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3일 BTS 부산 콘서트…부산 '글로벌 핫플'로 들썩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BTS 월드투어 아리랑 IN 부산’ 콘서트가 12~13일 열린다. BTS 그룹 데뷔 13주년과 맞물린 ‘빅 이벤트’로 부산이 글로벌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아미(팬덤명)가 대거 부산을 찾고 세계 이목이 부산으로 쏠리면서 부산 전체가 대형 축제의 장으로 들썩이고 있다.BTS 소속사 빅히트 뮤직에 따르면, BTS는 12일과 13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BTS 월드투어 아리랑 IN 부산’ 콘서트를 개최한다. BTS가 부산에서 공연을 여는 건 지난 2022년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약 4년 만의 부산 콘서트인 데다, 오는 13일 공연과 BTS 그룹 데뷔 13주년 기념일과 맞물리면서 이번 공연은 BTS와 아미에게 더욱 각별하다. 멤버 지민과 정국의 고향인 부산에서 데뷔 13주년 기념 콘서트를 여는 만큼 전 세계 아미의 기대감은 어느 콘서트 때보다 크다.BTS가 이번 ‘BTS 월드투어 아리랑 IN 부산’ 콘서트 무대를 어떻게 꾸밀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데뷔 13주년이라는 ‘빅 이벤트’와 연계되는 만큼 BTS의 히트곡이 총망라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4월 고양 콘서트에선 BTS는 관객들의 즉흥 신청곡을 받아 라이브를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번 신보 ‘아리랑’의 타이틀곡 ‘SWIM’이 해양 수도 부산과 색채를 같이 하며 의상은 물론 미디어 아트와 무대 콘셉트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BTS 공연을 앞두고 부산 전역에서 축제 분위기가 일고 있다.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에서는 지난 5일부터 웰컴센터와 미디어아트월이 운영되고 있다. 해운대해수욕장 입구 그랜드 조선 부산 호텔 외벽 초대형 전광판 ‘그랜드 조선 미디어’에서는 지난 5일부터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BTS 신곡 뮤직비디오가 송출되고 있다. 더베이101 갤러리홀에서는 10일부터 14일까지 팬들을 위한 ‘아미 마당’이 운영된다. 여기에 12일과 13일 오후 10시 광안리해수욕장에서는 드론 1000 대가 동원되는 드론쇼와 광안대교 경관 조명이 어우러지는 라이팅쇼가 잇따라 펼쳐진다.BTS 공연을 앞두고 부산시와 관계 기관도 분주하게 관련 대책을 내놓고 있다. 부산시는 ‘숙박 바가지’를 막기 위해 정부와 함께 숙박 안정화 캠페인을 벌이고, 행정정보와 관광 콘텐츠를 일괄 제공하는 ‘온라인 종합 정보망’ 운영을 시작했다. 부산 경찰은 암표 매매 집중 단속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번 BTS 공연 기간 동안 원활한 교통을 위해 시내 버스와 광역전철, 일반열차 운행도 확대된다. 시는 숙박 인프라 확장을 위해 종교·대학·기업 부속 시설을 총동원하는 등 숙박 대책도 마련한 상태다.
BTS, 오늘 '부산 콘서트'…신곡 '컴 오버' 발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2일 오후 1시 신곡 ‘컴 오버’(Come Over)를 발표한다. 신곡 발표에 이어 12일과 13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릴 월드투어 '아리랑' 부산 콘서트를 앞두고 아미(팬덤명)들의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12일 소속사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BTS는 이날 오후 신곡 ‘컴 오버’를 발표한다. '컴 오버'는 지난 4월 3일 발매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의 디럭스 바이닐(LP)에만 수록됐던 곡이다. 이 노래는 BTS가 매년 데뷔 기념일인 6월 13일을 전후해 여는 '2026 BTS 페스타'(2026 BTS FESTA) 이벤트의 하나로 정식 발매된다. '컴 오버'는 멤버 슈가가 프로듀싱에 참여했고, RM과 제이홉도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린 노래다. 스타디움 앤섬(대형 경기장에서 떼창을 끌어내기 좋은 고양감 있는 음악)과 팝 장르가 어우러졌고, 공간감이 느껴지는 신시사이저 사운드와 울림 있는 목소리가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BTS는 이 노래에서 길을 잃은 듯한 마음이 드는 순간에도 어김없이 결국 '너'를 찾아가는 마음을 노래했다. 방황 끝에 털어놓은 '나'의 솔직한 고백은 결국 오랜 시간 멤버들의 곁을 지켜준 '아미'(팬덤명)를 향한 마음이라는 게 소속사 설명이다. 이날 5집 '아리랑'의 새로운 LP 음반 '613 리미티드 에디션 픽쳐 디스크 바이닐'(613 Limited Edition Picture Disc Vinyl)도 발매된다. 이 LP에는 기존 '아리랑' 수록곡에 보너스 트랙으로 '보이스 메시지: 러브 송'(Voice Message: Love Song)과 '노멀'(NORMAL) 한국어 버전 등 총 16곡이 수록된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13주년을 기념하는 '2026 BTS 페스타' 기간 '가족 사진', '훌리건'(Hooligan) 퍼포먼스 비디오, '달려라 방탄 2.0' 새 에피소드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였다. 한편, BTS는 이날과 13일 이틀에 걸쳐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월드투어 '아리랑'의 부산 공연을 연다. 13일은 데뷔 기념일이고, 부산은 멤버 정국과 지민의 고향이란 점에서 이번 부산 콘서트는 멤버들과 아미 모두에게 각별한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창문 너머 어둠 속에서, 당신의 ‘시네마 천국’을 켜는 사람
1988년 개봉작 ‘시네마 천국’으로 대중에게 각인된 직업이 있다. 바로 영화 상영을 담당하는 ‘영사기사’다. 영화관 뒤편, 작은 창문 너머로 보이는 미지의 공간에는 항상 그들이 있었다. <부산일보> 취재진은 어린 토토가 된 마음으로 영사기사를 만나기 위해 지난 4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 7층에 위치한 영사실을 찾았다. 영화의전당 영사실은 4개 상영관 천장에 얹혀 있는 구조다. 한 공간에서 모든 상영관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설계다. 얼핏 공장처럼 보이는 영사실은 전체적으로 침전된 듯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였다. 상영관 쪽으로 난 창문 앞에 당당히 버티고 선 영사기만이 이곳이 영사실임을 주장하고 있었다. 창문 너머로는 한창 상영 중인 영화와 관객들의 뒷모습이 보였다. 영사기사에게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적인 풍경이다. 영화의전당에는 아직 필름 영사기가 설치되어 있다. 디지털 영사기로의 전환 속에서 필름 영사기를 고수하는 영화관은 이제 전국에 극소수만 남았다. 이는 고전 명작 등 원본 필름을 보존하는 ‘아카이빙’ 역할을 영화의전당이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전당은 현재도 연간 20~30편의 필름 영화를 상영한다. “영화감독 중에는 여전히 필름 상영을 고집하는 분들이 있고, 관객 역시 필름 영화 특유의 플리커 현상(화면 떨림)과 잡음을 오히려 아날로그적 매력으로 느끼곤 합니다.” 이날 취재진을 맞이한 김대철 영사기사는 필름 영사기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영사실 설명을 이어갔다. 영사기와 음향 장비 등 각종 정밀 기계가 즐비한 영사실은 항상 철저한 온도와 습도 관리가 필요한 민감한 공간이다. 적정 온도는 24°C, 습도는 40~50%로 유지된다. 온·습도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는 바로 ‘빛’이다. 영사실 내부의 불빛이 창문을 통해 상영관으로 새어 나가는 것을 철저히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영사실 형광등에는 모두 암막 커튼이 꼼꼼하게 덧대어져 있다. 김 영사기사는 “영사실 창문의 빛 투과율이 얼마인지 아세요? 일반 유리가 80% 내외인 반면, 이곳에 쓰이는 광학 유리의 빛 투과율은 무려 99.9%에 달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높은 투과율 덕분에 영사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은 단 하나의 손실도 없이 스크린에 도달해 선명한 이미지를 구현한다. 그는 한쪽 벽면에 보관된 ‘릴(Reel)’을 꺼내 보였다. 필름을 감아두는 원형 릴은 필름 크기에 따라 8mm, 16mm, 35mm 등 다양하다. 가장 대중적인 35mm 릴의 경우 약 15~20분 분량의 필름을 감을 수 있는데, 2시간짜리 영화 한 편을 상영하려면 약 6~8개의 릴이 필요하다. 문득 장비의 가격이 궁금해졌다. 필름 영사기는 대당 2,000만 원 선이지만, 디지털 영사기는 7,000~8,000만 원에서 비싼 것은 5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마저도 필름 영사기는 이제 생산이나 수리를 전담하는 업체가 없어, 고장이 나면 동네 전파사에 사정해가며 의뢰해야 하는 처지다. 영사실 탐방을 마치고 영화의전당 6층 매표소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낮 시간임에도 영화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로비를 채우고 있었다. 김대철 영사기사는 영화의전당 영사실의 최고참이다. 2005년, 24살의 나이로 영사 업무를 시작한 이래 벌써 21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충주 출신인 그는 특유의 정감 가고 매력적인 말투로 영사기사라는 직업의 세계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충주의 TTC 영화관이라는 개인 극장에서 보조기사로 첫발을 뗐어요. 워낙 영화를 좋아했고 영사실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이 있었는데, 마침 채용 공고가 났죠. 막상 해보니 적성에 너무 잘 맞아서 아예 평생직업이 되었습니다.” 정식 영사기사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녹록지 않았다. 자신보다 열 살 이상 많은 선배들 밑에서 도제식으로 혹독하게 교육받았다. 그는 “당시 분위기는 군대 문화와 참 비슷했다”고 회상했다. 그 시절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던 말은 “프레임 날리지 마라”였다. 과거 필름은 상영을 반복할수록 손상이 누적되는데, 상한 부분을 잘라내고 이어 붙이는 과정에서 필름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영사기에서는 1초에 약 45cm의 필름이 지나간다. 즉, 45cm의 필름을 잘라내면 관객은 영화의 1초를 잃어버리게 되는 셈이다. “제작비가 수천억 원에 달하는 영화 ‘아바타’를 예로 들면, 단 한 프레임의 가치만 해도 수백만 원에 달합니다. 선배들이 프레임을 절대 날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던 이유죠. 이외에도 ‘항상 귀를 열고 영사기 소리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해야 한다’던 조언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긴 경력 속에서 필름이 끊어지는 아찔한 영사 사고도 몇 번 경험했다. 암전된 상영관 안에서 수백 명의 관객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영사실을 매섭게 쳐다보던 기억은 지금도 악몽과 같다. 그럴 때면 손이 내 몸이 아닌 것처럼 덜덜 떨렸다고 회고했다. 방송으로 고개 숙여 사과하기도 하고, 때로는 직접 스크린 앞으로 나가 관객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등 다사다난한 세월을 통과해 왔다. 그가 처음으로 온전히 상영했던 영화는 무엇일까. 그는 “설경구 배우가 스모를 했던 영화였는데…”라며 기억을 더듬었다. 2004년 12월 개봉작인 ‘역도산’의 포스터를 보여주자, 그는 “맞다, 이 영화다”라며 반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그는 2010년에 영사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2012년 영화의전당에 입사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전용관이라는 상징성과 당대 최고의 최신 장비를 다룰 수 있다는 기대감이 그를 부산으로 이끌었다. 그가 걸어온 길은 화려해 보이지만, 영화 ‘시네마 천국’의 늙은 영사기사 알프레도가 “일주일에 겨우 하루 쉬는 고된 일”이라고 말했듯 영사기사의 삶이 마냥 낭만적이지는 않다. 영사기사의 시간은 철저히 영화관의 시계에 맞춰 흐른다. 조조영화부터 심야 상영까지 영화관 시간표에 삶을 저당 잡혀야 하기에, 밤 12시를 넘겨 퇴근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불규칙한 교대근무로 생활 리듬이 깨지는 것은 일상이다. 특히 그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시간’이다. 영사기사의 부재는 곧 영화 상영 중단이라는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각 한 번으로 해고되는 동료를 본 적이 있다는 그는, 오전 출근인 날이면 밤새 흠칫하며 시계를 확인하는 직업병을 앓고 있다. 주변에서는 '영화를 실컷 공짜로 봐서 좋겠다'며 부러워하지만 이 역시 오해다. 개봉 전 영상과 음향의 이상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스크린을 보긴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술적인 '확인 작업'일 뿐 온전한 감상과는 거리가 멀다. 결국 그 역시 온전히 영화를 즐기기 위해 쉬는 날 제 돈을 내고 극장을 찾는다. (그는 주로 페이크 다큐나 공포 장르를 좋아하며, 좋아하는 작품으로 ‘파라노말 액티비티’를 꼽았다.) 그럼에도 이 고된 자리를 지키게 하는 힘은 결국 관객에게서 나온다. 영사기사는 매일 상영관을 돌며 최적의 밝기와 사운드를 세심하게 조율한다. 상영이 끝난 후 퇴장하는 관객들이 “이 극장은 화면이 정말 밝네”, “사운드가 압도적이다”라며 만족해할 때, 그간의 피로는 완벽한 보람으로 치환된다. 이 지점에서 그는 관객들을 위한 흥미로운 팁을 건넸다. 극장에서 영화를 가장 완벽하게 즐길 수 있는 이른바 ‘명당’ 좌석의 비밀이다. 보통 영사기사들은 스크린을 기준으로 앞에서 3분의 2 뒤로 물러난 지점을 기준점으로 잡고 화면 밝기와 음향을 미세 조정한다. 따라서 이 중심선에 위치한 좌석이 영사기사가 의도한 최고의 영상미와 음향을 가장 온전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다만, 최근 기술이 워낙 좋아져 아주 미세한 차이일 뿐이니 어느 좌석이든 편하게 즐겨도 좋다는 다정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시대가 흐르면서 영사기사의 업무 환경도 거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필름 시대의 상징이었던 필름 검수나 릴 교체 작업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추세다. 김 기사는 과거 필름 시대에는 전기, 공구, 기계 제어, 심지어 용접 기술까지 요구되어 영사기 고장 시 자체 수리가 필수적이었지만, 지금의 디지털 영사기 시대에는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네트워크 시스템에 대한 IT 지식이 훨씬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먼 미래에는 영사기사라는 직업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덤덤하게 전망했다. 현재 점차 도입되고 있는 LED 상영관을 언급하며, 디스플레이 기술이 극도로 발달하면 ‘빛을 쏘는’ 영사기 자체가 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뜻이다. 일반 가정의 대형 TV처럼 거대한 LED 디스플레이가 극장 벽면을 그대로 채우게 된다면 영사기도, 이를 다루는 사람도 필요 없게 될 것이라는 맥락이다. 스크린 뒤에 스피커를 배치할 수 없는 LED 디스플레이의 물리적 한계마저 극복하는 시대가 온다면, 영사기사라는 직업도 결국 추억으로 남지 않겠냐며 미소를 지었다. 인터뷰를 마친 김대철 영사기사는 설렘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상영을 기다리는 예매 관객들 사이를 지나, 그들이 마주할 마법 같은 2시간을 위해 다시 영사실로 모습을 감췄다.
“이제는 냉면 먹으러 서울 갈 필요가 없다”
부산에서 평양냉면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밀면부터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한국전쟁 때 이북에서 내려온 피란민들이 냉면을 먹고 싶은데 메밀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대신 미군의 원조로 들어온 밀가루를 이용해 부산에서 밀면이 탄생했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맛집 검색 플랫폼 ‘다이닝코드’에 따르면 부산의 밀면집은 무려 880곳에 달한다. 부산에서는 이처럼 밀면 문화가 크게 발달하며 전통 냉면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냉면의 맛과 모양도 오늘날 냉면이 발달한 서울과는 차이가 생겼다. 1953년에 문을 열어 오랫동안 부산의 냉면을 대표해 온 원산면옥도 마찬가지다. 경희사이버대 외식조리경영학부 이승훈 겸임교수는 지난해 부산의 냉면집들을 둘러본 뒤 “원산면옥 냉면은 외관부터 서울의 일반적인 비주얼과는 궤를 달리한다. 쫄깃한 면에서 메밀의 흔적은 느끼기 힘들고, 달착지근한 육수에서는 한약재가 들어가 밀면의 느낌이 난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부산에서 냉면 면발은 대개 질기고 탄력이 있었다. 육수 맛도 진한 편인 데다가 단맛과 감칠맛도 강했다. 부산의 고깃집에서는 한동안 칡가루와 밀가루를 혼합해 만든 쫄면처럼 질긴 칡냉면이 유행하기도 했다. 반면에 서울의 평양냉면(이하 ‘평냉’) 면발은 메밀 비율이 높고 육수는 담백해 ‘슴슴하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새콤달콤한 밀면에 익숙한 부산 사람이 서울 평양냉면을 먹으면 “이걸 무슨 맛으로 먹느냐?”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부산의 냉면집들은 부산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냉면을 변형시켜 서울의 냉면과는 상당히 다른 스타일로 발전시킨 것이다. 그래서 음식사 연구자들은 “부산에서는 밀면과 냉면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형성한 부산형 냉면 문화가 발달했다”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부산에서도 일찍부터 서울의 평냉 맛을 접하고 좋아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은 서울에 볼일이 있으면 우래옥, 을밀대, 봉피양 등 유명 냉면집에 반드시 들러 냉면을 한 그릇하고 돌아왔다. 이들은 ‘밀면 천국 냉면 지옥’이라 불리던 부산의 현실을 못내 아쉬워했다. 2010년대 후반이 되며 전국적으로 평냉 열풍이 불었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에 북한의 김정은이 평양의 유명 냉면집인 옥류관 냉면을 서울로 보내면서 평냉이 큰 화제가 된 것이다. 이전까지 냉면이 주로 실향민이나 중장년층이 찾던 음식이었다면 ‘평냉’이 방송과 SNS에 자주 등장하면서 20~30대 젊은 층까지 냉면 맛집 순례에 합세했고, 냉면 전문점이 전국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부터 밀면 문화가 워낙 강했던 부산에서도 서울만큼은 아니었지만, 평냉을 찾는 사람이 늘고 새로운 냉면전문점이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다. 부산에서 본격적인 서울식 평냉의 출발점은 2013년 해운대에 프리미엄 고깃집으로 문을 연 ‘거대갈비’로 볼 수 있다. 당시 거대갈비는 식사 메뉴에 부산에서 처음으로 순메밀 100% 물냉면을 선보였다(지금은 80%로 바뀌었다). 거대갈비의 물냉면은 입에서 툭툭 끊어지는 메밀면과 우래옥처럼 육향 깊은 육수로 부산의 평냉 마니아들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하지만 냉면을 먹기 위해 부담해야 하는 고가의 고깃값이 걸림돌이었다. 거대갈비는 2018년에 평냉을 메뉴에 넣은 두 번째 브랜드 ‘거대곰탕’을 출시하며 평냉 마니아들의 부담감을 덜어줬다. 제육이나 수육으로 소주 한잔하며 ‘선주후면’하거나, 가볍게 평냉 한 그릇만 할 수도 있게 만든 것이다. 거대곰탕은 지난해 서울 강남역 근처에 서초점을 열고 서울에도 진출했다. 진한 곰탕과 평냉으로 냉면에 자부심이 큰 서울 사람들까지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거대갈비 김유철 대표는 “내가 좋아하는 평냉이 부산에 없어서 시작했지만 5~6년은 욕을 진짜 많이 들었다. 하지만 없는 걸 공급하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평냉이 우월하니까 먹으라는 이야기가 아니고 이런 음식도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해운대 거대갈비, 해운대와 서면의 거대곰탕에서 냉면을 맛볼 수 있다. ‘담미옥’은 2024년부터 미쉐린 빕구르망에 선정되며 부산에서 평냉의 신흥 대표 주자로 자리 잡았다. 담미옥은 7년 전 부산진구 개금동에서 문을 열었다가, 지난 4월 중구 중앙동으로 이전했다. 이전한 지 두 달도 못 되었지만 20~30대 젊은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이면 줄 서는 맛집이 되었다. 서울의 일반적인 평냉 스타일과 가장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밀 80% 면을 사용하는데, 5000원이 비싼 100% 순면도 있다. 담미옥 신철균 대표는 “저도 서울에서 평냉 처음 먹었을 때 아무 맛이 나지 않아 다 남겼다. 가게 초창기에는 면 다시 삶아달라고도 하고, 식초와 겨자를 때려넣어도 안 되니 맛이 왜 이러냐고 욕하는 사람이 많아서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담미옥에는 일본 손님도 많이 온다. 일본인들은 메밀면을 좋아하지만, 한국인처럼 육수를 들이켜지는 않는다. 평냉 맛을 아는 데는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고 경험이 필요한 것 같다. 부산 수영구 ‘백일평냉’은 2023년 9월부터 12월까지 100일만 팝업 식당으로 운영하고 문을 닫아 주목받았다. 알고 보니 8년 전에도 냉면집을 열었지만, 눈치 보고 타협하느라 자신의 냉면 맛을 지키지 못했던 게 못내 후회스러웠던 모양이었다. 팝업 식당 성공이 가져온 자신감으로 백일평냉은 2024년 3월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뛰어날 백(伯)’과 ‘편안할 일(逸)’을 합쳐, 뛰어난 냉면을 편안하게 즐겨달라는 의미였다. 백일평냉은 2025년부터 미쉐린 빕구르망에 선정되고 ‘성시경의 먹을 텐데’에도 소개되며 부산 냉면계의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 유수한 1세대 냉면집들의 특장점적인 방향성을 종합적으로 지향한다고 밝히고 있다. 백일평냉 곽동훈 대표는 “여전히 많은 손님들이 식초가 보이면 냅다 둘러버리는 걸 너무나 잘 알기에 테이블에는 식초를 비치해 두지 않는다. 일반 식초는 도저히 맛이 없다. 대신 준비해 둔 특제 맛식초가 궁금하면 언제든 요청해 달라”라고 말한다. 의정부 계열의 평냉이 생각난다는 평가다. 다양한 전통주와 함께 오후 5시 반부터 ‘콜키지 무료’라고 붙여놓은 것도 눈에 띈다. 부산 수영구 ‘기장첫냉면’은 지난해 4월에 문을 연 후발 주자다. 하지만 냉면의 뿌리를 부산 기장에 연고가 있는 조선 시대 최고의 미식가 중 한 사람인 심노승에 두고 있다. 심노승은 순조 때인 1801~1806년 기장에서 유배 생활을 하며 겪은 일을 <효전산고>에 상세하게 서술했다. 여기에 그가 기장에서 먹었던 냉면에 대한 기록도 들어 있다. 돼지국밥으로 유명한 ‘청화백’ 김은석 대표가 냉면집을 열며, 부산과 관련 있는 냉면의 일화를 스토리텔링으로 엮은 것이다. 면발도 적당하고 개업 초기에 다소 심심하던 육수도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기장첫냉면은 청화백 돼지국밥과 구분은 되어 있지만 매장을 같이 쓰고 있어 냉면이 부각되지 않는 부분이 아쉽다. 기장첫냉면 김은석 대표는 “밀면 장사도 했지만, 서울에서 평냉을 맛보고 나서 평냉 마니아가 되었다. 요즘 사람들은 건강을 많이 생각하기에 자극적인 양념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보다 점차 평냉을 선호하는 쪽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 중동 ‘부다면옥’의 변신은 부산에서 냉면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부다면옥은 원래 반여동에서 ‘부다밀면’으로 영업하다, 2021년 지금의 자리로 옮기면서 상호를 바꾸고 평냉에 집중하고 있다. 2024년부터 연속으로 미쉐린 빕구르망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부다면옥 입구에 ‘Only Naengmyeon No Milmyeon’이란 안내문이 붙은 걸 보면 여전히 밀면을 찾는 손님이 적지 않아 보인다. 100% 순메밀면을 내세우는데 탱글탱글한 식감이 이채로웠다. 소박한 냉면 담음새는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에 방문해 기사에 소개한 5곳의 평냉 맛이 모두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다. 더 이상 평냉 먹으러 서울에 갈 필요가 없을 것 같고, ‘냉면 지옥 밀면 천국’이란 말도 이제는 맞지 않았다. 밀면으로 유명한 부산에 냉면이라는 선택지가 새로 생기며 미식도시로서의 면모를 더 갖추게 되었다. 올여름에는 밀면과는 또 다른 부산의 냉면에도 관심을 기울여 보면 좋을 것 같다. 내 입맛에 맞는 냉면집이 어디인지 더 찾아볼 생각이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지역외상거점병원’ 센텀종합병원, 외상 환자 29.4% 증가
의료법인 센텀의료재단 센텀종합병원이 외상환자의 골든타임을 지켜내고 있다. 센텀종합병원은 부산시 지정 ‘지역외상거점병원’이다. 센텀종합병원은 지역외상거점병원 시범사업 이후 중증 외상환자를 적극 수용해 치료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센텀종합병원에 따르면 지난 6일 교통사고로 인한 중증 외상환자를 신속히 필수 응급처치하고, 권역외상센터인 부산대학교병원 의료진과 환자 상태를 공유하며 안전하게 이송했다. 지난 4월에도 경남 함안에서 이송된 교통사고 환자를 수용해 치료를 마쳤다. 센텀종합병원 외상 환자 수용 성과는 통계로 확인된다. 지역외상거점병원 시범사업 전인 지난 1월에는 센텀종합병원 응급실 내원 외상환자는 435명이었으나, 시범사업 시작 이후 4월에는 463명, 5월에는 563명으로 내원 외상환자가 증가했다. 사업 시행 두 달 만에 수용 규모가 약 29.4% 늘어났다. 센텀종합병원 박종호 이사장은 “중증 외상환자는 단 몇 분의 차이로 생사가 갈릴 수 있는 만큼, 신속한 수용과 정확한 응급처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앞으로도 권역외상센터 및 119구급대와의 긴밀한 협조 체계를 바탕으로 부산 시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지역외상거점병원의 책무를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좋은삼선병원 혈관시술센터 확장 개소
부산 은성의료재단 좋은삼선병원은 첨단 장비 확충을 통해 지역 내 심뇌혈관 응급질환 대응 역량 강화에 나섰다고 11일 밝혔다. 이를 통해 지역 응급 환자들의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좋은삼선병원은 지난 9일 혈관시술센터 확장 개소식을 가지고 총 3대의 혈관조영촬영장비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이번에 새로 도입한 장비는 필립스사의 최신 혈관조영촬영기 ‘아주리온(Azurion) 7 M12’이다. 빠른 속도로 혈액이 흐르는 심혈관·뇌혈관의 구조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기기로, 화상 해상도가 뛰어나 미세한 혈관 이상 유무까지 진단할 수 있다. 좋은삼선병원은 신규 장비 도입으로 총 3대의 혈관조영촬영장비의 동시 운영 체계를 갖추게 됐다. 심혈관·뇌혈관 분야의 전문 시술의 효율적 분담과 심근경색·협심증·뇌졸중 등 응급환자 발생 시 대기 지연없는 즉각 검사·시술이 가능해졌다. 좋은삼선병원 심혈관중재시술센터 배장환 소장(순환기내과)은 “이번 첨단 장비 확충을 통해 촌각을 다투는 심뇌혈관 질환자들에게 더욱 신속하고 정밀한 진료가 가능해졌다”라며 “앞으로도 최상의 의료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역 주민의 생명과 건강을 든든하게 지키고,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BTS 월드투어 아리랑 IN 부산’ 콘서트가 12~13일 열린다. BTS 그룹 데뷔 13주년과 맞물린 ‘빅 이벤트’로 부산이 글로벌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아미(팬덤명)가 대거 부산을 찾고 세계 이목이 부산으로 쏠리면서 부산 전체가 대형 축제의 장으로 들썩이고 있다. BTS 소속사 빅히트 뮤직에 따르면, BTS는 12일과 13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BTS 월드투어 아리랑 IN 부산’ 콘서트를 개최한다. BTS가 부산에서 공연을 여는 건 지난 2022년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 약 4년 만의 부산 콘서트인 데다, 오는 13일 공연과 BTS 그룹 데뷔 13주년 기념일과 맞물리면서 이번 공연은 BTS와 아미에게 더욱 각별하다. 멤버 지민과 정국의 고향인 부산에서 데뷔 13주년 기념 콘서트를 여는 만큼 전 세계 아미의 기대감은 어느 콘서트 때보다 크다. BTS가 이번 ‘BTS 월드투어 아리랑 IN 부산’ 콘서트 무대를 어떻게 꾸밀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데뷔 13주년이라는 ‘빅 이벤트’와 연계되는 만큼 BTS의 히트곡이 총망라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4월 고양 콘서트에선 BTS는 관객들의 즉흥 신청곡을 받아 라이브를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번 신보 ‘아리랑’의 타이틀곡 ‘SWIM’이 해양 수도 부산과 색채를 같이 하며 의상은 물론 미디어 아트와 무대 콘셉트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BTS 공연을 앞두고 부산 전역에서 축제 분위기가 일고 있다.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에서는 지난 5일부터 웰컴센터와 미디어아트월이 운영되고 있다. 해운대해수욕장 입구 그랜드 조선 부산 호텔 외벽 초대형 전광판 ‘그랜드 조선 미디어’에서는 지난 5일부터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BTS 신곡 뮤직비디오가 송출되고 있다. 더베이101 갤러리홀에서는 10일부터 14일까지 팬들을 위한 ‘아미 마당’이 운영된다. 여기에 12일과 13일 오후 10시 광안리해수욕장에서는 드론 1000 대가 동원되는 드론쇼와 광안대교 경관 조명이 어우러지는 라이팅쇼가 잇따라 펼쳐진다. BTS 공연을 앞두고 부산시와 관계 기관도 분주하게 관련 대책을 내놓고 있다. 부산시는 ‘숙박 바가지’를 막기 위해 정부와 함께 숙박 안정화 캠페인을 벌이고, 행정정보와 관광 콘텐츠를 일괄 제공하는 ‘온라인 종합 정보망’ 운영을 시작했다. 부산 경찰은 암표 매매 집중 단속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번 BTS 공연 기간 동안 원활한 교통을 위해 시내 버스와 광역전철, 일반열차 운행도 확대된다. 시는 숙박 인프라 확장을 위해 종교·대학·기업 부속 시설을 총동원하는 등 숙박 대책도 마련한 상태다.
20대가 오프라인 서점으로 돌아온다
2026년 상반기 소설의 인기는 막강했고, ‘텍스트힙’(글자책 인기) 인기와 함께 20대 독자가 다시 서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교보문고는 최근 상반기 도서 판매 분석을 통해 변화하는 도서 시장 트렌드와 하반기 전망을 내놓았다. 상반기 도서 판매는 소설 분야가 압도적인 강세를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19.3% 증가하면서 2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판매 종합 10위권에 소설이 8종이나 차지했으며, 전체 단행본 판매에서도 소설이 차지하는 비중도 10.6%에 달했다. 상반기에 판매된 국내도서 10권 중 1권은 소설이었던 셈이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소설과 외국소설이 나란히 이끌었다. 한국소설은 꾸준한 독자층을 기반으로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다수 포진하였고, 외국소설은 화제작을 중심으로 시장 확대를 견인했다. 특히 앤디 위어의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외국소설의 인기를 보여줬다. 이와 같은 소설의 인기 배경에는 ‘텍스트힙’ 트렌드가 자리하고 있다. 불확실한 사회 환경 속에서 독자들이 위로와 공감,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는 이야기를 찾으면서 소설의 가치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짧고 빠른 영상 콘텐츠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오히려 깊은 몰입과 상상력을 제공하는 서사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점도 소설 분야가 인기를 얻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영상매체와는 다른 방식으로 작품 세계에 머물 수 있는 소설만의 강점에 독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종합 베스트셀러 100위권 내에서도 소설 분야 도서는 30종으로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인문 분야는 지난해와 동일한 14종을 유지한 반면, 경제경영, 에세이, 자기계발 분야 도서가 소폭 늘어나며, 주요 분야에 대한 판매 집중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20대 독자들이 독서를 새로운 힙한 문화 콘텐츠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서점을 직접 방문해 소설을 구매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도 인상적이다. 반면 온라인 채널을 이용해 소설을 구매한 회원은 40대 독자층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온,오프라인 채널별 이용자층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도서 시장은 특정 인물이나 미디어가 형성한 강력한 팬덤의 움직임에 따라 베스트셀러 순위가 요동치는 ‘팬덤 마케팅’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책을 매개로 구축된 팬덤이 출판계에서 막강한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사례들이 잇따랐다. 앤디 위어의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영화 개봉으로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데 더해 대형 유튜버들의 집중적인 추천이 이어지면서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1위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스즈키 유이의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역시 독자들의 신뢰도가 높은 인플로언서가 추천한 후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단기간에 판매량이 급증했다. 또한 ‘민음사TV’는 출판사 자체 브랜드 채널만으로도 높은 팬덤을 구축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해당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개된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가 종합 6위에 오르고 이외의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역시 독자들의 구매로 이어지면서 상위권에 진입했다. 고전을 흥미롭게 재해석하는 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외국소설 30위 내에 세계문학전집이 12종이나 포함되는 등 눈에 띄게 비중이 확대 되었다. 올해 상반기 만화 분야의 성장은 10대 독자층 확대가 견인했다. 10대 구매는 전년 대비 91.0% 증가하며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40대 구매도 28.3% 증가했는데, 이는 40대가 초·중등생 자녀를 둔 부모 연령층이라는 점에서 10대 자녀의 대리 구매로 상당 부분 이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교보문고가 예측한 하반기 전망을 살펴보면, 소설 분야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독서를 경험하고 공유하며 문화 콘텐츠로 즐기는 흐름은 일시적 유행이 아닌 만큼, 하반기에도 소설로 향하는 독자들의 발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하반기 인기 작가들의 신작 출간 소식이 더해져 시장의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진영, 황정은, 편혜영, 은희경, 배수아 등 독자들의 두터운 신뢰를 받는 작가들의 신작 출간이 줄줄이 예정되어 있다. 특히 황정은 작가는 12년 만의 장편소설을, 은희경 작가는 7년 만의 신작을 선보일 예정으로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나는 작품들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높다. 인문 분야의 약진도 기대된다. 숏폼 콘텐츠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문해력 저하’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20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를 인식하고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힙(Hip)한 문화로써 소설을 소비하기 시작한 이들이 점차 몰입과 깊이있는 사고를 요하는 독서의 본질적 가치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소설이 제공하는 서사적 몰입 경험이 인간과 사회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면서 하반기에는 심리학, 철학등 인문학 분야에 대한 관심으로 자연스레 확장될 전망이다.
물 밖 세상으로 나온 ‘물고기 가족’의 1년 생존기
미국인들은 외국에서 온 어린 학생을 ‘물 밖으로 나온 물고기’라고 표현했다. 낯선 환경에 노출돼 불편하고 어색하다는 뜻이었다.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해 주라는 조언이기도 했다. 걱정하지 마시라! 아이들은 이내, 완벽하게 적응한다. 문제는 항상 우리 같은 어른이다. 저자의 긍정적인 사고가 여기서 빛을 발한다. “물에서 지낸 시간이 아이들보다 몇 배는 많지 않았나. 물 밖으로 나온 물고기가 말라 죽지 않는 게 어디냐”라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우물 밖 미주리>는 부산일보 이대진 기자가 가족과 함께 연수를 떠나 미국 중서부 미주리주 컬럼비아에서 보낸 일 년의 기록을 담았다. 고작 일 년 연수하고 쓴 책?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기자라는 족속은 좀 다르다. 개학 첫날 아이들을 스쿨버스에 태워 보낼 때면 “말도 잘 안 통하는데 제대로 적응이나 할까”라고 생각하는 게 보통의 부모 마음이다. 자식 걱정보다 먼저 미국의 스쿨버스 시스템에 눈길을 보내는 걸 보니, 천상 기자가 맞다. 이 기자가 연수를 마치고 막 돌아왔을 때가 생각난다. 꽁지머리에 시뻘겋게 탄 얼굴이 웬 아메리칸 원주민(인디언)이 신문사에 방문했다고 착각할 뻔 했다. 에필로그에 등장한 가족들의 글도 인상적이다. 현직 교사인 이 기자 아내는 구구절절 아이들의 담임 선생님 칭찬 일색이었다. 미국은 스승의날에 대놓고 선생님께 선물을 보내게 하는 문화가 우리와 많이 달랐다. 심지어 선생님의 선물 호불호 성향이 담긴 정보를 가정통신문 형태로 아이 편에 보내기도 한다니 더욱 놀랍다. 금품 수수(?) 문화가 있는 미국 초등학교 교사·학부모의 관계가 한국보다 건강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초등학교 5학년 가온이는 “미국 안 가면 안 돼?”라고 걱정하던 평범한 아이였다. 불과 일 년 만에 “영어 실력이 아니라 미국에서 너무나 많은 경험을 했다는 점 때문에 스스로가 자랑스럽다”라고 이야기하는 걸 들으니, 괜히 내가 더 뿌듯하다. 미국은 대체 어떤 나라인가. 아이들을 위해 큰맘 먹고 다녀온 디즈니월드가 돈을 더 내면 합법적인 새치기 권한을 준다니, 씁쓸한 미국이다. 배울 거리가 널린 미국 아이들은 할 만한 애들만 공부한다. 정년 은퇴 뒤 화가로 등단하는 경우가 많아 부산 남구 인구의 절반밖에 안 되는 도시에서 100명이 넘는 예술가가 활동한다. 피아노도 아이의 수준에 맞춰 여러 곡을 연주로 들려준 뒤, 아이가 선택한 곡을 통째로 가르친다. 체르니 몇 번까지 치느냐는 우리만의 기준이지, 우물 밖 표준은 아니었다. 올챙이였던 아이들이 우물 밖 물정을 알면서 개구리로 잘 성장하는 모습이 반갑다. 알고 보니 저자는 대학에 다니며 여름방학 때 서울 자취방에서 전남 땅끝마을까지 나 홀로 자전거 여행을 했다. ‘아메리카 대륙 자전거 종단’이라는 개인의 꿈은 일단 접고 가족들과 자동차로 미 대륙 구석구석을 누볐다. 버킷리스트에 넣어둔 그 꿈을 격려해 주고 싶다. 개구리들은 다리가 더 단단해져 스스로 점프해 우물 밖 세상으로 나갈 때를 기다리고 있다. 우물 밖 세상은 두려운데…. 여전히 생각이 올챙이 시절에 머물러 있는 늙은 개구리는 아닌지 자문하게 되었다. 이대진 지음/호밀밭/392쪽/22000원.
국힘 소장파 "장동혁, 선거 참패 책임지고 물러나야"
불법만화 사이트 운영자, 일본 귀화했지만… 결국 한국으로 송환
'윤창호법 처벌' 받고도 5번째 음주운전…배우 손승원 징역1년 법정구속
선거 끝났지만…경남서 선출직 사법 리스크 후유증
[단독]“CJ 소극 대응에 분통”…여성 직원 정보 유출 피해자들 법적 대응 나선다
190cm 넘는 선수만 10명…공중전을 조심하라
[속보] 부산 광안대교 출퇴근 통행료 무료화 추진
지역 다지며 보폭 확대하는 한동훈…'정중동' 행보 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