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치소의 박 전 대통령] 수인번호 '503번' 달고 12.01㎡ 독방 생활
지난달 31일 구속되면서 '수인번호 503번'으로 불리게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 독방에 수용됐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3시 3분 법원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법무부는 박 전 대통령을 12.01㎡(약 3.2평) 규모 독방에 수용했다고 밝혔다. 최순실 씨 등 다른 수용자들이 쓰는 독방(6.56㎡, 약 1.9평)보다 배 가까이 넓다. 화장실과 세면장을 제외한 순수한 방 실내 면적은 2.3평이다.
서울구치소는 여러 수용자들이 함께 쓰던 방(혼거실)을 박 전 대통령 전용 독거실로 개조해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정시설에서는 보통 혼거실을 쓰지만 다른 재소자와 함께 방을 쓰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면 교정당국의 재량으로 최 씨처럼 독방을 이용하기도 한다. 1995년 잇따라 구속된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은 각각 서울구치소에서 6.6평 크기, 안양구치소에서 6.47평 크기 독방을 배정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올림머리를 고정시키고 있던 실핀을 포함한 모든 소지품을 내놓고 가슴에 '503번' 수의번호가 새겨진 연두색 수의를 배부받아 입었다. 구치소에서는 오전 6시 반께 점호로 하루를 시작해 오후 9시에는 잠자리에 든다. 식사는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한끼당 1440원 식단으로 해결하고 방 안 세면대에서 직접 식기와 식판을 설거지해 반납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이 곳에서 변호인들을 접견해 검찰 수사와 재판을 준비하게 된다. 구속 첫날인 지난달 31일에는 유영하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하고 영치금 50만 원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변호사는 변호인 접견이 되지 않는 토요일인 1일에도 구치소를 찾아 박 전 대통령에게 영치품으로 책 8권을 전달했다. 최혜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