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운명의 일주일] 갈림길 선 황교안 권한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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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각 땐 사의 후 대선 행보 인용 땐 복잡해지는 셈법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선택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여당인 자유한국당은 연일 황 권한대행가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면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황 권한대행은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대선 출마를 예상하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국무총리실 주변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황 권한대행은 탄핵심판에 대한 결론이 나온 뒤 얼마간 지지율의 추이를 지켜보며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탄핵심판이 인용되고 탄핵 정국이 일단락되면, 숨죽이고 있던 보수 진영이 다시 세 결집을 시도할 수 있다. 이 경우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출마 결심도 빨라질 수 있다. 현재 황 권한대행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10~15% 안팎으로 보수 진영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탄핵인용에 따라 보수진영이 결집할 경우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은 얼마든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 탄핵심판이 인용된 상황에서 황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하게 되면 '심판이 선수로 뛴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가 출범해야 한다는 점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반대로 헌재가 탄핵심판을 기각하면 박 대통령이 곧바로 대통령직에 복귀하게 된다. 이 경우 황 권한대행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후 황 권한대행이 이번 탄핵정국에서 보수 진영의 '대안'으로 부상한 만큼 한국당에 입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기각되면 차기 대선은 올 12월에 치러지게 되는데 그때까지 보수진영의 전열을 재정비해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 2일 조찬기도회에서 "사람이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라고 말한 것을 두고 여권 인사들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정치적 여건에 따라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석호 기자 psh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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