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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싸인 연주곡… 믿고 찾는 피아니스트

‘베일’에 싸인 연주곡… 믿고 찾는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 유자 왕, 크리스티안 짐머만(크리스티안 지메르만). 이름만으로도 설레게 하는 피아니스트이다. 어떤 이는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로 찬사를 받는가 하면, 다른 어떤 이는 ‘파격의 연주자’ 혹은 ‘건반 위의 완벽주의자’ 등으로 불리며 스타성을 발휘한다.(재)부산문화회관은 ‘2023 월드 피아니스트 시리즈’ 일환으로 안드라스 쉬프(10월 4일), 유자 왕(11월 28일), 크리스티안 짐머만(12월 27일) 초청 연주회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잇따라 마련한다. 공연 시간은 모두 오후 7시 30분이다.공교롭게도 이들은 당일 연주할 곡을 미리 발표하지 않았다. 안드라스 쉬프는 그나마 어떤 작곡가로 할 것인지 정도는 공개했다. 유자 왕은 아예 ‘깜깜이’다. 이전부터 그래 왔다고 한다. 크리스티안 짐머만은 아직 연주 일정이 많이 남아 있어서 공개하지 않은 상태이다. 연주가 임박하면 노출될 것 같다는 게 관계자 전언이다. 그런데도 공연 티켓은 소리 소문도 없이 팔려 나가고 있다. 청중들이 그 이름 석 자만으로 충분히 가 볼 만한 연주회라고 평가한 덕분이다.■자유와 즉흥의 힘, 안드라스 쉬프‘2023 월드 피아니스트 시리즈’ 첫 번째 주자 안드라스 쉬프(70)는 헝가리 태생으로 프란츠 리스트 음악원에서 수학했다.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 지휘자들과 협업하고 있는 그는 현재 솔로 리사이틀, 연주 디렉팅, 지휘에 주로 집중하고 있다.지난해 10월 내한해 11월 10일 부산에서도 관객을 만났으니 근 1년 만에 다시 열리는 공연이다. 이번에도 지난해처럼 ‘렉처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다. 당일 공연장 음향 상태, 피아노 컨디션, 청중 숫자 등을 고려해 공연 직전 레퍼토리를 결정하는 만큼 연주는 물론이고 음악에 얽힌 배경 이야기와 함께 연주자의 생각과 감정이 더해져 색다른 음악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특정 곡목을 미리 발표하지 않는 데 대해 그는 한 인터뷰에서 “놀라움도 공연의 한 요소”라며 “이런 방식을 통해 더욱 자유로워짐을 느끼고, 공연도 더욱 새로워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바흐,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작품이 연주될 것 같다.안드라스 경은 1970년대에 차이콥스키 국제 음악 콩쿠르(1974년) 4위,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1975년) 공동 3위 등 권위 있는 콩쿠르에서 수상하며 국제적으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2004년부터 20여 개 도시에서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연주하고, 최근 몇 년간은 바흐 공연으로 BBC 프롬스의 연간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작품 전체를 조망하는 통찰력과 그 안에서 자신의 음악적 개성을 드러내는 연주로 정평이 나 있다. 입장료 R석 14만 원, S석 11만 원, A석 8만 원, B석 6만 원.■독보적인 ‘문화 아이콘’, 유자 왕피아니스트 랑랑과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클래식 스타로 손꼽히는 유자 왕(36)은 지난해 11월 첫 내한 이후 두 번째 리사이틀이다. 지난해 서울 공연에서 12곡, 인천 공연에서 18곡의 앙코르를 연주해 화제를 뿌렸다. 하지만 부산 연주는 처음이다.유자 왕은 타악기 주자인 아버지와 무용가인 어머니를 두고 있으며, 15세에 아스펜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프로 연주자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특히 2007년 마르타 아르헤리치를 대신해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면서 국제적 명성을 얻었고, 2년 후에는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 계약을 맺었다. 올해 발매한 음반 <디 아메리칸 프로젝트>는 빌보드 정통 클래식 앨범 순위 1위에 올랐다.유자 왕은 다른 클래식 연주자들과는 차별화되는 감각적인 패션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연주곡목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는 ‘베일링 프로그램(Veiling Program)’ 형식의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그는 “모든 음악 작품은 마치 생명체와 같기 때문에 즉흥적인 감정에 의해 매 순간 새롭게 재탄생한다”며 “음악이 제게 선사하는 경이로움이 있듯 여러분도 모든 감각을 발휘하고 열린 마음으로 기꺼이 저의 즉흥적인 여정을 함께 즐겨 주기를 부탁한다”고 프로그램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밝혔다. 그가 부산 관객들 마음에 어떤 큰 파동을 일으키게 될지 주목된다. 공연 프로그램은 당일 공개될 예정이다. 입장료 R석 13만 원, S석 10만 원, A석 8만 원, B석 6만 원.■살아 있는 전설, 크리스티안 짐머만폴란드 출신의 크리스티안 짐머만(66)은 매 공연 전석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현존하는 최고의 피아니스트이다. 지난해 2월 부산 공연 때도 독보적이면서도 안정적인 연주로 청중의 극찬을 받았다.피아니스트 아버지 영향으로 다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열여덟 살 나이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을 거머쥐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지금까지도 쇼팽 작품 해석에는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는다.짐머만은 ‘건반 위의 완벽주의자’로 통하며 언제 어디서나 변함없는 연주로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다. 매 공연 최고의 공연을 선사하기 위해 엄격하고 치밀한 계획 안에서 음악을 만들어 내는 그는 해외 투어를 포함한 모든 공연에 본인이 소유한 피아노로 연주하는 걸로도 유명하다. 이는 피아노가 가진 아주 복잡하면서도 세밀한 악기 특성이 연주자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 주기 위해서란다.올 12월 연주회 때도 개인 피아노를 들고 올 예정이라는 게 관계자 전언이다. 짐머만 역시 공연 프로그램은 현재 미정이다. 가장 최근 음반은 2020년 발매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으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 사이먼 래틀 경)가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한 것으로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았다. 입장료 R석 17만 원, S석 13만 원, A석 10만 원, B석 7만 원. 공연 문의 051-607-6000(ARS 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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