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 보장하는 호텔 침구의 비밀

튼튼해 보이는 침대 위에 새하얀 시트와 베개가 간결하게 제자리를 잡았다. 깨끗하고 푹신한 느낌에 홀려 당장이라도 달려가 몸을 눕히고 싶은 곳, 바로 특급호텔의 베딩(Bedding)이다. 이상하게도 그곳에서의 잠자리는 실패 확률이 적다. 늦게 잠들어도 일찍 눈이 떠지고, 몸은 한결 가볍다. 숙면을 보장하는 호텔 침구의 비밀은 뭘까?
호텔 침구는 우리가 흔히 쓰는 솜과 이불커버, 또는 누빔이불과 달리 푹신한 느낌을 살린 거위털과 40수 또는 60수 면으로 된 커버로 구성된다. 천연 거위털 침구는 겨울에는 따뜻하지만 여름에 오히려 시원한 촉감을 준다. 사각거리는 느낌은 풀을 먹여야 생기므로 집에서 따라하긴 어렵고 흰색 침구 또한 때가 잘 타 부담스러우므로 가정에서는 연회색이나 베이지색 침구로 대신하면 좋다.
푹신한 거위털에 풀 먹인 40~60수 커버 사용
웨스틴호텔 3천만 달러 들여 독자 시스템 개발
특급호텔들은 또 일년 내내 실내온도를 22~23도로 일정하게 맞추고 가습기를 비치해 객실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한다. 이와 더불어 커다란 창을 낸 객실 인테리어로 심리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준다. 또한 원단이 도톰한 암막커튼과 얇고 밝은 색상의 레이스 커튼 등을 이중으로 설치해 빛과 외풍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잠자는 데 충실한 객실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직접조명 대신 은은한 간접조명을 많이 활용한다. 침대 옆 협탁이나 사이드테이블에 클래식한 조명을 2~3개 놓아두는 식이다.
실제 특급호텔들은 침대와 침구에 많은 투자를 한다. 고객들이 호텔에서 받는 가장 중요한 서비스가 안락한 잠자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세계 호텔 체인을 갖고 있는 웨스틴의 경우, 지난 1999년 3천만 달러를 투자해 독자적인 침대와 침구 시스템인 '웨스틴 헤븐리 베드(사진)'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매트리스 윗면에 특별 제작된 필로 탑 매트리스를 하나 더 깔아 완충효과를 높인 '헤븐리 베드'는 매트리스 속 900개의 코일이 신체 곳곳을 받쳐주고 매트리스 패드와 세 겹의 순면 시트, 거위털 이불과 베개로 구성된 침구 덕분에 몸을 감싸안는 듯한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김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