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 유림E&C 김양수 경영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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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높이고 분양가 낮추고 고객 눈높이 주택 제공 꿈"

지난해 창립 첫해에 '아침을 차려주는' 오피스텔과 '세대분리형' 아파트를 선보이며 부산지역 건설업계에 파란을 일으킨 유림E&C. '신생 건설업체에서 어떻게 저런 저력과 도전정신이 나왔을까'라는 의구심은 유림E&C의 경영고문 이름을 알고 나면 사라진다.

유림E&C의 경영고문은 유림건설의 전 대표로 지난 17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김양수(52·사진) 씨다. 김 경영고문이 지난해 1월 유림E&C를 설립한 것은 사실 '고육지책'이었다. "국회의원 직을 끝내고 기업가로 돌아오니 제가 설립하고 키워온 유림건설이 다른 기업에 대한 보증 때문에 법정관리에 들어갔더군요. 금융기관들이 채권 확보에만 열을 올리는 바람에 유림건설을 다시 살릴 방법이 없었습니다."

금융기관의 채권 추심으로 빈주먹이 된 그는 선친이 손자들 앞으로 남긴 정기적금을 빌렸다. 이를 종자돈으로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에 작은 사무실을 마련하고 회사를 설립했다. 월급을 받을 형편도 안 됐다. 그는 직원들과 거의 매일 저녁 서면 시장통 칼국수 집에서 소주잔을 기울였다. "돈 많은 김양수가 민생탐방 왔거니 하고 주변에서 수군거렸지만 제 형편에 갈 수 있는 곳은 거기 밖에 없었습니다."

유림건설 때 부산지역 건설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유림 노르웨이숲'이라는 브랜드를 개발해 돌풍을 일으킬 정도로, 아이디어가 풍부했던 그는 그만의 감각과 노하우를 다시 가동시켰다. 회사 인근 전포동에 오피스텔 부지가 나오자 부채를 안고 인수했다. '똑같아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아침을 차려주는' 오피스텔을 콘셉트로 '더블루'(512실)를 분양했다. "사무실이 원룸에 있다 보니 입주자들이 아침에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나온 아이디어를 마케팅에 그대로 적용한 겁니다." 초기 계약률이 100%, 소위 초대박을 기록했다.

유림E&C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7월 부산 상권의 중심인 서면에 주거와 임대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세대분리형' 아파트 '더블루秀'(381가구)를 분양했다. 국회의원 당시 주장했던 아파트분양원가 공개를 실시했다. 마침 같은 시기에 포스코건설이 '더샵센텀포레'를 분양해 실패의 우려가 높았다. 다행히 현명한 소비자의 선택으로 초기 계약률이 98%를 넘어섰다.

유림E&C는 이들 분양을 바탕으로 삼호동백아파트재건축, 덕포1구역재개발, 초량 재개발 등 입지가 우수한 재개발 물량을 대거 수주했다. 그는 "설립 첫해의 성과치고는 스스로도 놀랄 정도"이라며 "이는 직원들의 뜨거운 의지와 희생에 의한 것으로 감사의 마음으로 지난해 성과급 600%를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유림E&C는 이달 초 전남 광양에 '유림 노르웨이숲' 브랜드로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전국 진출에 나서는 한편, 이달 말 부산 동래구 안락동 '센텀더블루하이츠'(163가구)를 시행하는 등 사업의 영역을 키우고 있다. 유림E&C는 올해 비전으로 1. 2. 3.을 잡고 있다. 1조 원 수주에 2천억 원 착공, 300억 원 이익 달성을 이루겠다는 뜻이다.

"국회의원과 기업의 해체를 경험했던 지난 10년은 시련과 행복이 교차했던 시기였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에 전력하면서 주택의 질은 높이고 분양가는 낮춰 누구나 필요한 주택을 부담 갖지 않고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김수진 기자 ksc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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