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난 고3 교실 '공무원 시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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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 대학 진학이나 재수가 아닌 공무원 시험 바람이 불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 뒤 일찌감치 공무원으로 임용되는 학생들이 점차 생겨나면서 공무원 시험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 시내 한 특성화고 3학년인 김 모(18) 양은 지난달 수능 시험 결과가 나온 뒤 대학 대신 9급 공무원 임용시험을 보기로 마음먹었다.

김 양은 "수능 준비를 하면서 이미 배운 과목들이 공무원 시험 과목에 많아 좀 더 준비하면 해볼 만할 것 같다"며 "1월부터 공무원 학원에서 시험을 준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9급 공무원시험 선택과목
사회·수학·과학 새로 생겨
합격 가능성 높아지자
취업준비 고교생 늘어
학원가엔 상담·문의 '쑥'


정부는 고등학생들의 공무원 진출 기회를 늘리기 위해 올해 공무원 임용시험 때부터 국가직·지방직 행정 9급의 시험과목을 변경했다.

기존에는 국어, 영어, 한국사, 행정법총론, 행정학개론 등 5개 필수과목을 모두 쳐야 했다.

시험과목 변경에 따라 수험생들은 이제 필수과목인 국어, 영어, 한국사와 함께 5개 선택과목(행정법총론·행정학개론·사회·과학·수학) 중 두 개를 고르면 된다.

공무원 학원들에 따르면 '사회·과학·수학의 문제 유형과 출제 범위는 수능과 다르지만 고등학생들에게는 다른 과목에 비해 익숙할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부산시는 올 한 해 특성화고 출신 8명을 포함해 고졸 학생들을 두 자릿수가량 임용했다.

부산진구 전포동 공무원 학원가에는 지난달 27일 수능 성적이 발표된 이후 공무원 시험에 대해 문의하는 고3 학생과 학부모들의 발걸음과 전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한 공무원 학원 관계자는 "수능 결과가 나온 뒤 이달 초순부터 매일 하루 2~3명의 고3 학생들이 1월에 개강하는 수업을 문의하고 있다"며 "당장 내년 상반기에 있을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일부 특성화고에서는 졸업 이후 곧장 공무원 시험을 계획하고 있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연제구청은 이 같은 고3 교실의 변화에 맞춰 고등학생의 공무원 진출을 위한 취업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연제구청은 오는 13일 오후 3시 구청 구민홀에서 고등학생들을 초청해 공무원 임용 절차와 시험 과목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취업설명회에는 이미 15개 고등학교에서 350명이 참가 신청을 마쳤다.

부산시 행정자치국 관계자는 "올해 세 차례 치러진 지방직 공무원 임용시험에서 고등학생들이 다수 합격했다"며 "넓어진 선택과목 덕분에 고등학생들의 공무원에 대한 지원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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