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 발효액 직접 만들어보기
"큰 대야에 펼쳐 두고 저어주면 설탕과 잘 섞여요"

"이번엔 실수하지 말아야지!"
정체가 애매한 '매실액'을 만든 전철을 반복하지 않으려 발효문화공간 '연효재'가 일러준 대로 따라했다.
원동에서 수확해 온 매실 10㎏을 깨끗이 씻은 다음 잘 말렸다. 상하거나 썩은 것은 골라내고 이쑤시개나 대나무포크를 이용해 꼭지를 따내는 것으로 준비 끝 ① ②.
매실에 칼집을 내서 즙을 짜낸 것을 당도측정기에 흘려 넣어 본 결과, 매실 자체는 9.9브릭으로 나타났다③. 이는 40.1 브릭을 더해 줘야 목표치인 50브릭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수분 함량 87%, 씨 무게(20% 가량)를 감안해 '원효재'의 수식에 대입한 결과 1㎏당 640g, 즉 매실 10㎏에 설탕 6.4㎏을 넣어주면 되는 것으로 나왔다.
이는 '연효재'가 일반적으로 권장하는 '매실 무게의 70% 설탕' 기준과 얼추 맞다. 다음부터는 복잡한 수식을 걱정할 필요 없이 70%에 맞추면 되겠다.
통상의 1 대 1 기준으로 매실 10㎏에 설탕 10㎏을 투입했다면 3.6㎏의 설탕을 더 넣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설탕의 양과 미생물 발효는 반비례한다니, 적은 설탕량에 힘입어 발효가 잘 일어나 신맛이 제대로 났으면 좋겠다!
다음은 설탕과의 배합. 그런데, 담글 때부터 매실에서 씨를 분리할 궁리를 해 봤다. 칼집을 내서 손으로 일일이 까려면 시간과 노력이 만만찮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순식간에 매실을 쪼개는 '매실 작두'가 대유행이다. 3만∼5만 원에 판매하는데, 직접 만들어 쓰는 이들도 많다. 블로그 '정가네동산'(blog.daum.net/baramjaewildflowers)에서 소개한 자작 작두④를 따라 만들어 보려다 장비와 재료 부족으로 다음으로 미뤘다.
설탕을 비빌 차례다. 보통은 목이 좁은 병이나 항아리에 차곡차곡 겹쳐 넣다가 나중에 저어 주지만, 과육이 쭈글쭈글해지면 건져내라고 했으니 몇달씩 걸리지 않는다. 그리 길지 않은 기간이면 큰 대야에서 펼쳐 두고 저어주는 쪽이 수월하다⑤.
공기가 잘 통하도록 한지로 덮었다. 한달 쯤 지켜보다 설탕의 삼투압으로 유효성분이 빠져나와 매실이 심하게 쭈글쭈글해지면 그때 건져내고 진액만 병에 옮겨 담으면 된다. 이 매실액으로 유산 발효를 일으켜 볼 작정이다.
발효에 대한 이해를 조금 하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다. 발효액이 만들어지면 내친김에 와인 효모를 사서 매실 와인도 만들어 보고 싶다. 글·사진=김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