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제친 일본의 깜짝 금 '인프라 강화'가 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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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이 21일 오후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전에서 3위를 한 뒤 1위 하기노 고스케에게 축하를 건네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한국과 중국이 천재에 올인하는 사이 금메달은 인프라를 강화한 일본의 몫으로 돌아갔다.

박태환은 21일 오후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전에서 하기노 고스케(1분45초23), 쑨양(1분45초28)에 이어 1분45초85의 기록으로 3위를 차지했다. 쑨양과의 2년 만에 리턴매치로 화제를 모았던 경기를 자신의 이름을 딴 경기장에서 패한 셈이다. 자국 광고에서 박태환을 직접 거론하는 등 승부욕을 불태운 쑨양에게 금메달을 기대한 중국 팬들의 실망감도 컸다.

양국의 눈과 귀가 온통 두 사람의 천재에게 쏠린 사이 유유히 물살을 가르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건 일본의 하기노였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은 '중국의 독무대'로 평가받던 수영에서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은 남자 종목에서 금메달 3개를 모두 가져갔다. 메달 수만 놓고 보자면 이미 중국을 넘어선 성적이다. 자국 선수의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국제 수영대회까지 유치하는 등 공을 들인 일본 수영계의 승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박태환이 이번 대회를 변변한 스폰서도 없이 준비해 왔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결국 수영계는 선수 이름을 딴 경기장을 짓고 등 떠밀어 보냈을 뿐 정작 그의 뒤를 이을 후계자 한 명 육성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박태환은 경기 직후"마지막 25m에서 힘이 없어 '이제 나이가 들었나 보다'하며 웃었다"며 "모든 국민이 제가 금메달을 목에 걸 것이라고 했는데 이 무게감을 이겨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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