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과 청중 사이 GMC의 100번째 ‘음악 다릿돌’
부산 수영구 망미동 복합문화공간 F1963에 개관한 ‘금난새 뮤직센터(GMC)’가 오는 4일 100번째 연주회를 연다. 코로나19 와중인 2021년 4월 개관한 이래 그해에만 41회, 다음 해인 2022년 57회 등 총 98회 연주회를 개최했고, 2023년 새해 들어 지난달 14일 99번째 음악회를 연 데 이어 이번에 100회를 맞은 것이다.100회라고 해서 별다른 행사를 기획하거나 특별한 의미 부여를 한 건 아니지만, 평소처럼 기획하고, SNS(인스타그램 @gumnanse.music.center)를 통해 공연 내용을 알리고, 네이버를 통해 예약받았다. 좌석 수도 100여 석으로 많지 않고, 전석 무료 초대지만 음악 애호가 사이에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오는 4일 공연도 티켓 오픈 10분 안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있다.4일 공연은 피아니스트 김여준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 C단조, 작품 18을 피아니스트 우미혜의 반주로 연주한다. 김여준은 2015년 예술의전당 가을영재콘서트로 데뷔했고, 2020년 금호 영아티스트콘서트로 첫 독주회를 마쳤다. 2022년 제38회 부산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했으며, 서울대에 재학 중이다.GMC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금난새(76) 지휘자는 “음악이 그냥 음악가들만의 것이 아니라 음악을 통해 청중에게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매달 한두 차례 여는 ‘GMC 체임버 시리즈’만 하더라도 가급적 젊은 음악가들에게 무대를 제공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금난새는 또 “어쨌든 제 이름을 딴 공간이 부산에 생긴 만큼 고향 부산을 위해 부산 시민들에게 부산의 음악 애호가들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아닌 게 아니라 이러한 금난새의 바람은 조금씩 효과를 보인다. 예를 들면 GMC 연주회를 다녀간 관객이 잇달아 개별 음악회를 요청하면서 크고 작은 프로젝트 음악회가 부산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연주회 장소도 중고교나 대학교 강당이 있는가 하면, 구립문화회관 순회 연주회도 있다. 동네 주민을 초청한 음악회를 연 적도 있다. 올해는 모 구청에서 구민을 위한 프로젝트 음악회를 5회에 걸쳐 열겠다고 자청하고 나선 상태다. 3일 오전엔 문현여고 학생을 상대로 음악회를 개최한다.“클래식 음악은, 아는 사람, 되는 사람, 내가 난데 하는 청중을 향해서만 하는 게 아니잖아요. 제 철학은 그렇습니다. 보통 사람, 뭐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새로운 (음악) 세계를 알고 싶은 사람이 더 필요한 게 아닐까요. 부산은 야구가 유명하잖아요. 그것도 충분한 자랑거리가 되겠지만, 이제 오페라하우스니, 부산아트센터 같은 공간이 생기는 만큼 클래식을 즐기는 사람도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GMC도 연주자는 말할 것도 없고 청중들에게 실내악의 묘미를 많이 느끼는 장소로 만들고 싶습니다.”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 솔선수범한 사람다운 발언이다. 금난새는 ‘해설이 있는 연주회’를 국내 처음으로 만든 장본인이지만, 국내 클래식 대중화 역사에서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마에스트로이다. 알려졌다시피 금난새는 유명 작곡가이자 동래여고·경남여고에서 교편을 잡았던 부친 금수현을 따라 부산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70대인 지금도 한 해 100회 이상 연주를 꾸려 갈 만큼 왕성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실제 그가 진행하는 음악회를 가 보면 매우 편안하고 유쾌하다. 지난달 14일 GMC에서 열린 99번째 연주회 때도 객석의 옆 사람과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했다. “치열한 네이버 예약에 성공해 오신 분들이죠. 어렵게 오신 분들인데 좌우로, 앞뒤에 계신 분과 서로서로 인사부터 나누시죠.” 심지어 젊은 기타 연주자에겐 “혹시, 안경을 벗고 연주하면 어때요?”라고 하거나 무대의상이나 소품에 대한 제언도 서슴지 않아서 연신 웃음을 자아냈다. 금난새는 “지휘자는 보통 말을 안 하는데 나는 한다”면서 “교수나 선생님처럼 연도가 어떻고 형식이 어떻고 식으로는 아니고 판타지, 그 음악이 가지는 판타지를 이야기한다”고 밝혔다.올해 GMC는 한 달에 두 번 ‘GMC 체임버 시리즈’를 이어가는 동시에 지난해 반응이 좋았던 ‘F1963 섬머 뮤직 페스티벌’이나 ‘GMC 가을 실내악 축제’도 열 계획이다. 금난새는 현재 뉴월드필하모닉과 성남시향 예술감독 및 상임지휘자도 맡고 있다.한편 고려제강 F1963 부문장을 맡고 있는 이안기 이사는 “2021년 개관한 GMC가 쉽게 접하기 어려운 체임버 뮤직의 대중적 보급과 젊은 음악 영재들의 성장을 위한 소중한 무대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GMC가 예술전문 도서관인 F1963도서관과 함께 지속가능한 문화예술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운영에 정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경건한 주말] 훈훈한 ‘애프터썬’, 즐거운 ‘만찢남’
2023년 1월도 벌써 지나고, 2월 들어 동장군의 기세는 한 풀 꺾인 듯 합니다. 새해에 세운 다짐과 계획이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도록 부단히 애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번 주말 휴식과 힐링이 필요하다면, 영화 ‘애프터썬’과 예능 ‘만찢남’을 추천합니다. 형언하기 힘든 여운 남기는 영화 ‘애프터썬’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뒤에도 여운이 남아 쉽사리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지난 1일 개봉한 ‘애프터썬’은 그런 영화였습니다. 다른 관객들도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영화관의 조명이 켜진 뒤에야 일어났는데 아직도 앉아있는 관객들이 꽤 많습니다. 애프터썬은 스코틀랜드 출신 감독 샬롯 웰스의 장편 데뷔작으로, 줄거리는 단순합니다. 31세 여성 소피가 20년 전 아빠와 함께 떠났던 여행이 기록된 캠코더를 보며 추억하는 이야기입니다. 11살이던 소피(프랭키 코리오 분)는 여름 방학을 맞아 서른 살 아빠 캘럼(폴 메스칼)과 튀르키예의 한 저렴한 리조트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리조트 타운에서 캘럼은 종종 소피의 오빠로 오해받습니다. 영화는 그의 사연을 자세히 알려주지 않습니다. 웰스 감독은 과거를 구구절절하게 설명하는 대사로 몰입을 해치는 대신 자연스레 추론할 수 있는 장치들을 심어뒀습니다. 캘럼은 소피의 엄마와 결별했지만, 서로 나쁘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형편이 그리 넉넉지 않은 캘럼은 소피와 작은 리조트 타운에서 지내며 스킨스쿠버를 즐기고 수영장에서 게을리 시간을 보내는 등 소박한 여행을 즐깁니다. 이 과정에서 그다지 극적인 사건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두 사람의 감정 표현도 절제된 편입니다. 캘럼은 딸을 즐겁게 해주고 싶어하는 좋은 아빠지만, 불우한 과거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자격지심 많은 청년이기도 합니다. 주머니 사정도 좋지 않고, 미래는 불투명합니다. 어느날 밤 그는 혼자 술에 취해 슬픔에 휩싸인 나머지 딸을 방치해버리고, 이후 그런 자신에 대한 죄책감에 빠집니다. 캘럼을 연기한 폴 메스칼의 표현처럼 “딸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딸을 사랑하는 만큼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캐릭터입니다. 유년기의 끝자락에 있는 소피는 어린 시절에 매달려 있으면서도 한편으론 성숙을 향해 달려갑니다. 반짝이는 눈으로 항상 주변을 살피고, 어른들의 세계를 알면서도 모른 척 합니다. 엄마와 아빠가 자식들과 함께하는 화목한 가족들을 할금할금 살핍니다. 아빠의 힘든 상황을 알고 있었지만 이상한 구석도 있다고 생각하던 소피는 점점 아빠를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영화는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중요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덤덤하고 냉정하게 전달합니다. 그런데 애프터썬에는 관객을 휘어잡는 묘한 힘이 있습니다. 인물의 감정 변화와 분위기를 섬세하면서도 절제된 시선으로 보여줘 관객이 감정선에 몰입하게끔 합니다. 영화가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두는데, 숨죽이고 지켜보게 되는 묘미가 있습니다. 상영관이 관객들로 가득 찼는데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방해가 될까 싶어 챙겨온 간식을 한 입도 먹지 못했습니다. 이 영화의 섬세함을 설명할 만한 적절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웰스 감독만의 서정적이고 감각적인 연출은 실로 독창적입니다. 영화 속 소피와 캘럼의 유대 관계는 두터우면서도 복잡합니다. 여행사의 실수 탓에 숙소에 침대는 하나뿐이지만 소피는 개의치 않습니다. 말없이 지루하게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침묵도 어색하지 않은 편안한 사이입니다. 그러나 둘은 때때로 사소한 이유로 서로의 신경을 건드리고 감정이 상해 어긋납니다. 미세하고 빠르게 감정이 변하지만, 둘의 유대감은 커집니다. 이 사소함을 세심한 촬영과 연출기법을 통해 영화로 묘사한 것이 웰스 감독의 위대한 업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독특하고 신선한 연출 기법도 인상적입니다. 영화는 마냥 플래시백(과거 회상)으로 구성된 것이 아닙니다. 비현실적인 조명이 번쩍이는 클럽에서 춤을 추는 캘럼의 모습이 맥락 없이 등장하곤 합니다. 혹자는 이 끔찍하고 기괴해 보이는 환상을 꿈이라고 해석하지만, 그보다는 20년이 지나 애인과 아기도 있는 서른 살 소피가 기억의 파편을 수집해 재구성한 아빠의 자아로 풀이됩니다.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환상 속 소피와 캘럼의 모습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선곡 역시 훌륭합니다. 특히 종반부에 삽입된 노래는 너무나 유명하고 익숙한 명곡인데도 가사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놀라운 호소력을 선보입니다. 영화가 끝난 뒤 극장에서 차마 못 먹었던 간식과 함께 노래를 감상하니 여운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노래를 들으며 다른 관객들이 쓴 실관람평을 살펴보니 아쉽다는 반응도 꽤 있습니다. 특별한 감동이나 직접적인 메시지를 기대한 관객에게는 다소 밋밋하거나 친절하지 않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상업영화의 빠른 호흡을 선호한다면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뭘 이야기하려는 건지 모르겠다”는 반응에 공감하는 관객이 적지는 않습니다. 사실 애프터썬은 무척 사적인 영화입니다. 소피처럼 비교적 젊은 부모를 뒀던 웰스 감독이 어렸을 때 아빠와 함께 튀르키예에서 보냈던 휴가를 떠올리며 만든 자전적인 작품입니다. 그래서 관객 각자의 경험과 기억에 따라 감상 포인트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유년 시절 소피와 조금이라도 비슷한 지점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크게 와닿는 지점이 있을 겁니다. 햇볕에 탄 피부를 진정시키는 크림인 ‘애프터썬’처럼, 기억에서 지울 수 없는 따끔한 상처를 치유하는 영화가 될 수 있습니다. 웰스 감독은 “저는 영화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말하고 싶진 않다”며 “인내심과 열린 마음을 갖고 영화를 경험하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기억은 까다로운 것이다. 디테일은 흐릿하고 변덕스럽다. 기억하려 애쓸수록 더 적게 보인다”며 “튀르키예어인 ‘hasret’은 그리움, 사랑, 상실의 조합을 뜻한다. 이 영화의 맥락에 특히 적절한 것 같다”고 설명합니다. 영화는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돼 프렌치터치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호평 세례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영국 가디언지를 비롯해 인디와이어, 메타크리틱 등 6개 해외 매체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최고의 영화’로 꼽았습니다. 뉴욕타임즈(NYT)는 올해 최고의 영화 2위로 선정했고, 제22회 영국독립영화상에선 7개 부문에서 수상했습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월드시네마에 초청돼 관객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배우들의 호연 역시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800대 1의 경쟁을 뚫고 소피 역을 맡은 천재 신인배우 프랭키 코리오는 주요 외신으로부터 극찬을 받았고, 캘럼을 연기한 스물일곱 살의 폴 메스칼은 생애 처음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전 세계 영화계의 관심이 쏠린 명작인데, 정작 상영관은 많지 않습니다. 그린나래미디어에 따르면 부산 소재 대형 멀티플렉스 중 개봉 첫 주에 애프터썬을 상영한 곳은 CGV서면점,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점이 전부입니다. 그 밖엔 영화의 전당, 부산 모퉁이극장, 오르페오 해운대 등에서 애프터썬을 볼 수 있습니다. 만화에 갇힌 웹툰작가들…티빙의 야심작 ‘만찢남’ “저희가 해외여행 간다고 갔었잖아요. 6일짼데…6일 동안 무인도에서 살고 있어요. 기약이 없어요.” 지난달 27일 공개된 티빙(TVING) 오리지널 시리즈 ‘만찢남’(만화를 찢고 들어간 남자들)은 생존 야생 다큐멘터리를 표방하는 예능입니다. 이제는 ‘침착맨’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전 웹툰작가 이말년과 ‘쌍천만 작가’ 주호민, 독보적인 캐릭터를 갖춘 기안84 작가에 예능 블루칩으로 떠오르는 모델 주우재가 합세했습니다. 유튜브와 TV를 넘나들며 인기를 끌고 있는 대세들을 한 데 모은 겁니다. 이말년, 주호민, 기안84는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바 있지만, OTT 예능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들을 데리고 유튜브 웹 예능인 ‘말년을 OO하게’ 시리즈를 연출했던 MBC D.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가 제작을 맡았습니다. 연출을 맡은 황재석 PD는 지난달 27일 제작발표회에서 “예능 대세인 네 사람을 모으면 기존에 볼 수 없던 신선한 틀을 깨는 모습을 많이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만찢남은 제작진에게 속아 무인도에 갇혀버린 네 사람이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림을 담았습니다. ‘정글의 법칙’이나 ‘무한도전’의 무인도 에피소드가 떠오르지만, 누군가가 그린 만화 속에 갇혔다는 설정이라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습니다. 스스로, 혹은 남이 그려놓은 만화대로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도 신선합니다. 최고의 웃음포인트는 역시 출연진들의 ‘케미’입니다. ‘침착맨’ 이말년과 ‘주펄’ 주호민은 인터넷 방송으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콤비고, 기안84 역시 두 사람과 허물없는 사이입니다. 하지만 서로를 ‘킹받게’ 하는 지점들이 있어 예능적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성입니다. 1, 2화에서는 기안84의 돌발행동과 이에 질색하는 이말년·주호민의 리액션이 웃음을 자아냅니다. 태어난 김에 사는 것 같지만 뭔가에 꽂히면 끝장을 보는 기안84의 집요함이 미션 난이도를 ‘셀프 상향’시킵니다. 엉뚱함으로는 뒤지지 않을 것 같은 이말년도 기안84의 기행 앞에선 두 손 두 발 다 들었습니다.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저항 없이 웃음이 터집니다. 여기에 침착맨의 열혈 팬이자 엉뚱한 매력으로 ‘모델계 침착맨’ 소리를 듣는 주우재가 합류하면서 ‘침펄기주’ 조합이 탄생합니다. 체감온도가 40도에 육박하는 무인도에서 네 사람이 내는 불협화음이 예능적으로는 조화를 이룹니다. 같은 상황에서 서로 다른 행동을 하는 네 사람을 관찰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불 피우기’ 미션을 던지자 이말년은 홀로 섬 곳곳에 널브러진 잡동사니부터 줍는 수집 욕구를 보여주고, 기안84는 평범한 사람은 상상도 못할 비과학적인 방법을 시도해 주호민을 경악하게 합니다. 4차원 매력의 주우재는 약점을 잡고 제작진과 협상을 벌여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도 합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특히 기존에 이들을 좋아하던 팬층 일각에서는 연출이 아쉽다는 반응이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전개가 다소 느리게 편집돼 늘어지는 느낌이 있고, 당초 홍보했던 ‘무인도 생존기’치고는 미션의 난이도가 높지 않아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반응입니다. 출연진을 보는 재미는 있지만, 프로그램 자체가 재미있게 구성된 것 같지는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1, 2화에 공개된 미니게임들은 그닥 신선하거나 흥미롭지 않고, 전체적인 흐름과 별로 연관성이 있어 보이지도 않습니다. 편집에서는 배경음악 활용이 특히 아쉬웠습니다. 상황에 비해 과한 음악이 깔리니 맥이 빠집니다. 그리 위험한 상황이 아닌데 스릴러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음악이 들리면 재미가 반감됩니다. ‘배경음악이 호들갑스럽다’는 한 누리꾼의 비판에 공감합니다. 출연진들의 케미를 모르는 일반 시청자들도 고려하다 보니 대중적으로 익숙한 편집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제작진이 같은 출연진으로 연출했던 10~20분 분량의 유튜브 영상들은 훨씬 속도감 있고 타이트하게 편집됐는데, 이러한 템포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는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 본격적인 재미는 3화부터 시작됩니다. 출연진들이 무인도 생활에 익숙해질 때쯤 격투기 선수 추성훈을 포함한 새로운 인물의 등장으로 마찰이 일어납니다. 만찢남 에피소드는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티빙에서 공개됩니다. 고유어 부사 중에 ‘내처’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왕 일을 시작한 김에 더 나아가’라는 뜻과 ‘줄곧 한결같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사를 다 읽은 김에 내처 기자 구독까지 눌렀다.’ 이렇게 쓸 수 있습니다. ‘애프터썬’과 ‘만찢남’으로 잠시 쉬어가시고, 새해에 세운 근사한 목표들을 내처 이루시기 바랍니다.
2023 바다미술제, 이리니 파파디미트리우 전시감독 선정
2023년 바다미술제 전시감독으로 그리스 출신 이리니 파파디미트리우 씨가 선정됐다. 부산시와 (사)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2023바다미술제 전시감독으로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기획자 이리니 파파디미트리우(Irini Papadimitriou)를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는 바다미술제 전시감독을 2021년부터 국제공모를 통해 선정하고 있다. 2023바다미술제 전시감독 선정은 지난해 12월 국제공모를 시작, 선정위원회 최다 득표자를 지난달 말 임원회 승인을 거쳐 결정했다. 파파디미트리우 2023바다미술제 전시감독은 그리스의 한 섬에서 해양 관련업에 종사하는 집안에서 자랐다. 이탈리아에서 복원학과 뮤지엄스터디를 공부했다. 영국 미들젝스대학에서 미학과 예술이론 석사, 골드스미스대학에서 크리에이티브 큐레이팅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파파디미트리우 전시감독은 현재 비영리 기관인 퓨처 에브리싱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파파디미트리우 전시감독은 유년 시절의 경험으로 해양 자원의 추출과 오염, 해상도시 등 해양에 관한 예술적·학술적 연구에 관심을 가져왔다. 그는 2008년부터 2018년까지 런던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뮤지엄에서 디지털 프로그램팀 매니저로 디지털 디자인 위켄트 페스티벌 등을 기획했다. 또한 장르 간 협업과 실내외를 아우른 다양한 전시 기획에도 참여했다. 2023바다미술제는 오는 10월 중에 개최할 예정이다. 전시 장소는 2021년에 이어 기장군 일광해수욕장 일원으로 계획되어 있으며, 부산비엔날레조직위는 기획의 폭을 넓히기 위해 일광해수욕장과 연계한 인근 장소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페라의 유령’ 부산 한국어 초연 7일 오후 2시 첫 티켓 오픈
내달 30일 개막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부산 한국어 초연 첫 입장권 예매를 오는 7일 오후 2시 오픈한다. 개막 공연을 포함해 4월 16일까지 약 2주간의 공연을 예매할 수 있으며 4월 7일과 12일 공연은 오후 2시 30분 마티네 공연이 신설됐다. 공식 예매처는 드림씨어터, 인터파크, 예스24, 티켓 11번가, 매표소, 페이북이며 BC카드 결제 시 5%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작품 멤버십 ‘Music of the night(뮤직 오브 더 나잇)’ 뉴스레터 구독자와 드림씨어터 멤버십 ‘D 플러스’는 하루 빠른 6일 오후 2시부터 선 예매에 참여할 수 있다. 선 예매는 일부 좌석에만 오픈되며 자세한 내용은 각 예매처에서 확인 가능하다.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이라는 희소성에 ‘오페라의 유령’ 역의 조승우, 김주택, 전동석 등 문화예술 전 장르를 아우르는 최정상의 캐스트로 기대감이 높다. 특히 이번 공연은 치열한 예매 대전을 고려해서 부산으로 관람을 오는 ‘원정 관람’도 예상된다. 오페라의 유령은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 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 음악가 ‘오페라의 유령’과 프리 마돈나 ‘크리스틴’, 그리고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귀족 청년 ‘라울’의 가면 속 감춰진 러브 스토리이다. 부산 공연에서 ‘오페라의 유령’ 역에 조승우, 김주택, 전동석, ‘크리스틴’ 역에 손지수, 송은혜, ‘라울’ 역에 송원근, 황건하가 출연한다. 여기에 한국 초연부터 역사를 함께 빛내 온 베테랑 배우 윤영석(무슈 앙드레), 이상준 (무슈 피르맹), 김아선(마담 지리)과 세계 최정상의 무대에 서 온 클래식 아티스트 이지영, 한보라(칼롯타), 박회림(피앙지), 뛰어난 기량으로 발굴된 신예 박지나(멕 지리)등이 출연한다. ‘오페라의 유령’은 3월 30일~6월 18일(프리뷰 3월 25~29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부산 한국어 초연으로 막을 올리며 7월 서울 샤롯데씨어터 공연으로 이어진다. 공연 시간은 평일(월요일 공연 없음) 오후 7시 30분, 주말·공휴일은 오후 2·7시.
편안한 밤, 따뜻한 불… “끌리는 대상과 시간을 그리고 있어요”
“밤은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기 좋은 시간이죠. 20대 때도 스케치하러 가야지 하면서 밤에 돌아다니곤 했어요.” 오소영 작가의 개인전 ‘달과 불과 밤과 나’가 부산 중구 중앙동 18-1 갤러리(대청로141번길 18-1)에서 10일까지 열린다. 2020년 개인전 이후 부산에서 약 3년 만에 열리는 전시이다. 오 작가는 밤 풍경을 주로 그리는 이유에 대해 밤이 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화사한 햇빛도 좋지만 그건 껍데기같이 느껴지더라고요. 안(내면)에 있는 것들이 밤에 더 잘 보여요. 센티멘털해지는 상황을 즐긴 것 같기도 하고요.” 1966년생인 오 작가는 부산대 미대를 졸업했다. 부산에서 활동하다 1년 반 전에 부친 오우암 작가와 함께 경남 함양으로 거처를 옮겼다. “사람들이 저를 보고 활달하다고 그래요. 활달한 성격이기 때문에 오히려 정적인 것을 지향하는 마음이 있어요. 산속으로 온 것도 고요한 것이 좋아서 그랬어요.” 이번 전시 작품은 모두 함양에서 그린 신작이다. “예전 그림과 비교하면 편안함이 느껴져요. 함양에 와서 안정을 찾았고, 아버지도 건강해지셔서 다시 그림을 그리고 계세요.” 지평선 위 작은 집을 그린 30호짜리 ‘밤’은 정확하게 말하면 ‘밤으로 넘어가는 시간’을 담아냈다. 어두운 땅과 구름이 가득한 하늘의 모습까지 종교적 느낌이 강한 작품이다. “저는 종교가 없지만, 자연에 대한 외경심을 가지고 살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 느낌이 나는 것 같네요.” ‘밤’과 함께 등장하는 ‘불’ 그림도 차분하다. 오 작가는 자신의 불은 ‘태워 없애는 불’이 아니라고 했다. “첫 개인전에서도 불을 그렸어요. 스스로 늘 ‘나는 불’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실제 사주에도 불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젊은 시절에는 자신을 ‘엄청나게 타오르는 불’이라 느꼈다면, 나이가 드니 ‘그런 시기가 지났다’는 생각이 든다고. “이제는 따뜻하게 조명하는 불이 된 것 같아요.” 오 작가는 최근 캔버스 대신 종이를 자주 사용한다. 유화 물감은 종이 위에서 흡수되고 번지고 또 미끄러진다. “캔버스 작업도 두 점 전시했는데 일부러 물감을 얇게 발랐어요. 유화의 두께감도 ‘치장’처럼 느껴졌거든요. 유화의 기술적인 면을 모두 배제하기 위해 무광 처리도 했죠.” 밤, 불, 달 그리고 작가 자신. 오 작가는 전시작 중 ‘나’를 그린 작품은 딱 1점이지만 자신은 모든 그림 속에 들어 있다고 했다. “까만 집 속에도 내가 있고, 하늘을 바라보는 내가 있죠. 내 앞에 펼쳐진 것들, 아주 사적인 풍경을 그린 작품들이거든요.” 자신이 끌리는 대상과 시간을 그리고 있다는 오 작가가 말했다. “밤, 불, 달, 나. 그들은 낱낱이기도 하지만 한데 어울려 있기도 해요. 앞으로도 그것들을 쫓아가며 계속 그릴 것 같아요.”
부산오페라단연합회 새 회장에 장진규 드림문화오페라단 단장
부산오페라단연합회 새 회장에 장진규(53) 드림문화오페라단 단장이 선출됐다. 부산오페라단연합회는 1일 오전 금정문화재단 1층 리딩룸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임기 2년의 새 회장에 장 단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출범한 부산오페라단연합회는 솔오페라단, 부산오페라단, 그랜드오페라단, 아지무스오페라단, 드림문화오페라단, 뉴아시아오페라단, 온누리오페라단, 올웨이오페라단, 부산캄머오페라단, 나눔오페라단 등 부산의 10개 민간 오페라단으로 구성됐다. 이 외에도 10여 개의 민간 오페라단이 더 있지만 연합회에는 소속되지 않았다. 독일 쾰른음대에서 오페라(테너)를 전공하고 2005년 귀국 이후 부산에서 활발한 오페라 활동을 하는 장 신임 회장은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부산오페라 발전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또 “오는 8월께 제1회 소규모오페라페스티벌을 개최하는 것을 비롯해 오페라의 저변을 확대해 다가오는 부산 오페라 시대를 준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오페라단연합회는 지난해 4월 ‘부산오페라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토론회’를 연 것 외에도 지난 한 해 동안 ‘라 트라비아타’ ‘카르멘’ ‘팔리아치’ ‘라보엠’ ‘마술피리’ ‘말뚝이 가라사대’ ‘피가로의 결혼’ 등을 무대에 올렸다.
부산 수영구 망미동 복합문화공간 F1963에 개관한 ‘금난새 뮤직센터(GMC)’가 오는 4일 100번째 연주회를 연다. 코로나19 와중인 2021년 4월 개관한 이래 그해에만 41회, 다음 해인 2022년 57회 등 총 98회 연주회를 개최했고, 2023년 새해 들어 지난달 14일 99번째 음악회를 연 데 이어 이번에 100회를 맞은 것이다. 100회라고 해서 별다른 행사를 기획하거나 특별한 의미 부여를 한 건 아니지만, 평소처럼 기획하고, SNS(인스타그램 @gumnanse.music.center)를 통해 공연 내용을 알리고, 네이버를 통해 예약받았다. 좌석 수도 100여 석으로 많지 않고, 전석 무료 초대지만 음악 애호가 사이에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오는 4일 공연도 티켓 오픈 10분 안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있다. 4일 공연은 피아니스트 김여준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 C단조, 작품 18을 피아니스트 우미혜의 반주로 연주한다. 김여준은 2015년 예술의전당 가을영재콘서트로 데뷔했고, 2020년 금호 영아티스트콘서트로 첫 독주회를 마쳤다. 2022년 제38회 부산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했으며, 서울대에 재학 중이다. GMC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금난새(76) 지휘자는 “음악이 그냥 음악가들만의 것이 아니라 음악을 통해 청중에게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매달 한두 차례 여는 ‘GMC 체임버 시리즈’만 하더라도 가급적 젊은 음악가들에게 무대를 제공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금난새는 또 “어쨌든 제 이름을 딴 공간이 부산에 생긴 만큼 고향 부산을 위해 부산 시민들에게 부산의 음악 애호가들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닌 게 아니라 이러한 금난새의 바람은 조금씩 효과를 보인다. 예를 들면 GMC 연주회를 다녀간 관객이 잇달아 개별 음악회를 요청하면서 크고 작은 프로젝트 음악회가 부산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연주회 장소도 중고교나 대학교 강당이 있는가 하면, 구립문화회관 순회 연주회도 있다. 동네 주민을 초청한 음악회를 연 적도 있다. 올해는 모 구청에서 구민을 위한 프로젝트 음악회를 5회에 걸쳐 열겠다고 자청하고 나선 상태다. 3일 오전엔 문현여고 학생을 상대로 음악회를 개최한다. “클래식 음악은, 아는 사람, 되는 사람, 내가 난데 하는 청중을 향해서만 하는 게 아니잖아요. 제 철학은 그렇습니다. 보통 사람, 뭐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새로운 (음악) 세계를 알고 싶은 사람이 더 필요한 게 아닐까요. 부산은 야구가 유명하잖아요. 그것도 충분한 자랑거리가 되겠지만, 이제 오페라하우스니, 부산아트센터 같은 공간이 생기는 만큼 클래식을 즐기는 사람도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GMC도 연주자는 말할 것도 없고 청중들에게 실내악의 묘미를 많이 느끼는 장소로 만들고 싶습니다.”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 솔선수범한 사람다운 발언이다. 금난새는 ‘해설이 있는 연주회’를 국내 처음으로 만든 장본인이지만, 국내 클래식 대중화 역사에서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마에스트로이다. 알려졌다시피 금난새는 유명 작곡가이자 동래여고·경남여고에서 교편을 잡았던 부친 금수현을 따라 부산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70대인 지금도 한 해 100회 이상 연주를 꾸려 갈 만큼 왕성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 실제 그가 진행하는 음악회를 가 보면 매우 편안하고 유쾌하다. 지난달 14일 GMC에서 열린 99번째 연주회 때도 객석의 옆 사람과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했다. “치열한 네이버 예약에 성공해 오신 분들이죠. 어렵게 오신 분들인데 좌우로, 앞뒤에 계신 분과 서로서로 인사부터 나누시죠.” 심지어 젊은 기타 연주자에겐 “혹시, 안경을 벗고 연주하면 어때요?”라고 하거나 무대의상이나 소품에 대한 제언도 서슴지 않아서 연신 웃음을 자아냈다. 금난새는 “지휘자는 보통 말을 안 하는데 나는 한다”면서 “교수나 선생님처럼 연도가 어떻고 형식이 어떻고 식으로는 아니고 판타지, 그 음악이 가지는 판타지를 이야기한다”고 밝혔다. 올해 GMC는 한 달에 두 번 ‘GMC 체임버 시리즈’를 이어가는 동시에 지난해 반응이 좋았던 ‘F1963 섬머 뮤직 페스티벌’이나 ‘GMC 가을 실내악 축제’도 열 계획이다. 금난새는 현재 뉴월드필하모닉과 성남시향 예술감독 및 상임지휘자도 맡고 있다. 한편 고려제강 F1963 부문장을 맡고 있는 이안기 이사는 “2021년 개관한 GMC가 쉽게 접하기 어려운 체임버 뮤직의 대중적 보급과 젊은 음악 영재들의 성장을 위한 소중한 무대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GMC가 예술전문 도서관인 F1963도서관과 함께 지속가능한 문화예술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운영에 정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신대병원, 부울경 최초 경구내시경근절개술 50례 달성
고신대복음병원 소화기내과 정경원·김성은·박무인 교수팀이 부산·울산·경남 최초로 경구내시경근절개술(peroral endoscopic myotomy, POEM) 50례를 달성했다. 고신대복음병원 소화기내과는 지난 2016년 부울경 최초로 식도이완불능증 환자를 위한 경구내시경근절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한 이후 여러 식도운동질환에서 경구내시경근절개술을 꾸준히 시행하고 있으며, 뛰어난 치료 성적과 안정성, 치료 전후 식도 기능검사 결과를 국내 소화기학회에 연이어 발표했다. 식도운동질환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1994년 부울경 지역에서 처음으로 고식적식도내압검사를 시작했으며, 2007년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고해상도 식도내압검사를 도입해 식도운동질환과 위식도역류질환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는 검사치료법을 국제학술지인 ‘Neurogastroenterology&Motility(NGM)’와 ‘Journal of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JNM)’에 발표한 바 있다. 고신대복음병원 소화기내과 정경원·김성은·박무인 교수팀은 식도운동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 가장 첨단의 진단기기를 사용해 진단하고 경구내시경근절개술 등의 시술로 치료 성적의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여러 연구를 수행하면서 식도운동질환의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박무인 교수는 국제 고해상도 식도내압검사 연구자 모임에 한국 대표로 참여해 4번째 식도운동질환분류법(version 4.0)의 제정에 기여해 2021년 1월에 NGM에 발표됐다. 2021년에는 가장 정밀한 검사로 알려진 고해상도 식도내압검사로도 진단되지 않는 식도운동질환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엔도플립 2.0’을 부울경 최초로 도입해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
[잠깐 읽기] 예술가 가수 최백호의 진정성 담은 첫 산문집
최백호는 예술가다. 이건 아는 사람은 안다. 그의 섬세한 감성을 동시대에 누릴 수 있다는 것은 큰 복이다. 그는 부산 출신이기도 하다.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는 1950년 기장 출생의 그가 낸 첫 산문집이다. 한 번 그의 콘서트에 가서 느낀 것은 그의 노랫말이 그의 온몸의 표현이라는 거였다. 귓등을 스쳐 흘러가버리는 노랫말이 아니라 그의 생이 진실하게 실린 무엇이라는 느낌이었다. 그런 그가 쓴 이 산문집의 글도 그의 삶과 내면이 그대로 느껴진다. 38편의 글이 실렸다. 다른 사람들은 그를 두고 간이 크다, 고 하지만 자신은 소심하기 짝이 없단다. 무대에 서서 기타를 들지 않을 때는 손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신기하게도 노래에만 집중하고 있을 때 손이 머리 위까지 올라가 열창하고 있더라는 거다. 그는 노래할 때 사실 작두를 탄단다. 음악이라는 아주 예민하고 날카로운 작두를 탈 수밖에 없단다. 스무두세 살 힘든 무명가수 시절, 최백호는 부산의 어느 음악감상실의 인기 DJ이자 친구인 홍수진이 “이거 당신이 좋아할 거야”라며 잭 케루악의 <노상에서>라는 책을 주더란다. 비트와 히피의 근원이 된 케루악의 경험담이 담긴 거였는데 최백호는 그 책을 읽고 열정이 터져 나와 무모하고도 과감하게 기타 하나를 달랑 들고 낯선 서울로 향해 가수가 됐다고 한다. 최백호는 그 책을 40여 년 만에 <길 위에서>란 이름으로 다시 만나면서 옛 추억을 떠올리는데, 그 DJ 친구는 지금 세상에 없다. 그가 노래 ‘영일만 친구’의 주인공이다. ‘진정성’이라는 단어는 낡은 단어다. 우리는 그 단어를 너무 많이 소비했고, 삶을 담아서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최백호는 다시 ‘진정성’을 말한다. 그의 발성으로, 그의 어법으로 말하는 그 ‘진정성’이 책 속에서 오롯이 살아 있다. 최백호는 말과 삶의 예술가다. 최백호 지음/마음의숲/240쪽/1만 7000원.
[단독] 우키시마호 희생자 12구 영락공원 방치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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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복합센터도 좋지만 차는 이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