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정치비화 60년] 고인됐지만 비서진 모임 '상암회' 건재
이종혁 의원서석재의 호는 상암(想岩)이다. 1989년 동해보선 후보매수 사건으로 감방생활을 했을 때 만난 시은 고은이 지어준 것이다.
지난 2009년 고인이 된 그이지만 그의 호를 딴 측근들 모임인 상암회는 아직도 건재하다. 상암회는 그가 당의 외곽조직(나라사랑실천본부)을 맡았을 때의 개인사무실 소속 비서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비서관) 출신들로 구성된 모임이다.
이 모임이 결성된 건 그가 95년 1월 낸 자서전 '영원한 촌놈' 출간이 계기가 됐다. 매년 2~3회씩 모여 정치적 교감을 나누고, 우의도 다지고 있다.
상암회 멤버들의 면면을 보면 놀랍다.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과 김형준 청와대 의전실 선임행정관, 박재호 전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김영국 현 민주당 손학규 대표 특보, 정두환 현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이철진 KB 부동산신탁 부장, 안운환 NCS 하우징 대표이사, 최동렬 강원랜드 전무, 조승우 서울시립대 겸임교수 등 20여 명이다. 여야는 물론이고, 청와대와 경제계, 학계에 고루 퍼져있다.
여권에 발을 들이고 있는 이들은 2007년 서석재가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휠체어를 타고 MB를 지지할 때 함께한 측근들이다. 당시 측근들에게 "YS와 행보가 같아야 된다"며 MB 지지를 주문했다고 한다.
상암회는 마치 아버지처럼 서석재가 고인이 되기 6개월 전부터 장례준비에 들어갔다. 이 모임의 총무이면서 마지막까지 비서역할을 해온 안운환 대표는 "덕분에 상도동계와 동교동계가 힘을 합친 민주동지장이 될 수 있었다"고 했다. 장례식장에는 서 장관의 모체인 상도동계는 물론이고 한때 국민회의에 몸담으면서 친분이 있었던 권노갑, 한광옥, 김상현 등 동교동계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안 대표는 "어른의 굴곡진 정치인생에 가족들의 마음고생이 컸는데, 장례식 때와 1년 지난 뒤 묘비 제막식이 있을 때 여야를 막론한 거물급들이 찾아오고 위로해 주는 모습에 상당히 위로가 된 듯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돌아가시기 전에 저에게 그러데요. 정치하는 사람이 돈 없으면 안 된다고…." 서석재가 안 대표에게 남긴 유언이다. 배동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