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야구왕, 마린스!' 두 번째 시즌 “플레이 볼!”
부산 뮤지컬 ‘야구왕, 마린스!’가 오는 6월 4~9일 두 번째 시즌 공연에 들어간다. 이에 앞서 최근에는 라인업을 공개하기도 했다. ‘야구왕, 마린스!’는 부산시와 (재)부산문화회관, 제작사 라이브(주)가 약 2년에 걸쳐 공동 기획·제작한 작품으로 지난해 7월 초연 당시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신개념 스포츠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장을 연 것으로 평가됐다.1년 만에 다시 돌아오는 뮤지컬 ‘야구왕, 마린스!’는 초연 오리지널 캐스트가 대거 다시 합류해 더욱 탄탄해진 시너지가 기대된다. 김주혁, 김주안, 김예성, 박시우, 정혜람, 이산 등 초연을 빛낸 아역배우 6인방이 새로운 시즌을 맞아 그라운드로 돌아온다. 이들은 지난해처럼 더블캐스팅이 아니라 원캐스팅이다.초연에서 ‘해설’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김수로도 재연에 합류한다. 또한 초연에서 ‘고우철’ 코치 역으로 활약한 김기무가 해설 역에 더블캐스팅 됐다.이번 시즌 코치 ‘고우철’ 역은 부산 출신 배우 정호준이 연기한다. 신인 감독 ‘유안나’ 역은 ‘마리 퀴리’ 등에 출연한 옥경민이 맡는다. 두 배우는 부산 지역 신진 청년 예술인 인큐베이팅 사업으로 선발돼 초연부터 함께했다.부산시는 두 번째 시즌 역시 초연과 마찬가지로 신진 청년 예술인 발굴과 육성에 기여하고자 부산에서 공개 오디션을 열고 지역 배우를 선발했다.이번 시즌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김정민, 이정민, 최영우, 황성환이 부산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배우들이다. 이들 4명을 포함해 모두 11명(경쟁률 4 대 1)의 지역 청년 예술인이 이번 시즌 무대에 출연한다. 기획·홍보·무대 예술 분야를 포함하면 30여 명의 지역 청년 예술인이 공연에 함께할 예정이다.이번 공연은 한국 창작 뮤지컬계의 최강팀이라고 할 수 있는 강병원 프로듀서, 이대웅 연출, 김정민 작가, 성찬경 작곡가 등이 참여하며,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신선호 안무가가 새롭게 합류한다.‘야구왕, 마린스!’는 전국 최강을 꿈꾸는 유소년 야구단 ‘마린스 리틀야구단’의 좌충우돌 성장 스토리를 그린 가족 뮤지컬이다. 초연 당시 주인공 ‘이남호’의 모델이 된 전직 프로 야구 선수 이대호도 직접 공연장을 찾아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공연을 관람한 이대호는 “배우들이 얼마나 많이 연습했는지 정말 야구 선수처럼 보였다.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라 더 재미있었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와서 보길 바란다”라는 소감을 남겼다.이 작품은 2024 K-뮤지컬국제마켓 드리밈 완성 작품 부문에 선정돼 해외 진출에도 시동을 건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K-뮤지컬국제마켓은 한국 뮤지컬의 해외 진출을 단계별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드리밈 완성 작품 최종 선정작은 오는 11월 대만에서 열리는 ‘K-뮤지컬 로드쇼 in 아시아(대만)’를 통해 쇼케이스를 개최한다.‘야구왕, 마린스!’ 시즌 2는 6월 4일부터 9일까지 6일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총 8회 공연된다. 공연 시간은 △화·수요일 오전 10시 30분 △목요일 오후 2시 △금요일 오전 10시 30분,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전 11시, 오후 2시 △일요일 오전 11시다. 예매는 (재)부산문화회관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티켓에서 할 수 있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부산문화회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부산문화회관 051-607-6000, 라이브 02-332-4177. VIP석 7만 원, R석 5만 원, S석 3만 원.
“신화가 된 과학자 이휘소, 핵개발 의혹 사망설은 소설”
<대한민국 과학자의 탄생>이란 제목이 인상적이다. 그동안 한국에 과학자가 없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바로 이름이 떠오르는 과학자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한국에도 감동을 주는 탁월한 과학자들이 있었다. 어려운 시대 상황에서도 미지의 과학 세계에 도전하고 그 길을 개척한 과학자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한국이 있다. 전북대 김근배 교수를 비롯한 연구자들이 15년간의 연구를 통해 역사 속에 묻혀 있던 근현대 과학인들의 삶을 발굴해 냈다. 초창기 자연과학자 30명의 이야기, 어쩌면 그렇게도 영화 같은지 모르겠다. 이 책은 출생순에 따라 한국인 최초의 화학자 리용규부터 시작한다. 그는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 노동 이민을 떠난 뒤 미국 본토로 건너가 주경야독의 만학 끝에 조선인 최초로 화학 전공 석사 학위를 받는다. 서당만 다닌 사람이 미국에서 석사 학위를 받으려면 대체 공부를 얼마나 했을까 싶다. 조선으로 돌아와 숭실전문 교수로 일하다 북한으로 올라간 뒤 행적은 알려진 바가 없다고 한다. 김량하는 일제강점기 일본 최고의 연구기관인 이화학연구소에서 쌀 배아 성분과 비타민E 연구를 했다. 특히 비타민E 연구법을 가장 먼저 개발해 한국인으로서는 노벨상 후보로 처음 거론되기도 했다. 일본 유학 시절 그의 신혼집은 마치 조선인 학생 구락부 혹은 만남의 광장 같았다니 성격도 활달했던 모양이다. 1945년에는 부산수산전문학교(부경대 전신) 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일제로부터 학교를 접수하고, 학교의 주요 자산이었던 실습용 배를 되찾았다. 학교를 위해 활발한 계획을 세웠지만 이듬해에 억울하게도 파면되고 만다.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남쪽으로 피난했지만 일이 있어 잠깐 서울로 올라갔다가 납북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방 직후 남대문 시장 쓰레기 더미에서 <미국수학회보>를 발견하고, 거기 실린 미해결 문제를 풀어서 보내 그곳 논문에 게재된 영화보다 영화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있다. 대수학 분야에서 중요한 업적을 남긴 천재 수학자 리림학이다. 그의 논문은 해방 후 한국 연구자가 국내에서 연구한 성과를 영어권 해외 학술지에 발표한 첫 사례였다. 그는 1953년 부산에서 화물선을 타고 캐나다로 건너가 2년 만에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부인은 “남편의 삶은 수학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한국 정부와 불편한 관계였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가 그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 나비 이름의 3분의 2 이상은 ‘나비 박사’ 석주명이 지은 것이다. 그는 평생에 걸쳐 75만 개체에 이르는 나비 표본을 수집했다. 한국전쟁이 일어나도 피난을 가지 못하고 서울에 머물렀다. 하긴 목숨보다 귀한 그 많은 나비 표본을 두고 어디로 간다는 말인가. 불에 탄 과학박물관 재건회의에 가는 길에 공산당으로 오인돼 총을 맞아 사망했다니, 이 얼마나 억울하고 안타까운 죽음인가. 이휘소는 한국이 자랑하는 가장 저명한 이론물리학자다. 당대 물리학에서 가장 앞서갔던 그의 연구는 스티븐 와인버그를 비롯한 여러 학자들이 노벨상을 수상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래서 이휘소를 ‘노벨상 메이커’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불과 41세 때 대형 트럭과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그 뒤 한국의 원자폭탄 개발 비밀 프로젝트에 연루되었다는 허구를 담은 소설이 인기를 얻으며 이휘소는 잘못 신화화되고 말았다. 연구자들은 핵폭탄을 제조하기 위해 그의 연구가 꼭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책을 덮고 나니 우리가 한국의 과학자들을 잘 모르는 이유가 이해된다. 많은 과학자가 월북하거나 납북되었다. 한국전쟁과 이념 갈등은 여러 과학자의 목숨을 앗아갔고, 독재 정권의 통치는 해외에 체류하던 과학자들의 발을 붙들었다. 그나마 남은 과학자들조차 이념으로 재단되어 배제되고 지워졌다. 이제 기억해야 할 이름들을 마음에 새긴다. 그 어려운 시절에도 그렇게 열심히 과학을 했는데, 지금 우리는 뭘 하고 있나 싶기도 하다. 김근배·이은경·선유정 지음/세로북스/752쪽/4만 9000원.
[이 주의 새 책] 있는 힘껏 산다 外
■하이힐을 신고 휠체어를 밀다 누구보다 자신감이 없던 그녀는 열아홉 살에 임신을 한 채 집을 뛰쳐나왔다. 그렇게 태어난 아들이 중증의 뇌성마비였다. 절망에 빠져 있다 어떻게 지금은 전국을 다니며 강연하고,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일을 하고 있을까. ‘자립은 의존할 곳을 늘리는 것이다’라는 책 속 문장이 뇌리에 꽂힌다. 하타케야마 오리에 지음/김여울 옮김/더봄/272쪽/1만 8000원. ■있는 힘껏 산다 그 자리에서 묵묵히 애쓰는 식물의 모습은 경이롭다. 그 모습이 애틋하게 느껴지는 것은 인간 역시 유한한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식물을 키우듯 자신을 키우는 창조성 코치이자 강연자로 꾸준히 활동 중인 저자의 두 번째 에세이집이다. 살다 보면 문득 마주치는 ‘길을 잃은 것 같을 때’를 위해 식물로부터 배운 삶의 기술을 담았다. 정재경 지음/샘터사/248쪽/1만 8000원. ■질병 해방 현대 의학은 암, 치매, 당뇨, 심장병 등을 별개의 질병으로 보고 각각 대처한다. 하지만 ‘의학 3.0’은 이 질병들이 노화 질환이라는 긴 스펙트럼 상의 한 질병 과정이며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본다. 운동, 식단, 수면, 정서 건강에 지금 당장 주목해야 한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잘사는 삶을 위한 지침서다. 피터 아티아,빌 기퍼드 지음/이한음 옮김/부키752쪽/2만 8000원. ■어른의 대화 공부 말 한마디 잘못하면 한 방에 가는 시대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앞다퉈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를 선임하는 이유가 있다. 불편함을 티 내지 않는 말투, 상처 주지 않는 태도는 배워야 한다. 무례한 사람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 이 어려운 질문에 대해 관용을 베풀거나, 자리를 떠나라고 대답한다. 켄지 요시노,데이비드 글래스고 지음/황가한 옮김/위즈덤하우스/324쪽/1만 8500원. ■호러,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어린 시절 납량특집 ‘전설의 고향’을 이불 뒤집어 쓰고 보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렇게 무서우면서도 왜 궁금했을까. 이 책은 호러 장르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공을 들였다. 흡인력 강한 에세이부터 호러에 대한 기본 지식, 호러에 대해 궁금했던 점, 국가별 호러의 특징, 추천작 소개, 미발표 단편까지 알찬 호러 선물 세트를 표방한다. 남유하 지음/구픽/248쪽/1만 5000원. ■황금, 불멸의 아름다움 황금의 미적 가치는 수천 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다. 영원한 것은 황금이지, 인간이 아니다. 저자는 그 어느 지역보다 황금 문화가 발달했던 유라시아 유목민들의 황금 문화와 그들의 미적 가치를 재평가한다. 문명 간 교류의 상징인 실크로드를 통해 동아시아로 유입된 초원의 황금 예술품이 고대문화의 교류와 사회 형성에 미친 가치를 파악한다. 강인욱 지음/서해문집/336쪽/2만 5000원. ■물리학자는 두뇌를 믿지 않는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9인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삶의 조건 두 가지를 소개한다. 바로 호기심과 쓸모없음이다. 호기심에 이끌릴 때 연구 과정은 그 자체가 보상이다. ‘쓸모없음’은 호기심을 더욱 본질적으로 따르기 위한 필수적인 가치다. 현재의 시선으로 유용함을 평가하고 그에 따라 연구할 때는 혁신이 일어날 수 없다. 브라이언 키팅 지음/마크 에드워즈 그림/이한음 옮김/다산초당/272쪽/1만 8500원.
제41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개막… 6일간의 여정 시작
올해로 41회째를 맞은 부산국제단편영화제가 6일간의 일정에 돌입한다. ‘영화&현실(Cinema&Reality)’을 주제로 열리는 올해 부산국제단편영화제에서는 43개국, 136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부산국제단편영화제는 25일 오후 7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개막식을 연다. ‘영화&현실(Cinema&Reality)’을 주제로 열리는 제41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는 영화의전당, BNK부산은행 아트시네마 모퉁이극장 일대에서 진행된다. 올해 개막작은 영화제 개최 이후 처음으로 초청작이 아닌 국제·국내 경쟁작품 중에서 선정됐다. 이탈리아 작품 ‘다이빙’, 필리핀 작품 ‘진짜 맹세해’, 국내 작품 ‘내 어머니 이야기’ 등 3편이 개막작으로 선정돼 상영된다. 이날 오후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는 개막식 사전 공연으로 세계 유일 드론 드로잉 작업자인 오중석 작가와 반도네온 아티스트 김종완 연주자가 함께하는 ‘드론 드로잉 퍼포먼스 콘서트’가 진행된다. 개막공연으로는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쥬세피나 토레(Giuseppina Torre)의 ‘시네콘서트’가 열린다 부산국제단편영화제는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맞아 이탈리아를 올해 주빈국으로 선정하고 이탈리아의 다양한 단편영화를 상영한다. 영화제 측은 2012년부터 매년 1개 국가를 주빈국으로 선정해 해당 국가의 단편영화와 역사, 문화, 예술 등을 소개하고 있다. 21세기 영화의 가능성과 한계를 살펴보는 ‘부산국제트랜스미디어포럼 2024’ 행사도 마련됐다. ‘현실과 가상’을 주제로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포럼에서는 인공지능, 버추얼 프로덕션 등이 만들어 나갈 영화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올해 부산국제단편영화제는 국제 경쟁 39편, 한국 경쟁 20편을 포함해 총 43개국 136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오는 30일 오후 7시 열리는 폐막식에서는 4개 부문 12편의 수상작을 발표하고 최우수 작품상 수상작 세 편을 폐막작으로 상영한다. 제41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티켓은 영화의전당 홈페이지와 현장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부산국제단편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잠깐 읽기] 국민이 못 사는 혁명, 안 한 것만 못하다
지난해 베트남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360만 명이다. 베트남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28%가 한국인으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베트남이 가까워진 것이다. 그렇다면 응우옌푸쫑이란 이름을 들어 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는 2011년 공산당 총비서에 선출, 2018년부터 국가주석까지 겸직하고 있다. 호찌민 이후 처음으로 최고의 요직을 겸직하는 인물이 된 것이다. 어쩌면 가깝다고 생각만 하는 베트남을 잘 모르는 것은 아닐까. <베트남 총비서 응우옌푸쫑>은 전 세계 어디서도 출간된 바 없는 응우옌푸쫑 베트남공산당 총비서(80)의 생애사를 다룬 최초의 책이다. 한국 작가가 써서, 한국의 출판사가 출간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그와의 인터뷰는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집필 초기에 주한 베트남 대사가 “총비서는 매우 겸손한 분이라 책을 내는 것과 관련해 인터뷰에 응할 가능성은 낮다”고 귀띔한 대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록문학가 겸 다큐멘터리 PD인 저자의 노력에 힘입어 두꺼운 책이 완성됐다. 저자는 총비서의 소련 유학 시절 박사논문과 대학 졸업논문까지 꼼꼼히 찾아 반영했다. 대학 동기들과 기자 시절 동료들이 증언한 여러 자료들을 샅샅이 뒤졌다. 베트남공산당 기관지 <공산잡지> 기자로 들어가 30년가량 ‘펜의 복무’를 했다는 부분이 눈에 띄는 게 사실이다. 거기서 어떤 기사를 썼는지도 책에 자세히 소개돼 있다. 하노이시 당비서, 국회의장을 거쳐 베트남 국가권력 서열 1위에 오르는 과정이 다큐처럼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혁명을 하고도 국민들이 못 산다면, 혁명을 안 한 것만 못하다.” 그는 호찌민 주석이 남긴 이 유훈을 늘 가슴에 새기고 산다. 조철현 지음/라운더바우트/420쪽/2만 5000원.
[잠깐읽기] 실체 없는 불안에서 벗어나는 법
서울대 김영민 교수는 책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에서 매일 아침 죽음을 떠올리며 얻는 ‘하루의 원동력’에 대해 말한다. 죽음이 항상 내 주위를 맴돌고 있다고 생각하면, 주어진 하루가 새삼 귀하게 느껴진다는 얘기다. 매일 반복되는 24시간을 먼지로 여길지 금으로 여길지는 온전히 각자의 마음에 달렸다. 마음은 개인의 삶도 휘두른다. 걱정과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이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위축된 삶을 살 수밖에 없다. 똑같은 하루를 보내더라도 사람마다 만족감이 제각각인 것도 이 때문이다. 책 <마음의 안부를 묻는 시간>은 ‘욕먹을까 봐’, ‘실수할까 봐’, ‘버림받을까 봐’ 등 여러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을 위한 마음 쉼터다. 부산에서 독서 치유 상담사로 활동 중인 저자가 25명의 마음을 들여다본 기록을 바탕으로 불안감의 원인, 해결 방법 등에 대해 써 내려갔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미리 걱정하는 ‘망상 불안’으로 고통을 호소하던 이들이 상담을 통해 변해가는 과정이 책 속에 생생하게 녹아있다. 저자는 ‘불안(不安)’을 ‘안(安)’으로 바꾸려면 불안을 일으키는 감정을 알아차리기만 하면 된다고 조언한다. 불안을 일으킨 생각에 이름을 붙이면 불안은 점점 힘을 잃게 된다는 설명이다. 불안의 정체를 알게 된다면 레고에서 블록 하나를 떼어내듯 손쉽게 편안함을 찾을 수 있다. 어릴 적부터 겪은 가정폭력에서 비롯된 망상 불안을 스스로 극복한 저자의 서사도 인상깊다. 어린 학생이 고맙다며 건넨 사탕이 아까워 아직도 보관만 하고 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책 곳곳에서 따스함이 묻어난다. 타인의 평가가 무서워 자신을 감춰왔다는 저자는, 역경을 딛고 책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는 ‘디다봐 학교’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지금 이 순간, 왜인지 모를 불안함을 갖고 있다면 책에 상담 신청해 보는 것은 어떨까. 윤주은 지음/문예춘추사/280쪽/1만 6800원.
혐오스런 청바지의 일생으로 살펴본 이 시대의 불공정
옷장을 열어보라. 당신은 청바지를 몇 벌이나 가지고 있나. 나는 세어보니 네 벌이었다. 누구나 몇 벌씩의 청바지는 가지고 있다. 가장 흔한 옷 중 하나. <지속 불가능한 패션 산업에 이의를 제기합니다>는 우리가 흔히 입고 버리는 청바지를 통해 현 패션 산업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부제가 거의 느와르급이다. ‘훼손, 오염, 유린과 착취로 뒤범벅된 청바지 잔혹사’다. 패션 기업가이자 연구자인 저자는 청바지의 탄생에서부터 소멸에 이르는 전 과정을 철저히 뒤쫓는다. 미국 텍사스의 목화밭에서 출발한 그의 여정은 곧바로 중국 샤오싱의 방직공장으로 옮겨간다. 그곳에서 그는 염료와 화학약품으로 뒤범벅된 강물에 압도당한다. (청바지가 될) 면화는 왜 굳이 텍사스에서 지구 반대편 중국으로 건너갈까. 고민은 방글라데시의 닭장 같은 옷 공장에 이르러 분노로 바뀐다. 2014년 방글라데시에선 서구 의류 브랜드의 대규모 하청업체인 라나 플라자의 공장이 기계 무게와 진동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했는데, 밖에서 걸어 잠근 방화문 때문에 1134명이 죽고 2500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어 저자가 찾아간 곳은 온라인 마켓 아마존 물류센터. 로봇처럼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곳을 거쳐야 비로소 우리는 한 벌의 청바지를 입을 수 있다. 저자의 여정은 여기(생산과 유통)에서 끝나지 않는다. 소비자가 청바지를 구매한 이후의 과정에도 문제는 계속된다. 우리는 채 몇 번 입지도 않고 싫증난 청바기가 분리수거함에 들어간 이후 어떻게 되는지 관심이 없다. 아니, 비록 나에게는 쓸모가 없어졌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물건이 유용하게 쓰이기를 바라는 선한 기대감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선한 의도와는 별개로 그렇게 버려지는 옷의 물량은 너무 많다. 처치불가. 결국 우리가 분리수거함에 헌 옷을 기부(?)하는 행위는 지구 반대편 누군가에게 엄청난 쓰레기를 떠넘기는 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 길었던 저자의 여정은 아프리카 르완다의 헌 옷 쓰레기산에서 비로소 끝이 난다. 수 년 전 르완다는 외국으로부터의 헌 옷 수입을 금지했다. 그런데 이런 결정이 당시 미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트럼프는 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에 따라 르완다에 부여하던 여러 혜택을 중단했고, 결국 르완다는 미국 쓰레기를 거절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자국산 의류를 미국에 수출할 때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전 세계에서 1년에 팔리는 청바지가 무려 12억 5000만 벌, 그중 미국에서만 4억 5000만 벌이 팔린다. 미국 여성들은 청바지를 평균 일곱 벌 갖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가운데 ‘미국산’은 없다. 왜일까. 저자는 몇 년에 걸친 투어 끝에 마침내 결론에 도달한다. 모든 옷은 평등하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종, 젠더, 계급, 지역 등 각종 차별 위에서 한 벌의 옷은 탄생한다. 패션은 원료 생산부터 의류 제작, 제품 유통, 폐기물 처리까지 시종일관 바닥 찍기 경쟁이다. 생산성은 높이고 원가는 낮추기 위해 (이 책의 부제처럼) 훼손과 오염, 유린과 착취를 일삼는다. 지금 입고 있는, 마냥 편하기만 하던 청바지가 갑자기 한없이 불편하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책.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불편함을 새삼 깨달게 한 저자의 취재 열정(거의 세계일주 수준이다)과 날카로운 통찰에 경의를 표한다. 맥신 베다 지음/오애리·구태은 옮김/학고재/400쪽/2만 2000원.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 브루흐·브루크너 만난다
지난해 창단 30주년을 맞았던 (사)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BSO)가 오는 28일 오후 7시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제56회 정기 연주회를 연다. 사실 민간교향악단은 재정 자립을 위해 늘 안간힘을 쓰다 보니 정기 연주회를 여는 것조차 버거울 때가 많다. BOS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올해는 다행히 부산문화재단의 지원으로 정기 연주회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번 정기 연주회 타이틀은 ‘낭만의 온도’이다. BSO 관계자는 “오충근 BSO 예술감독 지휘로, 봄에 듣는 클래식 3B의 낭만”이라면서 “부산(Busan)심포니가 브루흐(Bruch)와 브루크너(Bruckner)를 들고 관객을 만난다”고 설명했다. 1부에서 연주할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G단조 작품 26은 작곡가 작품 중 가장 사랑받는 곡으로, 바이올린 독백으로 시작해 풍부한 서정과 함께 오케스트라와 주고받는 격정을 보여준 뒤 절정에 이르러 단숨에 끝내 후련한 환호를 선사한다. 아마도 브루흐가 이 작품을 작곡하지 않았다면 그의 명성은 지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할 정도이다. 브루흐라는 작곡가를 이해하기 위한 출발점인 동시에 브루흐로선 평생 그가 뛰어넘어야 하는 과제이기도 했다. 아름다운 기교와 열정을 보여줄 바이올린 협연은 송지원 이화여대 교수가 나선다. 송 교수는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이 최다 우승자로 선정할 만큼 ‘콩쿠르 퀸’으로 불린다. 2부는 올해로 탄생 200주년을 맞이한 브루크너의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오스트리아 작곡가 안톤 브루크너의 9개 교향곡 중 처음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았고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이다. 브루크너 교향곡 중 유일하게 부제(‘로맨틱’)가 붙어 있으며, 웅장하고 환상적이다. 브루크너가 50세 때 완성한 곡이지만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쳤던 만큼 여러 판본이 있다. 이번 정기 연주회에선 1881년 판(하스판)으로 연주하고, 연주 시간은 대략 1시간 10분으로 예상된다. 오충근 예술감독은 “부산에선 실연으론 좀처럼 듣기 어려운 브루크너 곡인 만큼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가장 최근엔 지난해 3월 홍석원(차기 부산시향 예술감독, 현 광주시향 상임지휘자) 지휘로 부산시향이 브루크너 교향곡 6번을 연주한 적이 있다. 입장료 R석 3만 원, S석 2만 원, A석 1만 원(전석 학생 50% 할인). 예매처 인터파크. 문의 051-621-4577.
[부산일보 오늘의 운세]4월 28일 일요일(음 3월 20일)
4월 28일 일요일(음 3월 20일) ◎-大吉 ○-吉 △-平 X-凶 쥐 96년생 의기소침 말고 이상을 높이 하라. 84년생 근거 없는 편견은 버리는 것이. 72년생 새로운 인간관계나 거래처를 만드는 것은 실속이 없는 모양. 60년생 의심하지 말고 믿어도 손해가 되지는 않을 듯. 48년생 좋은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을 경계해야. 36년생 주변은 소란스럽고 복잡해도 나에게 직접 영향은 없을 듯. 금전-△ 애정-○ 건강-◎ 소 97년생 성실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여야 칭찬이 따를 듯. 85년생 낚싯대를 던져 놓고 항상 준비해야 한다. 73년생 혼자서 연구하고 걱정해봐야 전문가 한 마디보다 못하다. 61년생 모든 일을 일단 중단하고 재검토하라. 49년생 내 곁을 떠난 것은 인연이 다한 것이니 생각지 말아야. 37년생 주변 변동을 통하여 새로운 국면이. 금전-○ 애정-△ 건강-○ 범 98년생 지금 힘들어도 성실함을 보여라. 86년생 가고자 하는 뜻만 세우면 길은 열리는 운. 74년생 나도 실수할 수 있으니 남의 실수도 너그럽게. 62년생 접촉 사고나 시비에 주의하고 약간의 금전 희생이 필요할 수도. 50년생 남의 일로 바쁜 날. 즐겁게 도와주어라. 38년생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남에게 누설 말아야. 금전-△ 애정-○ 건강-△ 토끼 99년생 고집을 부리지 말고 주변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87년생 사람을 믿는 것은 좋으나 조심해야 할 듯. 75년생 인내와 성의를 베풀면 여러 가지 보상 발전이 따를 듯. 63년생 내 상황을 주변에 알리면 괜한 잡음만 돌아올 듯. 51년생 보상과 결실의 운이라 열매를 맺을 듯. 39년생 막연한 희망은 버리고 현실에 대처해야. 금전-○ 애정-○ 건강-△ 용 00년생 노력한 만큼의 정직한 결과가 나오는 편. 88년생 새로운 생각으로 삶의 전환을 가져보도록 하여라. 76년생 모든 것을 새롭게 할까 망설이는 마음이 생길 수도. 64년생 생각대로 밀어 붙이면 좋은 결과로 돌아올 듯. 52년생 콩인지 팥인지 확실히 구별해야. 40년생 이때까지 묵었던 문제에 정리 매듭의 시기가. 금전-○ 애정-○ 건강-△ 뱀 01년생 평범함 속에서 안정을 찾아가는 날. 89년생 분수를 지키고 착실히 처세를 하면 매사가 길. 77년생 마음을 비우고 내려다 보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질 듯. 65년생 나의 실패를 다른 사람이 성공의 발판 기회로. 53년생 허욕을 가지고 하고 있는 일을 변화하면 도리어 불리할 듯. 41년생 번잡하고 시끄러운 것은 피해야. 금전-○ 애정-△ 건강-○ 말 02년생 눈높이를 높여도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90년생 질투심은 버리고 반감도 버리는 것이 나에게 이로울 듯. 78년생 미루지 말고 할 것은 빨리 해야. 66년생 많이 들어오고 또 나가는 날이니 일희일비하기도. 54년생 등잔 밑이 어두우니 문서상의 허점을 잘 살펴보아야. 42년생 감정의 기복이 있더라도 잘 챙겨 먹어야. 금전-○ 애정-X 건강-△ 양 03년생 열심히 모든 일에 열정을 다할 것. 91년생 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심난할 수도. 79년생 월권 행위를 하지 말고 분수를 지키면서 기다려야. 67년생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은 길하고 일이 없는 사람은 평탄. 55년생 정보를 이용한다면 작은 행운을 잡을 수도. 43년생 마음을 굳게 가지고 인내하면 만사가 길. 금전-△ 애정-○ 건강-△ 원숭이 04년생 활발한 기운으로 기분이 좋아지고 웃을 일도 생긴다. 92년생 쌍으로 즐거운 일이 생길 듯. 좋은 하루. 80년생 성취를 이룰 운이니 활동량을 넓혀라. 68년생 새로운 뜻을 잉태하듯 만사가 새로이 시작되는 길한 운세. 56년생 아직은 힘이 있으니 노익장을 과시할 일이. 44년생 인생 지혜를 발휘하면 명예의 상승이. 금전-○ 애정-○ 건강-○ 닭 05년생 말로만 하지 말고 실천을 해야 결과가 따를 듯. 93년생 일종의 시험을 당하는 수이나 지혜로 극복. 81년생 계획된 것을 차근차근 준비하면 새 일도 감당이 될 듯. 69년생 인내하지 않으면 모든 일이 다 수포로 돌아갈 수도. 57년생 남 좋은 일 시키고 실속은 다소 박할 수도. 45년생 약간의 구설이나 잡음이 따를 수도. 금전-△ 애정-△ 건강-○ 개 94년생 실력을 발휘하여 매사에 실속을 차릴 듯. 82년생 변화의 기운이니 평소 정치력 따라 결과는 다를 듯. 70년생 원래 사기나 배신은 믿던 사람에게 당한다. 58년생 초운은 좋은 운이 아니나 말에 가서 좋은 결과로 드러날 듯. 46년생 실패 수 있으나 천천히 진행하면 만사가 길한 모양. 34년생 신경성 위장병에 주의를 해야. 금전-△ 애정-○ 건강-△ 돼지 95년생 시간이 지날수록 유리해지니 걱정하지 마라. 83년생 경솔하게 행동하면 근심이 발생할 수. 71년생 귀인이 오는 운이니 주변에 잘해두면 생각 못한 이득이. 59년생 남의 말은 조심해서 해야. 나중에 후회하게 될 수도. 47년생 남의 일에도 가담 말고 내 할 일만 해야. 35년생 서로가 피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수월한 모양. 금전-△ 애정-△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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