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항 인프라 구축 '지지부진'] 외국에선 어떻게
상하이 푸둥 '원형 보행교' 만들고 요코하마 '공중보도'로 건물 연결
루자쭈이 보행교. 연합뉴스중국 상하이 푸둥의 금융 중심지인 루자쭈이(陸家嘴)에는 각 건물을 연결하는 원형 보행교(사진)가 있다. 높이 5.5~8m의 인도교 형태로 상하이세계금융센터(SWFC)를 비롯한 주변 건물을 연결하도록 설계해 보행 편의성을 높였다. 관광객들은 차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고, 교통 흐름 측면에서도 도움이 돼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밤에는 야경도 아름다워 관광객들이 한 번쯤 들러볼 만한 관광 명소로 각광 받고 있다.
북항 재개발지역도 건물을 다 짓고 난 뒤에 각 건물간 연계 방안을 만드는 것보다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미리 보행 편의성을 고려하는 것이 시간이나 비용 면에서 나을 거란 의견이 나온다.
걷기 편해 유동인구 증가
야경 예뻐 관광명소 부상
부산의 한 건축 전문가는 "사람들이 접근하기 편해야 유동인구가 더 많아질 것 아니냐"며 "건물끼리 연결이 잘 돼 있으면 이 쇼핑몰, 저 쇼핑몰 돌아다니며 관광객들이 지갑도 더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도쿄 만에 들어선 거대한 상업·레저 복합시설인 도쿄 오다이바도 건물간의 연계가 잘 돼 있기로 유명하다. 웬만한 건물은 다리로 연결돼 있어 힘들게 차도를 건너다니지 않고도 각 건물을 돌아볼 수 있게 돼 있다. 도쿄 도는 이곳을 명품 신도시로 만들기 위해 건축 디자인을 다양화 하고, 다른 건물에 가려 바다를 못 보는 건물이 없도록 층수 조정도 세심하게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코하마의 '미나토미라이21'(21세기 미래 항구라는 뜻)에도 역과 주요 건물을 연결하는 공중보도가 있다. 보행자 전용통로에는 무빙워크도 설치돼 있다. 지하공간 역시 선큰가든(지면보다 낮춰 광장이나 통로로 사용) 형식으로 연결돼 있어 이동이 편리하다.
부산의 한 도시계획 전문가는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도 용도가 사라진 고가 철도를 보행 통로이자 공원으로 만들어낸 유사 사례"라며 "북항이 세계 어디에 내어놓아도 뒤처지지 않을 명품 재개발 지역이 되려면 뉴욕, 상하이, 도쿄를 뛰어넘는 공간 구성과 도시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