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 살해현장도 3평 남짓 김길태 옥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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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올초 성폭행 범행 거점으로 사용

12일 부산성폭력상담소와 부산여성단체연합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성폭력 피해 여중생의 명복을 비는 추모제'가 열렸다. 이재찬 기자 chan@

김길태가 지금까지 범행 거점으로 자신의 집 옥탑방을 사용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6월 출소한 김길태는 부산 사상구 덕포동 덕포시장에 위치한 양부모의 집에서 생활해 왔다. 낡은 1층 건물인 이 집의 옥상에는 옥탑방이 별도로 지어져 있으며 김길태는 줄곧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12일 발부된 구속 영장에 따르면 김길태는 이 3평 남짓한 옥탑방에서 이미 2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밝혀졌다.

김길태는 지난 2001년 5월 길가던 30대 여성을 납치해 10일간 이곳에 감금하고 2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피해 여성은 방 구조가 워낙 음침한 데다 늘 뒤에서 감시하는 듯한 눈빛이 느껴져 도망도 칠 수 없었고, 고함도 지를 수 없다고 진술했다. 공포에 질린 피해 여성은 큰 길에서 불과 10여m 거리에 위치한 옥탑방에서 10일을 보낸 셈이다.

피해 여성은 흉기를 소지하고 다니던 김길태가 납치와 성폭행 때마다 이 흉기로 목에 겨눠 위협했으며 "나는 조만간 자살할 테니 그때 방을 나가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 여성은 양손이 노끈으로 뒤로 묶인 채 성폭행을 당했다. 숨진 이모(13)양도 사체로 발견될 당시 노끈으로 양손이 뒤로 묶인 채 대형 옥매트류를 담는 가로 140㎝, 세로 67㎝의 검은 부직포 재질의 가방 속에 들어가 있었다. 김길태가 이 가방을 이용해 시신을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이동시키지 않았을까 추정이 가능하다. 옥탑방은 이양의 집에서 불과 300여m 남짓 떨어져 있다.

올해 초 저지른 성폭행 범행도 이곳에서 이뤄졌다. 김길태는 지난 1월 새벽 길 가던 20대 여성을 인근 건물 옥상으로 끌고 가 성폭행한 뒤 옥탑방으로 끌고 갔다. 피해 여성은 8시간 동안 감금된 상태에서 다시 2차례 성폭행 당했다.

김길태는 수배 상태가 아닐 때도 대문 대신 인근 다세대 주택 옥상을 통해 자신의 옥탑방으로 출입할 정도로 기이한 행적을 보여 바로 아래층에 살고 있는 부모조차 이러한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한편 김길태는 지난 2001년 당시 자신이 피해 여성을 감금하고 성폭행하지 않았다며 탄원서까지 올리는 뻔뻔함까지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권상국 기자 k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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