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보수 표심 흡수 불가피한 '정체성' 논란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출이 확실시되는 안철수 전 대표가 '반문(반문재인) 대표 후보'와 '문·안 맞대결 구도'를 주장하면서 정체성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안 전 대표에 대해 '보수 후보'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안 전 대표와 박지원 대표가 연대론 등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전략적 모호성'을 계속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보혁 연대론에 모호한 입장
중도·진보와 노선 전쟁 예고
이번 대선에서 최대 변수로 주목되는 '중도·보수 연대'와 관련, 안 전 대표는 지난 2일 "정치인에 의한 공학적 연대론을 모두 불살랐다"며 '연대 불가' 입장을 밝혔지만 박 대표는 지난달 부산에서 '보혁(保革) 연정'을 주장했다. 박 대표는 "대통령에 당선돼서도 보혁도 연정으로 함께 나갈 수가 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대선 쟁점 가운데 하나인 적폐청산에 대해서도 "통합을 위해 먼저 해야 하는 게 성찰과 반성"이라고 말하는 등 온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안 전 대표는 중도, 진보성향보다 보수 성향이 부각되고 있으며 실제로 보수진영 유권자들에게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유권자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31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스스로 보수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 21%의 지지를 얻었다. 이는 보수 성향 응답자 가운데 대선후보 지지율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보수 유권자들이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선후보(12%)보다 안 전 대표를 선호한 셈이다.
이처럼 보수성향이 부각되자 안 전 대표는 3일 제주 4·3 추모식에 참석하는 등 '야권'에 정체성을 둔 대선주자임을 강조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