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김순희, 사상 첫 `금빛 바벨` 기대
여자 최정상급 기량에다 중국불참 가능성

"배를 바에서 너무 떼지말고 좀 더 붙여 봐."
박태민(33) 여자역도대표팀 코치가 태릉선수촌 역도경기장 입구에 기대 선 채 훈련중인 김순희(23.경남도청)에게 잘못된 자세에 대해 한 마디 했다.
잠시 숨을 돌린 김순희가 그의 조언을 머리에 새겨넣고 재차 바벨을 들어올리자 박 코치는 만족한 듯 금새 밝은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래,그렇게 하는 거야."
후텁지근한 실내에서 하루 5시간씩 쇳덩어리와 씨름하는 고된 훈련일정에도 김순희는 피곤한 기색 한 번 짓지 않는다.
"순희가 워낙 성격이 밝고 낙천적인데다 집념이 강해 하루 약 2만5천kg의 바벨을 들어올리는 힘든 훈련량을 잘 소화해 내고 있다"는 박 코치는 "시드니올림픽에서 한국여자역도사상 첫 "금빛 바벨"을 들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는 75kg급에 출전하는 김순희의 최근 기록이 세계정상급인데다 강력한 라이벌인 중국선수의 출전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
김순희는 지난해 11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세계여자역도선수권대회에서 같은 체급의 수지아오(중국)에 5kg이 뒤져 종합순위는 2위로 밀렸지만 용상에서 135kg을 들어올려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특히 올림픽사상 처음으로 시드니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여자역도는 1개국에 4체급까지만 출전을 허용함에 따라 현재 거의 전체급에서 세계랭킹 1위에 올라있는 중국이 김순희가 출전하는 75kg에 자국선수를 내 보내지 않을 공산이 큰 것도 그의 금메달 획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중학교까지 육상 원반던지기 선수를 하다 경남체고로 진학하면서 뒤늦게 역도로 전환한 김순희는 타고난 골격에서 나오는 힘을 바탕으로 바벨을 잡은지 11개월만에 국가대표로 선발됐고,6년만에 세계정상에 오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역도는 여자부에서 김순희와 함께 부산 동호여상 출신의 문경애(21.한국체대.75kg이상) 등 2명이 출전티켓을 땄으며,남자부는 김태현(31.무제한급) 최종근(24.105kg급) 김학봉(27) 이배영(21.이상 69kg급) 황규동(25) 김영태(25.이상 56kg급) 등 6명이 출전한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6위의 문경애는 이 체급 우승자인 딩메이유안(중국)에 40kg이나 뒤져 메달획득 보다는 차세대 역사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며,아시안게임 3연패(90.94.98년)와 96애틀랜타올림픽 4위에 올랐던 김태현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3위의 최종근과 동메달 이상을 노리고 있다.
또 지난해 세계선수권 58kg급 용상에서 금메달을 딴 북한 여자역도의 간판 리성희도 금메달이 기대되고 있다.
최근 취약종목인 인상 연습에 주력하고 있다는 김순희는 "기록경기인 만큼 중국선수가 엔트리에 포함될지 안될지 여부에 상관없이 중국벽을 넘기 위해 나 자신과 싸움을 하고 있다"고 금메달을 향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태릉선수촌=박찬주기자
cha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