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팔도시장은 김팔도 씨 이름에서 유래했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올해부터 부산 수영구에서 수영문화마을 만들기가 시작되면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마을 이야기가 드러나고 있다. 사진은 수영팔도 상가시장 입구 모습. 부산일보DB

"수영팔도시장은 상인 김팔도 씨가 시장 안에 상가 건물을 지으면서 이름 붙여졌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7일 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 박진명 기획팀장의 말이다. 이 조합은 부산 수영구청과 함께 수영문화마을(가칭) 조성 사업을 하고 있다.

"팔도시장 이름의 유래는 
재일교포 상인 김팔도…"
"인구 1만 8천 명 수영동에 
점집 100개 넘는 까닭은?" 
수영문화마을 사업 시동걸자 
곳곳에서 '스토리' 쏟아져


도시 재생을 위해 올해부터 3년간 수영문화마을 만들기(본보 지난달 20일자 9면 보도)가 시작되면서, 그동안 몇몇만 알던 오래전 마을 이야기들이 드러나 관심을 끌고 있다.

조선 팔도에서 토산물이 모였다고 해서 팔도시장이라고 부른다는 설도 있지만, 상인 김팔도 씨로부터 파생된 이름이라는 설이 주민들 사이에서 더욱 확신을 얻고 있다.

지금도 일제시대 김 씨가 이곳에 상가 건물을 세웠다는 얘기가 회자된다. 흔히 수영팔도시장으로 부르는 시장의 공식 명칭이 왜 '수영팔도 상가시장'인지가 설명된다. 지금도 김 씨가 세웠다는 건물이 시장에 남아있다. 하지만 광복 이후 김 씨는 상가를 정리하고 일본으로 건너 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김 씨가 원래 재일교포라는 설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수영팔도시장은 조선시대 '좌수영장((左水營場)'이라는 이름으로 5일장이 열렸던 지역에 생겼다. 1832년 '동래부 읍지'라는 기록물에 따르면 매월 5일부터 5일 간격으로 매달 6번 좌수영장이 열렸다.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시장의 역사가 오래됐지만, 수영팔도시장이라는 이름은 비교적 최근에 붙었다.

박 팀장은 "만약 김팔도 씨로 인해 수영팔도시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면 문화마을 이름으로 '수영팔도문화마을'은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어서 현재 마을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마을 이름 후보로는 수영팔도문화마을, 수영곰솔문화마을, 수영성문화마을, 수영말뚝이문화마을 등 4개가 있고, 그 외 주민들의 기타 의견을 받는다.

수영문화마을 조성 사업이 박차를 가하면서 이 외에도 재밌는 사실들이 여럿 나왔다.

그 중 하나로 수영동이 전국에서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점집이 있는 동네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주민이 1만 8천 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이지만 현재 운영중인 점집만 100개 상당이라고.

좌수영성지가 있어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묶이면서 개발이 제한된 점이 오히려 점집을 번성하게 한 원인으로 추정된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곰솔나무, 푸조나무 등 수령이 500년 가까이되는 오래된 나무들이 큰 훼손없이 마을을 지키고 있고, 지난 30년간 건물 가격에 큰 변동이 없어 무속인들이 오랫동안 뿌리를 내렸다는 설명도 곁들여진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