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해외 한국전 참전기념물 '일본해' 표기 은폐"
국가보훈처가 외국의 한국전 참전기념 시설물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것을 알고도 개선전커녕 오히려 이를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 김정훈(부산 남구갑) 의원실은 '6·25전쟁 60주년 UN참전기념 시설물 도감 실태'와 '국외 한국전 참전기념 시설물 현황' 중 동해와 일본해의 표기를 분석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2010년 '기념물 도감' 등
한반도 지도 16곳 '일본해'
사실 알고도 방치한 채 발간
이에 따르면 한반도 지도가 그려진 한국전 참전기념 시설물 71개 중 일본해 단독 표기 12개, 동해·일본해 병기 4개 등 총 16개 시설물에 일본해가 표시됐다. 반면, 동해 단독 표기는 4개에 불과했다.
특히, 국가보훈처가 10억 9천2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한 8개 시설물 중 동해 단독 표기 시설물은 미국 포트베닝 보병박물관 한국전 전시관 단 1개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예산만 지원하고, 사업 전반에 대해서는 수수방관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이 같은 사실을 2010년 9월 UN참전기념 시설물 도감 제작 과정에서 알았음에도 개선 작업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도감에 동해·일본해 병기 부분을 삭제한 채 4억 2천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엉터리' 도감을 발간했다. 이 도감은 같은 해 10월 국내외 기관에 총 4천 부가 배포됐다.
김 의원은"일본해 표기 시설물이 12개나 있음을 알고도 4년여 동안 표기 수정을 위해 별다른 노력도 없이 오히려 이를 은폐한 것은 비판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가보훈처는 "정부 공식 자료에 일본해 표기가 실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도감 발간 당시 이를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박진숙 기자 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