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열전] 제2회 몽백합배 결승 5번기 최종국-이세돌 최종국에 나서다
○ 이세돌(9단·2승 2패) ● 커제(9단·2승 2패)

이제 최종국이다. 1, 2국은 이미 본 것처럼 1승씩 나눠 가졌고, 이후 3, 4국에서도 1승 1패. 이제 최종 5국에서 몽백합배의 주인이 가려지게 된다. 간략히 정리하면, 1국을 기분 좋게 승리한 이세돌은 2, 3국에서 연패를 당해 막판에 몰렸다. 그러나 4국에서 필승의 바둑을 구사하던 커제가 끝내기 실수로 범하면서 한 판을 내주었다. 이세돌로서는 천운이 함께하면서 기사회생하였다.
다시 돌을 가려 이세돌이 백이다. 일단 커제가 백을 들고 두고 싶어 하는 선수이므로 거꾸로 상대가 선호하는 쪽을 주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 운이 좋다고 하겠다.
1부터 4까지 흑 돌과 백 돌이 깔리는 모습은 2국부터 4국까지 진행된 포석과 똑같다. 포석 단계에서 어떤 수가 잘못되었다기보다는 그냥 상대에게 기세로는 지고 싶지 않다는 뜻이 더 강할 것이다.
커제가 잠시 생각하더니 흑 5의 눈 목 자로 굳히면서 지난 경기와는 달라졌다. 그동안 흑 '가'의 날 일 자로 굳히는 진행이 연속해서 등장했지만, 이번만큼은 심기일전해보겠다는 뜻.
흑 9로 좌상귀 화점에 하나 걸쳐 둔 후 다시 흑 11로 눈 목 자로 걸쳐 갔다. 이세돌로서는 첫 번째 선택의 기로를 맞았다. 여기서 점잖게 백 '나'로 받아 주느냐, 아니면 '다'로 갈라치느냐의 선택일 것이다. 보통 이세돌의 기풍을 고려한다면 당연히 갈라치기겠지만, 오늘 중요한 승부이니만큼 그냥 받아 둘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진재호 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