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버스는 멈췄지만… 꼬마 승객들 찾아 나선 ‘산타 기사’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대진여객 187번 주형민 기사
반송동 어린이집 성탄절 봉사
“지인들과 산타 변신·선물 전달”

지난해 12월 24일 해운대구 반송동 YMCA어린이집 원생들이 산타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주형민 씨 제공 지난해 12월 24일 해운대구 반송동 YMCA어린이집 원생들이 산타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주형민 씨 제공

내부 장식으로 인한 화재 우려로 운행을 멈춘 산타버스(부산일보 12월 15일 자 2면 보도) 기사가 지난해 산타버스에 탔던 아이들을 찾아 마음을 전한다. 올해는 산타버스에 타지 못할 어린이들을 위해 직접 산타로 변신해 어린이집을 방문하기로 했다.

버스 기사 주형민(51) 씨는 산타버스는 멈췄지만 연말 따뜻한 온정 나눔을 이어가기 위해 산타로 변신해 버스에 탔던 아이들을 찾아가기로 했다. 오는 24일 평소 함께 산타버스를 꾸미던 지인 4명과 해운대구 반송동 YMCA어린이집을 찾아 크리스마스 봉사를 할 예정이다. 주 씨와 지인들 모두 산타 복장을 하고 정성 들여 포장한 선물 꾸러미를 아이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지난 7일 크리스마스 장식이 된 산타버스 운행 중단 통보를 받고 주 씨는 연말 아이들에게 마음을 전할 방법을 고민했다. 그는 2016년부터 사비를 들여 버스를 산타버스로 꾸미고 매년 겨울마다 운행하며 승객들과 연말 온정을 나눴다.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나눔을 멈추고 싶지 않았던 주 씨는 직접 산타로 변신해 지난해 산타버스에 탔던 어린이들을 찾아가기로 했다. 그는 “산타버스 없는 연말을 보내기보단 직접 찾아가서라도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산타버스 행사로 인연을 맺은 어린이집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 먼저 연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어린이집에서도 깜짝 산타들의 방문은 산타버스가 사라져 허전한 마음을 느꼈을 아이들에게 큰 위로와 기쁨이 될 것이라고 기뻐했다. 16일 YMCA어린이집 윤혜령 원장은 “지난해 산타버스를 탄 아이들이 올해는 산타버스가 안 오냐고 물어보곤 한다. 버스에 불이 나면 안 돼서 어쩔 수 없다고 설명해왔다”며 “산타버스 운행 중지로 누구보다 기사님이 속상하실텐데, 힘든 와중에도 봉사를 해 주시기로 해 참 고맙다”고 말했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 7일 부산버스운송여객조합에 산타버스 내부 장식 철거를 요청했다. 화재 등 재난 상황에 대한 안전 우려 때문이다. 시는 내부를 꾸민 솜이나 비닐이 불에 타기 쉬운 소재라 화재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조치로 산타버스 4개 노선(187번·508번·3번·109번)과 인형버스(41번)의 시설물은 철거 작업을 밟게 됐다. 주 씨는 차고지인 기장군 대진여객부터 대룡마을까지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대진여객 소속 187번 버스를 운행한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청년홈

    • 강원일보
    • 경남신문
    • 경인일보
    • 광주일보
    • 대전일보
    • 매일신문
    • 전북일보
    • 제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