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얄리아 새 그림을 그리자] 실시설계 마친 하얄리아, 자문위 또한번 점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지금 계획대로라면 제 가족도 공원을 자주 찾진 않을 것 같아요. 즐기고 배울 거리도 크게 없고, 뙤약볕 아래에서 수많은 인파가 쉴만한 공간도 없는 것 같습니다. 미군이 오염시킨 땅 일부라도 남겨 역사적인 교육 장소로 활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동서대 디자인학부 윤지영 교수)

"부산시가 기지 터 전체에 대해 토목공사를 하겠다는 건 이 땅이 가진 역사와 의미를 너무 간과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한번 다양한 활용 가능성 등에 대한 세밀한 점검이 필요합니다."(동아대 건축학부 김기수 교수)

공원화 재점검 이례적 민간 전문가 자문위 개최

녹지 연계·교통·역사성 보존 등 집중 문제제기

배영길 부시장 "다양한 아이디어 받아들일 때"


14일 오후 부산시청 12층 회의실. 부산시의 하얄리아 시민공원 계획을 되짚어 보는 자리가 마련되자 각계 전문가들이 다양하고 날카로운 목소리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부산시는 본보의 '하얄리아 새 그림을 그리자' 기획보도(본보 5월13~21일자 보도) 이후 녹지·공원 분야 학계 전문가를 중심으로 경제계와 시민단체 언론 정치 등 전 분야의 전문가 27명으로 기존 자문위원회를 확대, 이날 배영길 행정부시장의 주재로 회의를 열었다.

시가 공원조성에 대한 실시설계까지 마친 사안에 대해 또다시 계획을 재점검하는 기회를 갖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전문가들은 △하얄리아 공원 내 노숙자 관리 등 관리·운영의 문제 △주변지역 녹지 연계 개발 △공원과 주변 교통여건 △하얄리아 부대가 가진 역사성 보존 방안 △시민공원 주변 뉴타운 계획의 적정성 등에 집중적으로 의견을 쏟아냈다.

부산발전연구원 최치국 선임연구위원은 "부전역 역세권과 역 공간을 정형화하는 계획이 시민공원과 동시에 고려되지 않으면 부전역이 KTX중간역으로 지정되기 힘들다"며 "현재 설계상의 차량 진출입로와 주차장이 차량 수요를 제대로 수용할 수 있을지, 대중교통 연계 계획은 제대로 됐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경성대 신현무 교수는 부대 내 오염조사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하얄리아 내 환경오염 치유 과정에 과연 시민공원 조성 계획이 감안되는지 의문스럽다"며 "적어도 부산시가 추천한 인사라도 그 과정에 들어가 시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상공회의소 이경훈 상근부회장은 "동평로에 부암교차로를 지나는 고가로 자체를 제거한다면 서면 등 하얄리아 부대 주변 전체가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하얄리아 공원이 폭 40m 도로로 쌓여 섬처럼 왜 이렇게 단절돼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운을 뗀 김승남 일신설계 부사장은 "그린부산을 선언한 시가 하얄리아를 계기로 부산의 녹지체계를 다시 점검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얄리아시민공원 추진운동본부 허운영 운영위원장은 "왜 갑자기 오페라하우스니 예술의전당 부산분원같은 시설이 하얄리아 공원 내에 들어선다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 수십년간 고통받은 주민들을 위한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 배영길 행정부시장은 "어떤 경로로든 현재 설정된 계획을 토대로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할 때"라고 강조하고 "하얄리아 기지가 반환되는 과정에서 이를 토대로 공원화 계획을 하나하나 원점에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박세익 기자 ru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