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보는 문화]筆 頭(붓 필/머리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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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곧은 선비가 필두되어 바른 뜻을 펴면

한자병기(한자병기) 문제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서명운동도 있을 터인데,이럴 때마다 누구를 필두로 할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누구를 필두로 해서 무슨 뜻을 개진하든,서로간에 극단적인 언사만은 피했으면 한다.

필두란 어떤 일을 하거나 연명(연명)으로 청원할 때 맨 앞에 이름을 올리는 사람을 가리킨다.필두는 일종의 대표자격이므로 어떤 사람이 필두가 되느냐에 따라 여론의 향배가 달라질 수도 한다.

이처럼 필두는 대개 그 일의 주모자로 인식되기 때문에,위험부담이 있는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는 주모자를 감추기 위해 원형으로 서명하기도 한다.예전에 기개가 있는 선비들은 국왕이나 조정의 잘못에 대해 목숨을 걸고 그 시정을 요구하는 상소문을 올리곤 했는데,이때 맨 먼저 이름을 올리는 사람에 대해서는 필두라는 말 대신 소두(소두)라는 말을 쓴다.

창끝은 한 사람만을 위협할 뿐이나,올곧은 선비가 한 번 붓을 휘두르면 천하의 민심이 움직인다.이처럼 문장은 창보다 천배 만배 무서운 힘인지라 "병기 (병기)"라는 뜻의 봉(봉)을 붙여 필봉이라 한다.정론(정론)을 펴는 선비는 날카로운 필봉을 휘둘러 권력자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도 하지만,그 때문에 화(화)를 입기도 한다.이른바 필화이다.

터럭 하나로 붓을 이룰 수 없듯,한 사람의 필봉만으로는 여론을 움직일 수 없다.필두를 따라 써내려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 모여 대하(대하)같은 여론을 이루고,세상을 바꾸는 것이다.그 마음들을 묶어 바르게 이끌어가는 이가 필두임은 물론이다. 김성진.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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