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차 배우 조현재의 포부 "'믿고 보는 조현재' 되고 싶다"(인터뷰②)

[비에스투데이 김상혁 기자] (①에 이어)
조현재는 한도준이라는 인물이 이해가 간다며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처지의 안타까운 사람이라고 했다.
"한도준은 결핍이 많아요. 알고 보면 소외되고 서러움을 받는 캐릭터죠. 아버지는 아들을 내팽개치고 돈과 명예만 좇으며 여진이 만 챙기다 보니 한도준은 서러움 속에서 자라게 되죠. 커서는 이채영(채정안)에게 버림받게 되고. 그러다 보니 남는 건 권력밖에 없어요. 또 주변에는 도준을 이용해 먹으려하는 사람들 뿐이다 보니 더 악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사랑받지 못하고, 사랑을 줄 수도 없었던 한도준이었기에 악행을 부채질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래서 도준을 더 사악하게 만들었어요. 아마 진정으로 도준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었다면 그렇게 삐뚤어지지 않았을 것 같아요."
조현재는 한도준을 더 사악하게 표현하기 위해 연구도 많이 했다. "악한 감정을 가지려고 어떻게 하면 더 야비하게 보일까 생각했죠. 목소리, 표정, 눈짓 같은 것을 많이 살폈어요. 혼자서 리딩도 해가며 연구했죠. 여태껏 살면서 만나온 사람들의 야비했던 포인트, 싫어했던 모습을 포착해 캐릭터에 입히려 노력했어요."
한도준은 악했지만 모든 것을 잃고 난 후 오히려 평안해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채영(채정안)과의 관계 회복에서 그런 면을 보였다. 하지만 그 부분을 풀기에 시간이 너무 짧았다.
"이채영과의 관계를 좀 더 풀었더라면 드라마가 더 풍성해졌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정과 전개상 그걸 줄여서라도 표현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짧은 시간 안에 보여드려야 했죠. 한도준은 애초에 이채영을 사랑하고 있었고, 하지만 돌려받지는 못했기 때문에 이를 표현하는 데 있어 행복한 부분이 나오질 않았어요. 그런데도 이채영과의 멜로를 칭찬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용팔이'의 결론은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 조현재는 과연 만족하고 있을까?
"사전제작이 아니라서 급하게 제작된 감이 있어요. 그로 인해 살짝 부자연스러운 면이 있긴 했지만 그 안에서의 캐릭터들은 모두 좋았다고 생각해요. 작가님도 급히 연장 분량 쓰시며 마무리 하실 때 힘들었겠지만 나름 해피엔딩으로 잘 끝났다고 봅니다. 모두 노력 많이 하시고 시청률도 잘 나오고. 그렇게 급하게 잘 만들 수 있는 건 우리 밖에 없을 거에요."
'용팔이'로 크게 각인됐지만, 조현재는 1년에 꼭 한작품씩 하는 '꾸준파'다. 그가 쉼 없이 달리는 원동력이 궁금했다.
"20대 때는 쉴 시간도 없이 너무 달렸어요. 군대도 다녀오고 회사도 옮기고. 그때는 생계 문제도 있고 가장 역할도 짊어지고 해서 집중도 있게 연기하지 못했던 거 같아요. 하지만 30대 오면서 그런 부분이 해소되니 연기 자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일도 즐기면서 하고 싶고. 연기에 대한 갈증은 같은데 여유는 더 생긴게 이유인가 싶어요."
이처럼 없던 여유가 생겼다. 그렇게 된 터닝포인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자연스럽게 생긴 듯해요. 예전보다 캐릭터적으로 더 명확하게 대중을 만나고 싶고, 신뢰도 더 드리고 싶고요. 20대 때 사실 즐기며 해야 했는 데 그러지 못했죠. 지금은 일하는 게 즐겁고 촬영장에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라고 설명했다.
혹시 이런 마음가짐이 첫 악역의 쾌감을 느낀 이후 생긴 것이 아닐까 하는 장난스러운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또 악역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닌지 물었다.
"다른 캐릭터도 해보고 싶어요. 배우로서 안 해본 캐릭터가 많기에 해보고 싶은 게 많아요. 액션이나 누아르 좋아해서 그쪽도 해보고 싶어요. 그렇지만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새로운 모습만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첫 악역을 성공적으로 마친 조현재는 아직 차기작을 결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현재가 나오면 재미있다는 소리를 듣는 것, 그게 신뢰를 주는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포부를 밝힌 그의 선택을 지켜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사진=비에스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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