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북과 '솥바위 전설' 사업 종잣돈 군북서 빌려 '부자 예언설' 재연 관심
경남 출신 거부들과 한국 경제를 따로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만큼 막강하다.
그 중에서도 '황금의 삼각축'은 의령-진양-함안이다. 국내에서 첫손에 꼽히는 '1세대 재벌'인 이병철 삼성그룹 설립자(의령군 정곡면),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진양군 지수면),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함안군 군북면)가 당사자들. 이들에게는 '솥바위 전설'이 따라다닌다.
"의령 정암진에 가면 남강변에 솥뚜껑을 엎어놓은 듯한 솥바위(鼎巖·정암)가 있는데 조선 말 한 도인이 이 바위를 보고 '바위의 다리가 뻗은 세 방향 20리 내에 3명의 큰 부자가 태어날 것'이라고 예언했는데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문병욱 라미드그룹 회장의 집(중암리)은 조홍제 창업주의 생가(신창마을)와 대략 2㎞ 가량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방향으로 보면 솥바위에 더 가까운 쪽이다.
당연히 인연도 있다. 문 회장은 "어릴 때 조 회장님의 생가에 놀러가서 감을 따서는 도가니에 넣어 삭혀서 먹곤 했다"고 회상했다.
솥바위의 기운을 받아서일까, 문 회장의 종잣돈은 군북에서 나왔고 결국 성공으로 이어졌다.
그가 벌인 최초의 사업은 서울 망우리에서 목욕탕을 한 것인데, 총 사업비의 절반 가량인 550만 원을 모친이 인근 30여 곳에서 빌려 대주었다.
문 회장은 "당시에 제일 무서운 돈이었다. 근저당 설정도 아니고, 논 문서 내주고 돈 빌린 것으로, 못갚으면 논이 넘어간다. 잘못되면 군북 경제에도 주름살이 질 판이었는데 다행히 1년 2개월만에 다 갚았다"고 말했다.
솥바위 전설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아직은 삼성-LG-효성에 미치지 못하지만 '1조 클럽'을 훌쩍 뛰어넘은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진양군) 등을 묶어서 하는 이야기다.
이주환 기자 jh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