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넘어 공존으로… 통영 해상풍력 갈등 전환점 맞나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통영어민대책위-미조풍력 MOU
상생모델·이익공유 방안 등 협의
해상풍력과 수산업 공존 변곡점

대책위 “진정성 있게 임해 달라”
미조풍력 “투명·정직하게 소통”

통영해상풍력어업인대책위원회는 2일 통영시립박물관 1층 세미나실에서 미조풍력(주)와 어업인 권익 보호와 상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김민진 기자 통영해상풍력어업인대책위원회는 2일 통영시립박물관 1층 세미나실에서 미조풍력(주)와 어업인 권익 보호와 상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김민진 기자

부산·경남 지역 수산업계의 거센 반발을 산 경남 통영시 욕지도 인근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 논쟁에 뚜렷한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을 요구하는 시대적 흐름과 갈수록 악화하는 조업 현실을 맞닥뜨린 어민들 사이에 현실적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첫 단추로 극한 대립을 넘어 공존의 길을 찾자며 어민 단체와 풍력 사업자가 손을 맞잡았다.

통영해상풍력어업인대책위원회는 2일 통영시립박물관 1층 세미나실에서 미조풍력(주)(옛 욕지풍력)와 어업인 권익 보호와 상생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지역 어업인과 경남도, 통영시 등 관계 기관 관계자 등 100여 명이 함께했다. 협약서에는 △사업 추진 전 과정 지속적 정보 공유·협의 △어업인 참여 기반 상생·보상·이익공유 방안 검토 △실무협의체 구성·운영에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통영해상풍력어업인대책위원회는 2일 통영시립박물관 1층 세미나실에서 미조풍력(주)와 어업인 권익 보호와 상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김민진 기자 통영해상풍력어업인대책위원회는 2일 통영시립박물관 1층 세미나실에서 미조풍력(주)와 어업인 권익 보호와 상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김민진 기자

대책위는 해상풍력 개발 사업 과정에 지역 어업인 권익을 보호하려 통영 연안어선 종사자 700여 명이 뭉쳐 지난해 9월 공식 출범했다. 이후 지역 어민들을 대표해 사업자와 협의를 진행해 왔다. 미조풍력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그린솔루션 기업 뷔나그룹의 재생에너지 전담 조직인 뷔나에너지가 설립한 프로젝트 법인이다. 통영 욕지도와 남해 미조면 사이 해역에 384MW급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을 추진 중이다.

미조풍력을 포함해 욕지도를 중심으로 발전사업 허가를 받았거나 추진 중인 대형 프로젝트만 4건이다. 총계획 면적은 146㎢, 축구장 2만 3000여 개를 합친 크기로 이곳에 에펠탑 높이 구조물 130기 이상을 세운다. 하지만 욕지도 해역은 경남 어민에게 마지막 남은 황금어장이다. 각종 어류 서식·산란장이자 난류를 따라 회유하는 멸치 떼와 이를 먹이로 하는 각종 포식 어류가 유입되는 길목으로 전국 최고 수준의 조업 밀도를 보인다.

이런 곳에 대규모 풍력단지가 들어서면 소음과 진동, 전자파 영향으로 바다 생태계가 심각하게 훼손돼 어장도 초토화될 게 뻔하다는 게 어민들 생각이다. 뿔난 어민들은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며 대규모 궐기대회와 해상시위로 맞섰다. 예상보다 강한 저항에 대다수 프로젝트는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그러나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정책 기조와 어수선한 정치 상황 탓에 어민들 요구는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일부 어민단체가 갈등 대신 타협에 선택했다. 2024년 4월 ‘남해군해상풍력발전대책위원회’가 처음 미조풍력과 손잡은 이후 꼬박 2년 만에 통영대책위도 협상테이블에 앉기로 했다.

10년 가까이 갈등을 겪어온 두 주체가 상생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지난했던 찬반 논쟁도 전환점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책위는 해상풍력 사업에 대해 일방적으로 입장을 표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협력 구조를 통해 어업인 권익 보호와 상생 해법을 모색해 나가는 출발점이라고 짚었다.

통영 욕지도 해상풍력 반대 해상시위 모습. 부산일보DB 통영 욕지도 해상풍력 반대 해상시위 모습. 부산일보DB

김종찬 위원장은 “실무협의체를 통해 어업 피해 최소화와 실질적인 이익 공유 방안을 조속히 구체화해 해상풍력과 지역 사회 그리고 어민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범적인 방향을 만들어 나가겠다”면서 “이번 MOU를 장애물 걷어내는 수단으로 삼지 말고, 진정성을 갖고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뷔나에너지 김성은 해상풍력개발본부장은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하는 어민들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 들여왔다. 큰 결단에 감사드린다”며 고개를 숙이고 “협얍서는 단순한 문서 그 이상이다. 투명하고 정직하게 소통하며 어민과 함께 걸어가는 진정한 파트너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청년홈

    • 강원일보
    • 경남신문
    • 경인일보
    • 광주일보
    • 대전일보
    • 매일신문
    • 전북일보
    • 제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