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동부권 번진 산불로 15명 숨져…산청 불길 엿새째 확산
요양시설 입소자 대피 중 차량 폭발
산청 진화율 80%…전날보다 줄어
경북 의성군에서 시작돼 안동시 등 경북 북동부권 4개 시·군으로 번진 산불로 현재까지 15명이 숨졌다. 경남 산청의 불길은 엿새째 확산하고 있다.
26일 산림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현재까지 안동시(2명), 청송군(3명), 영양군(4명), 영덕군(6명) 등 4곳에서 모두 15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들은 도로, 주택 마당 등에서 발견됐다.
영덕군 사망자 일부는 요양시설 입소자로 전날 오후 9시 대피하던 중 산불이 확산하면서 타고 있던 차량이 폭발해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양군 사망자 4명 가운데 50·60대 남녀 3명은 일가족으로 함께 차를 타고 대피하다가 전복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은 나머지 사망자들은 급속도로 번지는 산불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를 미처 피하지 못해 질식하는 등 피해를 본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북 영덕군에서는 산불로 주민 100여 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26일 경북 울진해양경찰서는 산불로 항구나 방파제에 고립된 주민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울진해경은 이날 새벽 경북 영덕군 경정3리항 방파제, 석리항 방파제, 축산항 등에서 모두 104명을 구조해 인근 대피시설로 이동시켰다.
지난 22일 의성군에서 시작된 산불이 25일 영덕군까지 번지면서 많은 주민이 대피에 나섰다. 영덕군은 산불이 영덕 전 지역에 확산하고 있다며 25일 밤 주민에게 산에서 먼 곳으로 대피하라는 재난 문자를 보냈다.
지난 21일 경남 산청군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 작업은 엿새째 불길이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전날보다 진화율이 떨어졌다. 26일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기준 산청·하동군의 산불 진화율은 80%를 보인다.
밤새 진화대원들이 장비 등을 활용해 민가 확산 방지에 주력하며 진화 작업을 벌였으나 전날 오후 6시 기준 진화율 87%보다 낮아졌다. 산불영향 구역은 1685ha로 확대됐다.
인명피해도 기존 사망 4명, 중상 5명, 경상 3명 등 12명에서 경상 2명이 늘어나 14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산불 현장에는 초속 0.5m 안팎의 약한 바람이 불고 있다. 산불 전체 화선은 약 63km에 남은 길이는 12.5km다. 산림 당국은 이날 오전 일출 직후부터 헬기 30대를 투입해 공중 진화에 나선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