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덥고 지칠 땐 쾌적한 잠자리가 보약입니다
여름 침구류 가이드
낮 동안 마신 세 잔의 아이스 커피, 어쩐지 눅눅한 느낌이 드는 베개, 요란하게 돌아가는 선풍기 날개 소리, 잠이 들라치면 기습해 오는 모기 한 마리…. 요 며칠 잠과 씨름하고 계신가요? 하루 컨디션의 80% 이상을 결정한다는 잠. 오늘 하루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고 내일을 위한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받는 '건강한 잠자리'를 보송보송한 여름 침구와 함께 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시원하고 부드러운 침구, 여름 밤은 포근하다
에어컨이나 선풍기도 좋지만 시원하고 부드러운 이불과 베개가 없다면 여름 밤 단잠은 꿈도 꿀 수 없다. 예로부터 여름철 최고의 소재로 여겨졌던 모시와 삼베는 몸에 열이 많고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이라면 더 없이 유용하다. 땀 흡수율이 면의 20배에 달하고 통기성이 좋아 몸에 달라붙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유의 거친 감촉 탓에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에게는 적절치 않다. 다만 모시나 삼베 커버를 씌운 메밀 베개는 머리의 열을 식혀주는 역할을 하므로 숙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모시나 삼베의 뻣뻣함이 싫다면 부드러운 촉감을 자랑하는 인견 소재를 택하면 된다. '냉장고 섬유'라는 별명이 붙은 인견은 통풍이 잘 되는 까슬한 조직이 아니라 레이온계 자연 섬유가 주는 냉기를 느낄 수 있어 매우 시원하다. 땀 흡수력도 뛰어나고 정전기도 잘 일어나지 않아 여름 이불로 제격이다. 천연 염색을 한 제품은 시각적으로 시원함을 더하고, 얇게 솜을 넣어 누빈 제품은 포근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침대 위 패드로 깔면 좋다.
면이나 마 소재를 올록볼록한 엠보싱 모양으로 가공한 리플 소재 역시 여름 침구로 인기다. 소위 '지지미' 원단이라고 불리는 리플은 특유의 요철 모양 처리가 까슬까슬한 감촉을 주기 때문에 몸에 달라붙지 않고 통풍이 잘 된다. 또 가공 재료로 사용한 면이나 마 자체가 부드러운 소재인 데다 땀 흡수력이 좋아서 피부가 약한 사람과 어린 아이에게도 잘 맞다. 디자인은 특별한 유행은 없지만, 시원한 느낌을 주는 푸른색이나 흰색으로 물결무늬나 붓터치가 가미된 듯한 기하학적 무늬가 꾸준히 인기다.
열 많은 체질엔 통기성 좋은 모시·삼베를
'냉장고 섬유' 레이온, 하절기 이불로 적합
얇고 가벼운 순면 잠옷도 숙면에 도움 줘
#한 달 2~3회, 퀴퀴한 냄새 나면 바로 세탁기로
홑겹 또는 얇은 누빔으로 처리된 여름 침구는 수면 중 흘리는 땀 등으로 세균의 온상이 되기 쉬우므로 자주 세탁해야 한다. 모시나 삼베는 조직이 뻣뻣하고 물에 약해 손세탁 하거나 드라이클리닝을 맡겨야 한다. 손세탁 때는 반드시 찬물에 빨아 그늘에서 말리고, 약간 덜 말랐을 때 스프레이 풀을 뿌려 다림질 한다. 단, 초가을 옷장에 다시 넣어 보관할 땐 풀을 먹이지 않아야 좀벌레 등이 생기지 않는다.
인견이나 면·마 리플 소재는 혼방률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세탁기로 빨 수 있다. 하지만 직물 자체가 얇은 점을 감안해 30분~1시간 정도 세제를 푼 물에 담갔다가 세탁망에 넣어 세탁기 울코스로 돌리면 섬유 마찰이 적어 오래 쓸 수 있다. 이불이나 베개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면 바로 세탁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한 달에 2~3회 빨아 햇빛에 바싹 말려주는 것이 위생적이다.
햇빛이 쨍쨍한 날 세탁하지 않고 그냥 널어놓는 일광소독은 자주 하길 권한다.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2~3시간 정도가 자외선이 강하고 대기습도가 낮아 보송보송하게 관리하기 적당하다.
베개는 속 재료에 따라 세탁 방법이 달라진다. 솜과 오리털·거위털 베개는 물세탁하지 않고 주 1~2회 막대기 등으로 두드려 먼지를 제거하고 햇빛이 내리쬐는 베란다 등에서 말린 뒤 사용한다. 천연고무 라텍스나 메모리폼 베개 또한 물세탁해선 안 되며, 같은 방법으로 먼지를 털어내고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말려 건조하게 관리한다. 메밀이나 좁쌀 등 곡물을 사용한 베개 역시 습기가 있는 상태로 두면 벌레가 생길 수 있으므로 물세탁하지 않고, 햇볕을 자주 쬐어 보관한다.
#순면 잠옷, 아로마 향초, 따뜻한 우유 한 잔
여름 침구가 숙면에 좋은 벗이 되어주지만, 그외에도 함께하면 더 좋은 준비물이 몇 가지 있다.
우리 몸은 자는 동안에도 불편함을 감지하기 때문에 얇고 가볍고 시원한 순면 잠옷을 입자. 트레이닝복이나 면 티셔츠를 입고 자면 이불과 마찰을 일으켜 깊은 잠을 방해한다. 또 심신에 안정을 주는 아로마 향초를 침실에 켜 두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수면에 이르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공복 때문에 잠이 잘 들지 않는다면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신다. 우유의 트립토판 성분은 수면을 유도하고 적당한 포만감을 줘 잠에 도움을 준다.
안정된 수면환경 조성도 중요하다. 조명은 모두 끄고 창문에 커튼을 쳐서 가로등 불빛 등 외부의 미미한 빛도 차단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 에어컨을 1~2시간 동안 가동해 실내온도를 낮춰 선선하게 해 두는 것도 좋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취재협조=신세계 센텀시티·부산 웨스틴조선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