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형 부산시한의사회 회장 "부산시와 함께한 한방 난임치료 큰 성과"

"최근 한의학계는 진화하고 있습니다. 전문화와 대형화가 이뤄지는 추세입니다. 시민들이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고,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의료기관이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지난해 4월 취임해 취임 1주년을 맞은 부산시한의사회 오세형 회장은 부산지역 한의학계의 재도약을 강조했다.
임신 성공률 20% 넘겨
한의사 전문성 강화 추세
양방과 협진, 세계적 흐름
경기 침체로 모든 분야가 어려운 가운데 한의학계도 예외는 아니다. 오 회장은 이를 돌파하기 위한 방법으로 한의사들의 전문화와 한의원의 대형화를 역설했다.
최근 한의사들은 예전처럼 모든 질환을 다루지는 않는다. 시대 흐름에 맞춰 전문화된 한의원이 늘어나고 있다. 항암치료, 난치성 피부질환,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중풍, 다이어트 등 자신만의 전문 진료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또 규모의 경제에 따라 병상 20개 이상을 갖춘 병원급의 한방병원도 증가 추세다.
오 회장은 "예전에는 한의원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일부의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수많은 임상 경험으로 데이터를 축적하고 검증하고 있다. 한의사도 지속적으로 공부와 연구에 몰두하면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한의학계의 이 같은 노력은 부산시와 함께 벌이고 있는 '한방 난임 사업'과 '치매 예방 사업' 등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14년 시작된 한방 난임 사업은 시비를 지원받아, 임신이 어려운 여성을 한방으로 치료하는 사업이다. 사업 첫해인 2014년에는 지원자 138명 중 34명(27%)이 임신을 했다. 2015년의 경우 219명 중 48명(22%), 지난해는 210명 중 46명(22%)이 임신을 했다.
그는 "임신 성공률이 20%를 넘길 정도로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양방으로 난임 환자를 치료하면 치료 과정에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는다. 하지만 한방으로 치료하면 고통이 적고, 성공률도 높다"고 강조했다.
국내 한의학계와 의료계는 오랫동안 갈등을 겪고 있다. 서로 자기 업계로 환자 유치를 위해서다. 이에 대해서도 오 회장은 명확한 입장을 보였다.
오 회장은 "미국 내과학회에서는 만성요통질환에 대해 우선적으로 침 치료와 추나요법 같은 비약물적 한방 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이미 전 세계 유명 암센터에서는 한방 침 치료를 겸하고 있다. 한방과 양방이 경계를 허물고 협진을 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우리나라도 한방과 양방은 서로 협업을 하면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완을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들어 국내 일부 병원에서 양한방 협진 체계를 이루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서로 견제하고 있다. 대립보다는 협력적인 관계가 바람직하다. 결국은 의료 소비자가 선택하는 것이다. 환자가 자신의 건강을 위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선택지를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