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권한 축소' 실행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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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 만에 윤곽 '헌법연구자문위 개정안'

김형오 국회의장 직속 헌법연구자문위원회의 헌법개정안이 1년여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행정체제 및 선거구제 개편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한 이후 집권세력 중심으로 급속하게 확산되던 정치권의 개헌논의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국회 특위 구성·논의 과정서 진통 불가피
선거구제 개편 등 정치권 개헌 논의 탄력


김 의장은 지난해 7월 18대 국회 첫 국회의장에 취임한 뒤 이홍구 전 총리와 김철수·권영성 서울대 명예교수 등 3명의 고문과 김종인 위원장 등 13명의 정치·헌법학자로 구성된 헌법연구자문위를 발족했다. 위원회 활동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13명의 자문위원들은 여야의 추천을 받아 구성했다. 헌법연구자문위는 그동안 수차례 회의를 거쳐 28일 오후 최종 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자문위의 '다수 의견'은 사실상 의원내각제에 가까운 '권력분점형 정부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핵심은 국무총리를 국회에서 재적 과반수로 선출하되, 총리가 내각 구성권과 국군통수권을 포함한 일상적인 국정 전반의 통할권을 갖는 것이다. 총리는 치안·경제정책은 물론 이원집정부제에선 대통령이 행사하는 국방·안보·외교권도 갖는다.

대신 5년 단임의 대통령은 국가 위기상황에서 계엄선포권을 갖고 국회의 총리·내각 불신임 때 국회 해산권을 행사한다.

하지만 이같은 개헌안은 대통령을 '상징적 국가원수'의 역할에만 머물게 해 다른 대선주자들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민주당 정동영 의원 등 대부분의 유력 대선주자들은 미국식의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회 특위 구성과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상당수 대선주자들이 2012년 대권고지를 향해 열심히 뛰고 있고, 개헌안을 결정하는 국회의원들이 그들 주자들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데 내각제와 가까운 이원집정부제가 채택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그러나 자문위의 개헌안은 정치권 개헌논의의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28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내년 상반기에는 개헌이 돼야 한다고 본다"며 올 정기국회부터 개헌논의를 본격 시작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그는 "지역감정 극복을 위해서는 권력을 분산해 나눠 갖는 게 옳고, 그렇게 하려면 권력분산을 위한 개헌이 필요하다"면서 사견임을 전제로 '분권형 대통령제' 방안을 제시했다.

김형오 의장은 지난 26일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서 "개헌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요구로 개헌의 당위성, 국민적 공감대, 정치적 여건 등을 감안하면 18대 국회 전반기가 개헌의 최적기"라고 말했다.

국회 '미래한국헌법연구회'의 공동대표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이번엔 반드시 개헌을 성공해야 한다"고 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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