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현과 밴드... 흥행 상관없이 한 몸
1964년 '애드포' 데뷔, 80년대 '세 나그네'
'밴드는 음악을 독립시키는 작업이다. 밴드의 하모니야말로 대중음악의 기본이다. 지금은 컴퓨터로 밴드를 만들 수는 있지만 그 때는 밴드를 통해서만이 앙상블의 소리를 창조할 수 있었다.'
신중현의 기나긴 역사는 동시에 밴드와 함께 동행한 역사이기도 하다.
1964년 데뷔 팀이었던 '애드포(Add4)'로부터 80년대의 마지막 밴드 '세 나그네'에 이르기까지 그의 음악 중심에는 흥행의 성패와는 상관없이 언제나 밴드가 있었다.
양지의 모든 성공을 맛본 신중현이었지만 74년 '엽전들'의 예외를 제외하면 그는 그가 그토록 심혈을 기울였던 밴드는 모두 시장에서 실패했다. 그것은 한국 사회가 록음악에 대해 부여한 일종의 저주였다.
하지만 그의 모든 음악적 백미는 '덩키스'와 '퀘션스',그리고 무엇보다도 '더 맨' 같은 60년대 말과 70년대 초의 밴드 음악에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름다운 강산'만 하더라도 세 밴드의 버전이 있다.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스케일이 큰 뮤직파워 버전이지만 72년 '더 맨' 시절의 오리지널 연주를 들으면 이 노래가 록 '건전가요'가 아니라 거대한 혼돈의 사이키델릭 음악(Psychedelic Music·히피들의 미학에 가장 가깝게 다가선 것으로 화려하면서 환각적인 그림을 그려주는 몽환적인 음악)이었음을 알게 된다. 강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