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먹거리X파일' 대왕카스테라 논란… 시청률 의식한 여론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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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X파일' 대왕카스테라. 채널A 방송 캡처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먹거리X파일'이 대왕카스테라의 일부 제조 과정에서 식용유와 화학첨가물이 들어갔다는 내용을 12일 오후 방송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먹거리X파일'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검증과 수치를 통해 대왕카스테라의 문제점을 지적했는지는 의문이 든다.
 
'먹거리X파일'은 대왕카스테라가 버터 대신 식용유를 사용해 만들어졌으며 재고 크림, 싼 분유, 유화제 등을 첨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천연재료만을 사용한다'고 홍보해왔기 때문에 방송이 나간 후 대왕카스테라를 향한 소비자들의 질책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먹거리X파일'은 방송 프로그램의 특성상 구체적인 브랜드를 노출할 수 없다는 점을 '활용'해 일부에서 나온 현상들을 마치 '대왕카스테라' 전체의 문제점인 것처럼 돌리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출시되고 있는 대왕카스테라 관련 브랜드는 20여개가 넘는다. 이에 대부분의 업체들은 본사에서 식자재를 공급받고 부수적인 물품은 각 업체에서 개별적으로 들여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관계자는 "각 가맹점은 본사로부터 '카스테라 믹스'를 공급 받고, 부재료들은 직접 사서 사용하기 때문에 식자재 업체를 특정지어 파악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왕 락 카스테라'를 비롯한 카스테라 업체 일부에 식자재를 납품하고 있는 CJ프레시웨이 관계자 역시 "20여개가 넘는 유사 업체 중 5군데 정도에 요청이 들어오는 재료 만을 공급하고 있다"면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브랜드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왕카스테라 업체들은 '먹거리X파일' 방송과 관련해 "다른 브랜드의 과다한 식품첨가제와 식용유 사용을, 그렇지 않은 정통 대만카스테라의 레시피까지 일반화 시켜버렸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가만히 있으면 양심없는 타 업체와 다를 바 없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에 법률적 자문을 통해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먹거리X파일'은 이 같은 사항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나타내지 않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13일 오전 본보의 정식 질의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제작팀은 "해당 제작진이 부재 중인 상태다. 내부적으로 논의를 한 후 연락을 드리겠다"는 답변 이외에는 별 반응이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방송계 일부에서는 "방송을 통해 잘못된 점을 바로 잡는다는 취지는 좋지만, 정확한 사실 검증 없이 이슈 생산에 치중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먹거리X파일'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긴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벌집 아이스크림' 논란 이외에도 최근에는 '구운 달걀의 실태' 편과 '냉동 고깃집' 편 등에서도 실제와 달라 해당 업계의 반발을 산 적이 있다. 
 
그러나 제작팀은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은 채 계속해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먹거리X파일'은 이번 대왕카스테라 편을 계기로 착하고 정직한 먹거리를 위해 직접 검증한다는 기본 제작 의도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 또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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