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증가하는 여성질환 '질염' 증상과 치료법] 질염, 부끄러워 숨기다가 '병'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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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수영을 즐기는 직장인 김수연(32·여) 씨는 최근 하얀 콩비지 같은 냉(질 분비물)이 있으면서 음부가 심하게 가려웠다. 김 씨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하고 지내다가 증상이 점점 심해져 결국 병원을 찾았다. 김 씨는 칸디다성 질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악취 나는 분비물에 가려움증
방치하면 방광염·골반염 유발
임신부는 유산 위험까지

세균·곰팡이 등 염증 원인 다양
꽉 끼는 옷, 증세 더 악화시켜
통풍 잘되는 하의 입고
6개월~1년마다 정기검진

■방치하면 방광염, 골반염, 유산까지

질염은 모든 여성이 일생에 한 번은 경험한다고 할 정도로 흔하지만, 대부분의 여성은 병원을 찾기보다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스스로 해결하려고 한다. 특히 여성의 생식기와 연결돼 있어 부끄러워하며 병원에 가지 않는다.

하지만 질염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세균이나 곰팡이가 방광으로 들어가 방광염을 유발하거나 균이 자궁경부까지 올라가 골반염이 생기는 등 다양한 관련 질환을 초래한다. 임신부의 경우 유산이나 조산의 위험까지 있어 주의해야 한다.

무더위가 계속되는 여름철에는 질염 발생 확률이 더 높다. 세균이나 곰팡이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질염이란 쉽게 말해 질의 염증 상태다. 악취가 나는 분비물, 가려움증, 따가움, 배뇨통, 성교통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정상적인 질 분비물은 색깔이 맑고 투명하며 배란일 직전에 나올 수 있다. 이는 질 분비물이라기보다는 배란 전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호르몬의 상승으로 자궁경부 내 점액의 양이 많아져서 나오는 자궁경부점액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 

부산백뱅원 산부인과 변정미 교수가 환자와 상담하는 모습. 부산백병원 제공
■항생제, 먹거나 질 내 삽입으로 치료

대표적인 질염의 종류로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일반적인 세균에 의한 세균성 질염, 곰팡이균에 의한 칸디다성 질염, 기생충에 의한 트리코모나스 질염이다.

질이나 자궁경부에 염증이 있을 경우, 세균성 질염이 잘 생긴다. 이는 정상적으로 질 내에 사는 유산균이 없어지고 비정상적으로 혐기성 균이 많아지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노랗거나 회색을 띠며, 생선 비린내가 나는 질 분비물이 있다면 세균성 질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세균성 질염은 잦은 성교 혹은 뒷물을 자주 하거나, 자궁경부가 헐어서 발생하는 과다한 점액분비 등에 의해 질 내 산성 환경이 없어지게 되면 주로 발생한다. 치료는 항생제를 먹거나 질정 또는 질 내에 항생제 젤을 삽입하면 된다. 흔히 나타나는 감염성 질염 중 하나가 칸디다성 질염이다. 질 내 곰팡이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하얀 두부 찌꺼기와 같은 질 분비물과 심한 가려움증이 있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항진균제 질정을 사용하면 잘 치료되지만 당뇨가 있거나, 면역이 약한 경우 재발이 잦으므로 평소 전신 면역 상태를 향상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기생충의 감염에 의해 생기는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거품과 악취가 동반되는 하얀 점액성 농성 분비물이 생기고, 음부가 가려우면서도 따끔거리게 된다. 또 배뇨 시 불편감이나 성교 시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성관계에 의해 서로에게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부부(성 파트너)가 함께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 외에도 폐경 여성에게 가려움증과 노란색 질 분비물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위축성 질염으로 폐경 후 여성호르몬이 부족해 질 점막이 얇아지고, 위축돼 나타나는 증상이다. 위축성 질염은 호르몬 부족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국소 질 도포용 에스트로겐 크림이나 질정을 사용하면 된다.

■통풍 잘되는 속옷 입고 병원 정기 검진을

질염 증상이 보이면 병원에서 검사받고 약물치료를 하는 게 효과적이다. 보통 항생제를 쓰면 일주일 안에 증상이 사라지지만, 증상을 방치해 심해지면 한 달 이상 치료해야 한다. 약은 질에 삽입하는 질정 형태의 항생제가 주로 쓰인다. 가려움을 완화하는 약도 같이 쓸 수 있다.

질염을 예방하려면 꽉 끼이는 옷 대신 통풍이 잘되는 속옷과 하의를 입고, 6개월~1년에 한 번씩 산부인과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평소 팬티라이너는 사용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팬티라이너 뒷부분이 비닐로 돼 통풍을 막아 오히려 증상을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산부인과 변정미 교수는 "대부분의 질염은 약물치료나 개인위생 및 생활관리 등을 통해 조절될 수 있다. 하지만 악취 나는 질 분비물이 지속되거나 질 출혈이 동반되는 경우, 혹은 폐경 후 여성에서 질 분비물이 동반된다면 자궁경부암이나 자궁내막암일 수도 있으니 질 분비물을 단순한 질염이라고 가볍게 여기지 말고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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