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그래미 본상 첫 지명... 美 언론 "드디어 주류로 인정"
K팝이 미국 최고의 대중음악시상식 그래미 어워즈 본상인 ‘제너럴 필즈’ 후보에 진입했다. 현지 언론들은 "K팝이 주류 무대에서 인정받았다"고 평가하며 이 같은 결과를 ‘장르 위상 변화’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팬덤 중심 확장에 머무르던 K팝이 세계 권위의 시상식에서 본격적으로 평가 테이블에 오른 것이다.7일(현지 시각) ‘제68회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를 주최하는 전미 레코딩 예술과학 아카데미(레코딩 아카데미)에 따르면 걸그룹 블랙핑크 로제는 히트곡 ‘아파트’(APT.)로 본상 ‘제너럴 필즈’(General Fields) 부문인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와 ‘올해의 레코드’(Record of the year),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 3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K팝 가수가 본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노래'와 '올해의 레코드' 등의 후보에 오른 건 처음이다.1959년 시작된 그래미 시상식은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와 함께 미국 4대 시상식으로 꼽힌다. 가장 영예로운 상은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베스트 신인, 올해의 작곡가, 올해의 프로듀서 등 ‘제너럴 필즈’로 통칭되는 6개 본상 부문으로 꼽힌다. 앞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그래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던 적은 있지만, K팝 장르로 분류된 노래와 그 곡을 부른 가수가 본상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린 적은 없었다.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 ‘골든’(Golden)은 ‘올해의 노래’를 비롯해 총 5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골든’은 ‘아파트’와 ‘올해의 노래’ 트로피를 두고 경합하게 됐다. K팝 장르로 분류된 노래가 본상 부문 후보로 진출한 것 역시 최초로, 이 부문 후보 8곡 중 2곡이 K팝인 점도 주목된다.하이브와 미국 게펜 레코드의 합작 다국적 걸그룹 캣츠아이는 ‘최고 신인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베스트 뮤지컬 시어터 앨범’ 후보로 지명됐다. K팝 시스템으로 육성된 그룹과 한국 창작 뮤지컬까지 후보 범위가 확장된 건 산업 전반의 장르적 다양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해외 언론들은 이번 결과를 단순한 화제성이 아닌 평가 지형의 이동으로 해석했다. LA타임스는 “K팝이 주요 부문에 오른 것은 이 장르가 더 이상 주변부가 아님을 보여준다”며 “레코딩 아카데미가 K팝을 팝 음악의 중요한 부분으로 받아들였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K팝은 지난 10년간 글로벌 현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미 시상식에서 역사적으로 외면 받아왔다”며 “그러던 것이 올해는 달라졌다. K팝 가수들이 사상 처음으로 주요 부문 후보에 올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곡의 주요 부문 후보 지명은 역사적이지만 전혀 놀랍지 않다”고 봤다.다른 매체 골드더비는 “K팝 장르가 과거 레코딩 아카데미로부터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며 “K팝이 오랜 기다림 끝에 그래미 어워즈에서 돌파구를 마련한 것에 수백만 K팝 팬들이 기쁨을 터뜨리고 있다”고 했다. 이 매체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후보 지명을 언급하며 "수많은 한국 아티스트들이 이 사운드트랙의 성공에 기여한 점을 고려하면 K팝 장르의 승리임이 분명하다"고 짚었다. 영국 BBC는 로제를 “그래미 ‘빅4’ 부문 후보에 오른 최초의 K팝 아이돌”로 소개하며, K팝이 미국 음악 시장에서 독립적인 경쟁력을 갖춘 장르로 인정받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해석했다.이번 시상식은 내년 2월 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다. 수상자와 수상작은 약 1만 5000명의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 투표로 결정된다. 오는 12월 12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본상을 포함한 총 95개 부문에 대한 투표가 진행된다.
연습 공간 부족·초과근무 불인정… 노동부 장관에 호소한 부산시립예술단
부산 예술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처우를 개선해 달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대한민국 노동 정책을 총괄하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부산을 찾은 자리에서다. 김 장관은 지난 5일 부산 사상구 복합문화공간 ‘사상인디스테이션’에서 열린 ‘부산의 미래 일자리, 함께 묻고 답하다’ 타운홀 미팅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부산의 지역·업종별 노동자들이 나와 청년 실업 문제, 플랫폼 노동의 권리 보호 등 최근의 노동계 이슈에 대해 논의를 했다. 제조·공공·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로 노동 현안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는데 이례적으로 문화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예술 노동자들이 마이크를 잡았다. 부산시립예술단 노조원 A 씨는 부산 예술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제도적 모순을 적나라하게 지적했다. 먼저 시립예술단원들의 임금은 비슷한 근속연수로 비교할 때 9급 공무원의 80% 수준에 불과하다고 했다. 실질적인 노동의 상당 부분이 외부 공간에서, 근무시간을 초과해 이뤄지는데 ‘초과근무수당’이라는 항목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밖에 악기의 유지·수리, 연습 공간 부족 등의 문제도 제기했다. 특히 연습 공간 부족은 예술단의 수많은 문제를 파생시키는 요인으로 꼽혔다. 시립예술단 소속 7개 단체, 300여명의 단원들이 부산문화회관 내 소규모 연습실 5개를 돌아가면서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공연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 연습 공간이 모자라 외부로 연습하러 나간 경우 ‘근무지 이탈’ ‘근무 태만’ 등으로 감사에서 지적받는 일이 빈번하다. 어쩔 수 없이 휴게실 등에서 연습을 하는데 그럴 경우 휴식을 취해야 하는 일용직 노동자들과 마찰을 빚는 일도 있었다. 일부 단원들은 외부 연습실을 개인 비용으로 임대해 이용하는데 부담이 크다. 문화회관 인근의 원룸을 월세 50만 원으로 임대한 단원이 있는가 하면, 시간당 8000원을 받는 1.65㎡(0.5평) 규모의 연습실을 이용하는 단원들도 있다고 한다. 최근엔 연습 공간을 찾지 못한 무용단원이 인근 공공기관의 양해를 받아 빈 공간에서 안무 리허설을 했는데, 전용 장비가 갖춰지지 않은 대리석으로 된 바닥에서 연습을 하다 부상을 입기도 했다. A 씨는 “현재의 시립예술단 지원 시스템은 예술 노동의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은 채 일반 사무직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최소한의 현실적 환경 마련과 처우 개선, 행정 제도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을 중심으로 한 근로시간 인정 △개인 연습과 교육을 포함한 유연 근무체계 도입 △단원들의 전문성·공공성을 함께 평가할 수 있는 제도 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국에 있는 시립(공공)예술단 곳곳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예술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와 공동으로 실태 조사를 해서 대책을 세우겠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이어진 식사 자리에서도 “예술 노동자들의 개인 또는 파트별 연습시간을 어떻게 근로시간에 반영해서 산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지역 문화계에서는 예술 노동자들의 이 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10년 가까이 쌓여온 고질적인 문제다”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현재의 시립예술단 운영 시스템으로는 개선이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애초 부산시 산하 ‘사업소’였던 시립예술단은 현재 부산문화회관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시립예술단 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상에 나서면 부산문화회관이 사용자 측 자격으로 대화 테이블에 앉지만 시의 조례와 예산 범위를 벗어난 결정은 내릴 수 없는 구조다. 2017년 부산문화회관이 재단법인으로 바뀌면서 생긴 시스템인데 시는 그 때부터 예술단 운영에서 사실상 손을 뗐다. 부산시 행정부시장이 시립예술단 단장을 맡고 있지만 형식적으로 이름만 걸어 놓았을 뿐이다. 부산문화회관 관계자는 “부산시립예술단이 전국의 6대 광역시 예술단과 비교할 때 평균을 밑도는 낮은 처우에 놓여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위탁 운영을 하고 있지만 권한은 없고 책임만 지는 구조여서 단원들의 요구를 수용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유일한 이곳의 가치는…
부산에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유일한 공간이 있다. 부산 남구 대연동 유엔기념공원은 유엔(UN)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세계 유일의 유엔군 유해가 안장된 곳이다. KBS부산총국이 개국 90주년을 맞아 이곳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특집 다큐멘터리 ‘베테랑(부제 : UN의 이름으로)’을 11일 오후 7시 40분 KBS 1TV에서 방송한다. 11월 11일은 유엔참전용사 국제 추모의 날이어서 이 프로그램의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KBS부산은 국내를 포함해 영국·벨기에·네덜란드·호주 등 4개국을 직접 찾아가 참전용사와 유가족, 전문가 등 총 37명을 만나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6·25 전쟁의 이면과 낯선 땅에 묻힌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참전용사들은 한국 땅에서 겪은 혹한과 배고픔, 끝을 알 수 없던 전쟁의 공포와 외로움, 전우와 함께 지켜낸 자유에 대한 기억을 생생히 증언한다. 유가족들은 전쟁 속에서 가족을 잃은 아픔과 그리움, 그리고 먼 타국에 남겨진 가족과의 영원한 이별 이야기를 눈물로 전한다. 유엔기념공원을 관리하는 재한유엔기념공원관리처는 유엔기념공원이 가진 국제적·역사적 의미를 자세히 전달한다. 이번 다큐는 참전용사와 유가족이 기억하는 전쟁 당시 장면을 ‘생성형 AI’ 기술로 생생하게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전쟁터에서 겪었던 두려움, 적군의 시신을 보고 느꼈던 슬픔, 정전 소식을 듣고 느꼈던 환희, 가족을 잃은 절망감 등이 AI 영상으로 재탄생해 시청자에게 좀 더 강렬하고 현실적인 감정을 전달한다. 생생한 영상을 통해 시청자는 당시 그 현장에 있는 듯 느껴질 것이다. 다큐의 내레이션을 이해인 수녀가 맡은 것도 인상적이다. 이해인 수녀는 유엔기념공원에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리는 헌시를 남긴 바 있다. 실제로 본인이 6·25전쟁 피난민이다. 이 수녀는 “우리가 오늘날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정말 많은 사람의 희생과 용기로 인한 것이지만 평소에 잊고 지내는 것 같다”며 다큐멘터리 참여 취지를 전했다. 다큐멘터리 음악과 음향은 부마민주항쟁을 기념하는 헌정 교향곡 ‘동트는 새벽벌’을 만든 부산의 강현민 작곡가가 맡았다. KBS부산은 “이번 특집 다큐멘터리를 통해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과 국제사회 연대의 의미, 부산이 지닌 평화 도시로서의 책무를 다시 한번 환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K팝이 미국 최고의 대중음악시상식 그래미 어워즈 본상인 ‘제너럴 필즈’ 후보에 진입했다. 현지 언론들은 "K팝이 주류 무대에서 인정받았다"고 평가하며 이 같은 결과를 ‘장르 위상 변화’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팬덤 중심 확장에 머무르던 K팝이 세계 권위의 시상식에서 본격적으로 평가 테이블에 오른 것이다. 7일(현지 시각) ‘제68회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를 주최하는 전미 레코딩 예술과학 아카데미(레코딩 아카데미)에 따르면 걸그룹 블랙핑크 로제는 히트곡 ‘아파트’(APT.)로 본상 ‘제너럴 필즈’(General Fields) 부문인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와 ‘올해의 레코드’(Record of the year),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 3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K팝 가수가 본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노래'와 '올해의 레코드' 등의 후보에 오른 건 처음이다. 1959년 시작된 그래미 시상식은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와 함께 미국 4대 시상식으로 꼽힌다. 가장 영예로운 상은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베스트 신인, 올해의 작곡가, 올해의 프로듀서 등 ‘제너럴 필즈’로 통칭되는 6개 본상 부문으로 꼽힌다. 앞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그래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던 적은 있지만, K팝 장르로 분류된 노래와 그 곡을 부른 가수가 본상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린 적은 없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 ‘골든’(Golden)은 ‘올해의 노래’를 비롯해 총 5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골든’은 ‘아파트’와 ‘올해의 노래’ 트로피를 두고 경합하게 됐다. K팝 장르로 분류된 노래가 본상 부문 후보로 진출한 것 역시 최초로, 이 부문 후보 8곡 중 2곡이 K팝인 점도 주목된다. 하이브와 미국 게펜 레코드의 합작 다국적 걸그룹 캣츠아이는 ‘최고 신인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베스트 뮤지컬 시어터 앨범’ 후보로 지명됐다. K팝 시스템으로 육성된 그룹과 한국 창작 뮤지컬까지 후보 범위가 확장된 건 산업 전반의 장르적 다양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해외 언론들은 이번 결과를 단순한 화제성이 아닌 평가 지형의 이동으로 해석했다. LA타임스는 “K팝이 주요 부문에 오른 것은 이 장르가 더 이상 주변부가 아님을 보여준다”며 “레코딩 아카데미가 K팝을 팝 음악의 중요한 부분으로 받아들였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K팝은 지난 10년간 글로벌 현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미 시상식에서 역사적으로 외면 받아왔다”며 “그러던 것이 올해는 달라졌다. K팝 가수들이 사상 처음으로 주요 부문 후보에 올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곡의 주요 부문 후보 지명은 역사적이지만 전혀 놀랍지 않다”고 봤다. 다른 매체 골드더비는 “K팝 장르가 과거 레코딩 아카데미로부터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며 “K팝이 오랜 기다림 끝에 그래미 어워즈에서 돌파구를 마련한 것에 수백만 K팝 팬들이 기쁨을 터뜨리고 있다”고 했다. 이 매체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후보 지명을 언급하며 "수많은 한국 아티스트들이 이 사운드트랙의 성공에 기여한 점을 고려하면 K팝 장르의 승리임이 분명하다"고 짚었다. 영국 BBC는 로제를 “그래미 ‘빅4’ 부문 후보에 오른 최초의 K팝 아이돌”로 소개하며, K팝이 미국 음악 시장에서 독립적인 경쟁력을 갖춘 장르로 인정받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해석했다. 이번 시상식은 내년 2월 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다. 수상자와 수상작은 약 1만 5000명의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 투표로 결정된다. 오는 12월 12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본상을 포함한 총 95개 부문에 대한 투표가 진행된다.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 11월 10일 월요일(음력 9월 21일)
2025년 11월 10일 월요일 박청화 철학원 (음력9월21일) 051-863-8306 ◎-大吉 ○-吉 △-平 X-凶 쥐 96년생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84년생 어차피 해야 할 일이면 즐기는 마음으로. 72년생 무조건 칭찬하라. 칭찬할수록 가치는 상승한다. 60년생 구도가 바뀔 듯. 큰 흐름에는 영향 없으니 무난할 듯. 48년생 내 주장만 내세우지 말고 상대편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36년생 주변의 도움으로 뜻한 바 일이 해결될 듯. 금전-△ 애정-△ 건강-△ 소 97년생 지금은 준비의 시기이니 후일을 기약하라. 85년생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라. 한 템포 느긋하게. 73년생 자기 목소리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 길. 61년생 일찌감치 마음을 고쳐먹으면 길할 듯. 49년생 용서하고 훌훌 털라. 마음이 가벼워진 만큼 관계가 원만해진다. 37년생 아랫사람의 도움으로 작은 실속이. 금전-△ 애정-○ 건강-△ 범 98년생 노력한 만큼의 결과는 부족할 듯. 86년생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것이 오해를 푸는 길이다. 74년생 일도 마음도 복잡하게 얽힐 듯. 여유가 필요하다. 62년생 단순하게 생각하면 고민하던 일에 해답이 나온다. 50년생 생각지 못한 뜻밖의 소득이 발생할 수도. 38년생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 생길 수도. 금전-○ 애정-○ 건강-△ 토끼 99년생 자신의 발전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라. 87년생 친구나 동료 간에 관계 발전을 위한 계기가 발생할 수도. 75년생 분주하게 움직일 듯. 모험을 하면 의외의 성과가. 63년생 여기저기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생길 듯. 51년생 작은 이익은 있으나 매사 신중해야 한다. 39년생 너무 깊이 생각하면 오히려 복잡해질 수도. 금전-△ 애정-○ 건강-△ 용 00년생 고민했던 문제가 의외로 간단하게 해결될 수도. 88년생 적극적으로 공략해도 효과는 약할 수도. 76년생 지지부진했던 일이 새로운 국면으로. 64년생 내부의 조화가 중요하니 대화를 늘리고 이해를 깊이함이 좋을 듯. 52년생 주변의 기쁜 소식을 함께 나눌 일이 생길 듯. 40년생 뜻한 바대로 매사가 순조로울 듯. 금전-△ 애정-○ 건강-◎ 뱀 01년생 스트레스를 푸는 즐거운 시간을 보낼 듯. 89년생 완벽을 추구하면 더 많은 것을 놓치게 된다. 77년생 상대방의 충고를 무시하지 마라. 65년생 생산적인 일보다 소비지출에 가담할 일이. 53년생 귀인을 만나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는 두고 보아야. 41년생 건강에 주의가 필요한 날.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 것. 금전-△ 애정-△ 건강-△ 말 02년생 손발을 바쁘게 움직이면 좋은 결과가. 90년생 매사에 이성적으로. 모든 것을 절제하라. 78년생 인간관계가 넓어짐으로써 얻는 것이 많아질 듯. 66년생 금전 지출은 계획적으로 할 것. 54년생 받아들여라. 아집에서 벗어나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도. 42년생 내 마음에 따라 세상사가 달리 보인다. 금전-○ 애정-△ 건강-△ 양 03년생 용기가 필요하다. 머뭇거리지 말고 자신감을 가져라. 91년생 내일을 대비하고 새로이 정비하여야. 79년생 윗사람을 돌보는 일에 가담할 듯. 성실히 임하라. 67년생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닌지 잘 점검하라. 55년생 주변에 사람이 따르는 하루가 될 듯. 43년생 귀인의 도움이 생기니 무사히 한고비를 넘길 듯. 금전-△ 애정-○ 건강-○ 원숭이 04년생 하고 싶던 계획을 시도해 보아도 좋다. 92년생 이익이 오는 방향이 보이니 그대로 추진하라. 80년생 언행을 조심할 것. 뜻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지도. 68년생 수하인과 관련된 일이 발생할 수도. 최선을 다해서 도울 것. 56년생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44년생 먼저 양보하면 인간관계는 원만. 금전-△ 애정-△ 건강-△ 닭 05년생 타협점을 찾아서 맞춰 나가라. 93년생 눈앞의 이익을 놓칠 수 있으니 방심하지 마라. 81년생 쉬운 일부터 처리해 가면 순조롭게 매듭이 풀려나갈 듯. 69년생 속마음을 들킬지도 모른다. 매사에 신중할 것. 57년생 과거의 경험에서 구하지 말고 새로운 지혜를 짜내라. 45년생 자식이나 수하인에게서 기쁜 소식이 들릴지도. 금전-○ 애정-△ 건강-○ 개 06년생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두운 법이니 인내하라. 94년생 새로운 것을 찾고 싶어질 수도. 82년생 명예 운이 상승할 조짐. 자신을 드러내라. 70년생 새롭게 큰일을 벌이지 말 것. 하나씩 정돈해 가야 길. 58년생 귀찮은 일도 발생하면서 묵은 문제 해결될 듯. 46년생 돌아가더라도 바른 길로 가야 목적지에 다다를 듯. 금전-△ 애정-◎ 건강-○ 돼지 95년생 눈높이를 한 단계 낮추는 것이. 83년생 과정에 충실하면 결과는 원만하게 이루어질 듯. 71년생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참신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도. 59년생 의외의 도움으로 골머리 앓던 일이 잘 해결될지도. 47년생 허물을 덮어주는 아량을 베풀어라. 35년생 미리 근심하지 말고 흘러가는 대로 맡겨도 결과는 좋을 듯. 금전-△ 애정-○ 건강-◎
전세사기는 뿌리 깊은 주거 불평등의 결과물
달팽이는 집이 있는데 민달팽이는 집이 없다. 그래서 민달팽이는 ‘집 없는 청년’을 뜻하는 상징적인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2023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 가구의 80%가 세입자로 산다. 청년 세입자로 머무는 기간은 점점 길어지고, 지하방 옥탑방 고시원 같은 열악한 공간에 내몰리는 청년 주거 빈곤층도 늘고 있다. ‘집다운 집’을 마련하기 위해 빚을 짊어진 청년들은 최근 들어 갭투기꾼들의 표적이 되었고, 2023년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된 전세 사기 피해자가 3만 명을 넘어섰다. 피해자 중 75%가 20·30대이다. 현실이 이런데도 우리 사회는 청년들이 세입자로서 겪는 고통과 불안을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다. 전세 사기는 많은 청년들을 파산과 절망으로 내몰고, 심지어 극단적 선택까지 발생했다. 그러나 미숙한 사회 초년생들이 겪는 개인적 불행으로 치부하고 지나간다. 주택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지 않는다. 이 책은 2016년부터 10년째 청년들의 주거 상담과 교육, 정책 제안, 세입자 권리 확대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온 주거권 활동가의 기록이다. 청년 주거권 단체 ‘민달팽이유니온’에서 활동한 저자는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청년 세입자들이 겪는 주거 문제를 고발하고, 더 나은 집의 미래를 모색한다. 책의 시작은 저자가 당한 경험이다. 4년 동안 살던 하숙집에서 갑자기 쫓겨나야 했다. 전봇대에 붙은 ‘하숙생 구함’ 전단지를 보고 찾아가 방을 둘러봤고, 집주인은 대학교 이름, 학부, 학번, 전화번호, 엄마 전화번호를 적으라고 했다. 이게 계약의 전부였고, 제때 월세만 내면 되는 줄 알았다. 당시 무엇이 문제인지 몰랐다. 그러다 집주인이 다음 달부터 월세를 크게 올리겠다며 못 내겠으면 나가라고 했다. 깨끗한 새 방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거니 이 금액이 나쁘지 않다며 계속 살 건지 나갈 건지 선택하라고 했다. 정식으로 주택임대차 계약을 맺은 것도 아니어서 보장된 거주 기간도 없었고 그냥 나가라면 나가야 했다. 막막한 그때 민달팽이유니온이 운영하는 청년 주거 공동체 달팽이집을 알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주거권 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저자는 청년들이 집 때문에 겪는 고통은 개인의 불운이나 능력 탓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주거 불평등 구조가 낳은 결과라고 강조한다. 상품이나 금융 자산이 되어버린 집을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로 봐야 하고, 사회 전체가 논의하고 공적인 차원에서 해결할 문제라고 말한다. 청년 세입자는 집을 구하고 살아가는 과정에서 불평등한 현실을 마주한다. 불법 건축물과 최소한의 주거 기준조차 충족하지 못한 집들이 시장에 넘쳐 나고, 돈이 부족한 청년들은 열악한 공간을 전전한다. 계약의 공정성을 보장해야 할 공인중개사는 집주인의 편에 서서 세입자에게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집주인은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되레 피해자를 탓한다. “그런 집을 계약한 것이 문제다” “본인이 부주의해서 당했다” 같은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책은 부조리한 관행이 지배하는 임대차 시장의 민낯을 드러내며 사회적 통념에 정면으로 맞선다. 전세 사기는 세입자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허술한 제도가 만들어낸 비극이며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했다는 것이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 이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역할과 책임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집은 물리적 공간을 넘어 ‘관계 맺음’과 ‘돌봄’의 터전이다. 쫓겨나지도, 쫓아내지도 않는 집,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자 내일을 준비할 최소한의 시간, 자신을 치유하고 존엄을 회복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소유하지 않아도 머물 수 있고 서로 돌볼 수 있는 권리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저자는 함께 늙어갈 자리로서 집을 꿈꾼다. 동네 친구들과 저녁 한 끼를 같이 먹고 필요한 공구를 빌릴 수 있으며 장 본 재료를 나누어 갖고, 공원이나 하천 주변을 산책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에게 집은 내가 나를 돌보는 공간이고, 우리 공동체와 돌봄을 주고받는 장소여야 한다. 지수 지음/교양인/260쪽/1만 7000원.
구도심 가야 유적지 ‘MZ 놀이터’ 되다 [문화 핫플]
전통과 현대, 일상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복합문화공간. 경남 김해시 왕릉길 40(봉황동)에 자리한 ‘명월’은 ‘김해 한옥카페’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해 9월 문을 열자마자 청년들이 몰려들며 ‘사진 명소’ ‘뷰 깡패’ 등 찬사가 붙더니, 최근엔 부산·경남 여행 때 꼭 들러야 할 김해시의 대표 핫플로 손꼽힌다. 구도심의 가야 유적지가 MZ세대의 놀이터로 변신한 것이다. 한옥의 고즈넉함과 현대적 감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명월’. 탄생 1년 만에 ‘벼락스타’가 된 재주꾼을 만나고 왔다. ∎수로왕-허왕후 로맨스 깃든 곳 “창고로도 사용되고, 한때는 한복 체험 공간이기도 했었죠.” 지금의 명월은 김해시 한옥체험관 부속건물로 지어졌다. 2006년 조선시대 사대부 주거 공간을 재현해 문을 연 한옥체험관은 역사의 고장 김해시의 상징적인 숙박시설이다. 제대로 된 쓰임새를 찾지 못하던 부속건물과 마당이 한옥카페라는 새 옷을 입은 건 한 방송사와의 협력을 통해서다. 김해시로부터 한옥체험관 운영을 위탁받은 김해문화관광재단 역시 새로운 정체성을 세울 기회로 삼았다는 점에서 두 기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이 과정을 통해 용도를 찾지 못하던 공간은 음료를 즐기는 카페와 책이 있는 휴게 공간, 김해의 장인들이 만든 다양한 수공예품을 전시 판매하는 굿즈숍, 그리고 주말엔 공연이 펼쳐지는 복합문화공간 명월로 탈바꿈했다. 한옥체험관 주차장으로 쓰이던 마당은 김해를 온전히 수(水)정원으로 조성됐다. 국내 최대의 하천형 습지인 화포천습지를 재현한 정원엔 서리이끼를 덮었다. 이끼는 김해의 드넓은 평야를 상징한다. 전체적으로는 김해의 지형적 특색을 살려 낮고 완만한 구릉 형태로 조성했다. 여기에 인근 봉황동 가야 유적지에서 발굴된 수레바퀴 모양 토기와 고상가옥을 본뜬 장식물을 배치했다. 수레바퀴 모양 토기는 물을 내뿜는 분수, 내부에 전구를 설치한 고상가옥은 경관조명 역할을 하며 수정원을 밤낮없이 아름다운 ‘작은 김해’로 빛나게 하고 있다. 명월이라는 이름을 두고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음주가무가 행해지던 고급 요릿집인 요정을 연상시킨다는 여론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명월은 명월사라는 절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이 절은 수로왕이 바다를 건너온 허왕후를 맞아 첫날밤을 보낸 곳이라고 전한다. 명월사는 임진왜란 때 불탄 후 1618년 중건되었는데, 현재는 부산 강서구 지사동 흥국사에 있는 ‘명월사 사적비’에서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김해문화관광재단 이선옥 차장은 “이런 역사적 배경은 명월을 ‘로맨틱 가야’라는 콘셉트와 잘 어울리게 한다”라면서 “젊은이들 사이에선 명월이 선남선녀의 사랑이 맺어지는 명당으로 이름나 있다”고 소개했다. ∎메뉴판에도 스며든 지역 상생 카페 명월의 메뉴판 맨 윗자리는 세 가지 시그니처 메뉴가 차지하고 있다. 카페 이름이면서 동시에 대표 음료 이름이기도 한 ‘명월’은 김해시 특산물인 장군차에 상큼한 자몽을 더한 아이스티이다. 두 번째인 ‘수로왕(약속)’은 산딸기 에이드이다. 김해시는 우리나라 산딸기의 약 60%가 수확되는 산딸기 주산지이다. 산딸기의 붉은색을 가득 품은 이 음료는 허황후를 향한 수로왕의 열정적 마음을 상징한다고 한다. 마지막 대표 메뉴인 ‘허왕후(믿음)’는 그의 고향인 인도 아유타국의 아삼티와 마살라차이 향을 더한 밀크티로, 수로왕을 향한 깊은 마음이 담긴 차라고 한다. 명월에서 마실 수 있는 커피는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바닐라라테 달랑 세 가지뿐이다. 다른 카페와 구별되는 명월만의 또 다른 특색은 디저트가 아예 없다는 것이다. 디저트는 통상 카페의 주 수입원 역할을 한다. 디저트의 종류와 맛은 카페의 수익과 직결된다. 디저트 없는 카페는 사실 ‘앙꼬 없는 찐빵’ 격으로, 심하게 말하면 카페로서는 결격사유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명월의 특이한 영업 전략에는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 정신이 깃들어 있다. 명월이 자리 잡은 곳은 가야 유적지가 모여 있는 ‘왕릉길’로, 이 거리를 따라 수로왕릉과 대성동고분군, 봉황동유적이 이어져 있다. 가야문화를 대표하는 유적이 모인 곳인 만큼 멋진 한옥과 돌담길을 따라 분위기 있는 카페가 하나둘 들어서 있다. 명월의 선택은 이들과의 경쟁이 아닌 상생이다. 손님이 몰리면 대기를 시키는 게 아니라 인근의 다른 카페를 소개한다. 디저트를 찾는 손님도 주변 가게를 이용하도록 안내받는다. 300여 권의 책을 비치한 카페 2층을 음료 구매와 상관없이 개방한 것도 수익만 추구하는 일반 영업장에서는 선택할 수 없는 명월만의 전략이다. ∎문화의 향기로 가득 채우는 주말 명월 앞에 붙은 ‘복합문화공간’이라는 타이틀은 단순히 멋을 내기 위한 장식품이 아니다. 명월에는 실제로 문화가 숨 쉬고 있다. 북카페만을 두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한쪽 벽면엔 지역 공방 작가들의 공예 작품들이 보기 좋게 전시된 아트존이 있다. 장인들이 만든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발길은 자연스럽게 명월의 굿즈숍 ‘가꿈’으로 이어진다. ‘가락의 꿈’을 줄인 말인 가꿈엔 김해시의 공식 마스코트인 토더기 캐릭터를 포함해 80여 명의 등록 작가가 만든 다양한 캐릭터 상품이 방문객을 맞는다. 주촌면에서 출토된 오리 모양 토기를 모티브로 제작된 토더기는 올해 지자체공공캐릭터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가꿈은 지역 공방에서 만든 굿즈와 문구류, 생활용품 판매를 대행하며 수익을 배분하는 동시에 지역 홍보의 장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명월을 문화의 장으로 불리게 만드는 일등 공신은 주말마다 열리는 버스킹이다. ‘왕릉길 음악산책’이라는 타이틀을 단 공연은 클래식과 가요, 민요, 국악 등 장르를 달리하며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명월 수정원과 주변 왕릉길 일대에서 펼쳐진다. 이번 주말엔 국악그룹 보화(8일)와 가수 옐로은(9일)의 무대가 오후 4시 시작된다. 방문객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명월은 복합문화공간 역할을 더 충실히 하기 위해 곧 부분 리모델링을 할 예정이다. 우선 2층 북카페 좌석을 통창 방향으로 재배치, 편안하게 경치를 감상하며 쉴 수 있는 장소로 만들 계획이다. 가운데에는 간이 북토크나 소모임이 가능한 다인용 테이블을 두고, 벽면에는 책꽂이도 추가해 현재의 배가 넘는 1000권의 책을 비치할 구상이다. 이선옥 차장은 “이 과정에도 지역과의 상생이 이뤄진다”라며 “추가할 도서 선정과 구매는 생가(생의 한가운데) 같은 지역의 인문서점을 통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육아 정보부터 다문화 이야기까지…연제FM의 방송들
‘연제FM’의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 가운데 눈에 띄는 대표 프로그램 4개를 골라 봤다. 먼저 장애 관련한 ‘옥 박사의 투게더’이다.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분야에서 빛나는 장애인들과 특수교사, 장애 예술가를 직접 스튜디오로 초대한다. 방송을 듣다 보면 장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저절로 바로잡힌다. 진행자 옥혜숙 박사는 일본 뮤지컬 극단 ‘사계’ 정단원 배우 출신이자 장애인식 개선 전문가이다. 두 번째는 다문화 관련한 ‘양 교수의 다가감’이다. 평생교육 전문가이자 다문화사회 연구자인 양근숙 교수가 외국인 유학생부터 다문화 관계자들을 불러서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는 시간이다. 다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들을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다루다 보면 어느새 세상을 보는 눈이 깊고도 넓어진다. ‘쉬즈데이’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모여 육아와 교육정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다. 부산교육발전위원회 엄지아 회장, 김분경 씨가 유쾌하고 발랄한 수다를 펼친다. 매회 엄마들의 관심사에 대한 답변을 해줄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을 초대해 생활밀착형 정보도 전한다. 또한 ‘나진설의 가요 100년사’는 가수 나진설이 매주 새로운 주제어로 부산 가요사를 재미와 함께 깊이 있게 엮어나간다.
“내 이야기가 라디오에”…부산 최초 공동체 라디오 ‘연제FM’
지난달 17일 <부산일보> 3면에는 ‘연제공동체라디오(이하 연제FM)’ 광고가 실렸다. ‘이웃의 이야기를 담는 라디오, 연제FM 106.3Mhz’라는 제목이 먼저 시선을 끌었다. 2025 사회적경제 R&D 지원사업, 언론진흥재단 미디어스타트업 지원사업, 부산시 도시재생전문기업에 잇따라 선정됐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개국한 지 일 년 남짓해서 아직은 낯선, 부산 최초의 지상파 공동체 라디오 방송국이 실은 첫 신문 광고였다. ‘지역신문과 공동체 라디오가 함께할 때 지역 주민의 삶이 더 나아진다’라는 취지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지금은 유튜브 같은 영상매체가 대세인 시대가 아닌가. 공동체 라디오가 무엇이길래, 왜 이제서야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는지 궁금해졌다. 지난달 28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 세명빌딩 2층에 자리 잡은 연제FM을 찾아갔다. 시민토론 스튜디오 등 2개의 스튜디오와 주조정실 위주로 구성된 30여 평의 공간은 방송국이라고 하기엔 비좁았지만, 지난 일 년간 다녀간 주민이 무려 800여 명이라고 했다.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 진행자 중 한 명인 김경희 씨가 기자를 반갑게 맞이했다. 청바지는 스스로 젊은 청춘이라고 생각하는 60~70대 여성 3명이 펼치는 이야기 한마당이다. 김 씨는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가 한도 끝도 없이 풀려서 나온다. 어려서부터 말을 나불나불하기를 좋아해서 혼이 나곤 했지만 정말 하고 싶었던 방송의 꿈을 여기서 이뤘다”라고 말했다. 이날 스튜디오에서는 ‘전우석의 커피 여행’ 생방송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커피 여행을 하는 전우석 씨가 전하는 커피 이야기다. 매일 즐겨 마시지만 잘 모르는 커피에 관해 풍부한 상식을 쌓을 수 있는 라디오 방송이 가까운 연제구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FM 106.3Mhz 연제FM은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하루 17시간 동안 방송한다. 프로그램은 모두 30개가량 된다. 주조정실에선 하수근 편성국장이 지켜보고, 김수화 기술국장이 뒤에서 송신소 및 기술 부문을 담당한다. 부산 지역 방송국에서 수십 년간 일한 뒤 퇴직한 70~80대 베테랑 두 분이 연제FM을 든든하게 지탱하고 있다. 지난 설 연휴 때는 방송이 나오지 않는다는 전화가 청취자로부터 걸려 오는 일이 있었다. 방송 사고! 하 국장이 급하게 방송국으로 달려와 미국에 가 있던 김 국장에게 연락해 조치를 취한 덕분에 겨우 방송이 재개됐다. 이 사고는 항상 누군가는 연제FM을 듣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공동체 라디오는 송신 출력 10W 이하의 전파로 반경 10km 이내에 라디오 주파수가 나가는 소규모 소출력 방송국이다. 보통 한 구(區) 단위 정도의 소규모 지역에만 방송권역으로 허용된다. 시민단체나 마을공동체 등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단체가 설립해 지역 사람들이 직접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들을 전하는, 청취자 참여형 라디오 방송국이다. 따라서 방송 진행자나 제작자도 자원봉사자인 경우가 많다. 2021년 방송통신위원회가 공동체 라디오 방송사 20곳을 신규 허가하며 부산 최초 공동체 라디오 방송국 개국의 길이 열린 것이다. 연제FM은 지난해 3월 14일에 개국했다. 전파를 쏘는 송신소 위치 문제로 열일곱 번이나 거절당한 뒤 맞이한 고난 끝의 개국이었다. 오랜 시간 공동체 라디오를 준비해 온 가족 같은 구성원들은 첫 방송이 나오는 순간 방송국에서 가장 전파가 잘 잡히는 싱크대 앞에 모여 있다 일제히 부둥켜안고 환호성을 질렀다. 공동체 라디오들은 공통적으로 통신이나 인터넷 시설이 무너지는 지진, 태풍, 산불과 같은 재난 상황에 대한 준비를 많이 한다. 연제FM의 슬로건 ‘생명을 살리는 기본 방송’ 역시 이 같은 고민을 포괄적으로 담았다. ‘기본 방송’이라는 낯선 개념은 오늘날 방송 매체가 누구에게나 똑같이 정보를 허용하지 않는 사실을 비판하며, 기본권인 정보를 모두가 주고받는 공간임을 강조했다. 연제FM의 가장 큰 매력은 장애나 다문화 문제에 대해 당사자들이 자신의 언어로 직접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장애인이라는 단어로 한 데 묶어서 쉽게 이야기하지만, 장애인도 유형에 따라 서로 다른 불편함이 있다. 연제FM은 그런 서로 다른 결들을 살려내는 게 최고 장점으로, 실제로 배리어 프리 미디어 플랫폼 ‘라디’를 만들었다. 시간이 없거나 거동이 불편한 분, 시각 장애인까지도 인공지능을 이용해 집에서 방송을 만들어 연제FM에 보낼 수 있는 플랫폼이다. 사람들은 그렇게 만든 자신의 목소리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걸 들으면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청소와 커피 심부름부터 주간 편성표 짜기, 공모 사업서 작성, 프로그램 진행, 원고 작성, 출연진 섭외까지. 연제FM에는 일인 십 역을 하느라 몸이 몇 개여도 늘 시간이 부족한 사람이 있다. 공동체 라디오를 만들자는 이야기를 처음 꺼낸 연제FM 정경희 대표다. 당시 그의 포부를 들은 사람들은 “방송국을 만들자는 사람은 태어나서 처음 본다”라며 그저 신기해했다. 사실 라디오 방송국이란 원대한 꿈은 그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정 대표는 경성대 언론학 초빙교수로 강의하면서 시민 리포터로도 일했다. 그가 리포트를 맡은 방송도 한 시간 이야기한 사연을 겨우 1~2분 내보내는 경우가 많아서 늘 미안했다. 누구든 하고 싶은 말을 속 시원하게 다 하도록 만들고 싶었다. 정 대표는 자신이 척추가 점점 굳어가는 강직성 척추염을 앓고 있는 장애인으로 마을교육 공동체와 장애인 미디어 교육을 하면서 느낀 게 있다. 너무 에너지를 많이 쓰지 않고도 사람이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매체가 소외계층에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다. 따뜻한 매체 라디오는 지금도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된다. 얼마 전 광주의 고려FM방송에서 있었던 사례는 공동체 라디오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광주 고려인마을 주민 7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 방송의 홈페이지에 지난 추석 명절 연휴 기간 하루 평균 18만 명이 동시 접속을 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최소한 이때만큼은 고려FM방송이 광주 고려인 마을 주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듣는 글로벌 방송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연제FM 역시 연제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방송을 시작했지만, 전 세계에서 듣고 있다고 생각하고 방송을 만든다. 연제FM은 부산에 자신과 비슷한 공동체 라디오가 많이 생기길 바라고 있다. 공동체 라디오가 많아질수록 서로 네트워킹해서 새로운 뭔가를 할 거리가 더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연제FM을 보고 공동체 라디오 방송 하고 싶다고 찾아왔다가 별다른 정부 지원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부분 그냥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공동체라디오는 방송법에 따라 기부금, 지자체 보조금, 정부 광고 수익, 조합원 회비와 주민 후원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연제FM은 지자체나 정부로부터 지원이 미미한 현실의 벽을 넘기 위해 공모사업과 다양한 협력 프로젝트에 열심히 도전하는 중이다. 연제FM 측은 “공동체 라디오를 해보니 돈이 안 돼도 와서 방송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사람들, 깨어 있는 시민들이 많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라고 말한다. 정 대표는 앞으로의 계획이 두 가지가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이 공간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하는 시원한 창구가 되고, 어려운 사람에게는 좀 비빌 수 있는 언덕이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연제FM에 오는 한 분 한 분이 모두 제 역할을 잘 해주고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두 번째는 이분들을 위해서라도 공동체 라디오가 지속 가능한 미디어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공동체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공동체는 공통의 가치와 정체성을 가지고 특정 사회문화적 공간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전통적인 공동체는 물리적 공간을 기반으로 친밀성이나 세계관을 공유했다. 현대사회의 공동체는 공간이나 혈연이 아닌 공통의 관심, 상호 작용, 연대 등을 기반으로 한다. 전통적인 공동체는 약화되었지만, 공동체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다양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부산 최초의 공동체 라디오 연제FM이 부산에 공동체 정신이 면면히 내려오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길 기대한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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