체장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전쟁을 해서 되겠느냐”고 언급했지만, 당권 경쟁을 둘러싼 주자들의 치열한 대결이 조만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6·3 지방선거 책임론이 부각된 정청래 대표는 대표직을 사퇴한 후 연임 도전을 본격화할 전망이고, 김민석 국무총리도 여의도에 복귀할 본격적인 준비에 나선 모습이다. 송영길 의원 등도 당권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정 대표와 김 총리는 21일 6·3 지방선거 단체장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해 미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정 대표는 이날 “우리의 목표는 하나”라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심이 천심이고, 국민은 언제나 옳다는 진리를 가슴에 되새기며 가장 낮은 자세로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심’을 강조하자 김 총리는 대통령이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민주당’을 언급하며 정 대표를 견제했다. 축사를 위해 연단에 오른 김 총리는 “이제 4년 남았는데 중앙정부와 대통령이 흔들리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나”라며 “민주당을 단단히 세우려면 이번에도 이기고, 다음에도 이기고, 앞으로도 이긴다는 자신감을 줄 수 있도록 다시 우리 신발 끈을 매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3 지방선거 단체장 당선자 워크숍을 마친 뒤 이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경전을 펼친 정 대표와 김 총리는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친청(친 정청래)계’와 ‘친명(친 이재명)계’ 대표 주자로 전면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친명계는 연일 정 대표 연임 도전을 막기 위한 압박에 나섰고, 친청계도 반박을 이어가며 전초전이 시작된 모양새다. 차기 당대표는 2028년 총선 공천권을 갖게 돼 양측은 정면충돌을 불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를 넘어 온라인 지지층까지 이미 공방은 거세진 상황이다. 온라인에선 진영 내 핵심 인사들을 묶은 멸칭인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와 ‘한강새똥돼주길(한준호·강득구·김민석·이동형·김용민·이언주·송영길)’ 등이 나돈다. 옛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와 현 주류인 친명계는 사실상 노선 투쟁에 나선 상태다. 친명계와 이 대통령 신규 지지 세력인 ‘뉴이재명’ 등은 김 총리, 친노·친문계는 정 대표 지지에 나섰다.
이 대통령이 지난 19일 “원수들 싸우듯 하지 말라”며 자제를 요구해도 지금 분위기라면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을 이끈 김 총리가 여의도에 복귀하면 자연스럽게 이 대통령 뜻이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 대표는 권리당원 ‘1인 1표제’로 당원 주권을 강조했고, 이 대통령과 달리 검찰 보완 수사권 전면 폐지도 재차 주장하며 강성 지지층 공략에 나선 상태다.
정 대표는 오는 24일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연임 도전을 사실상 공식화할 예정이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26일 구성될 예정인데 이틀 전이 유력한 날짜로 거론된다. 김 총리는 후임자로 지명된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후인 이달 말 당으로 복귀할 전망이다.
송 의원은 오는 23~27일 국회 미국 출장을 마친 후 전당대회 출마 준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21일 ‘KBC 뉴스메이커’에 출연해 “당이 무너지면 대통령 레임덕으로 가는 것”이라며 “정청래 지도부가 정면으로 대통령과 싸우겠다고 출마를 하는데, 정리하지 못하면 집권당이 어떻게 되겠나”라고 지도부를 직격했다. 김용민 의원도 전당대회 출마를 시사하며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