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전동 LG U+ 고객센터 가 보니] 숲속 상담소에서 일하는 기분이죠! 好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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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감전동 LG유플러스 부산고객센터 상담실.

"우리끼리는 정글에서 고객 상담을 한다고 합니다. 피톤치드가 나오는 초록색 식물이 가득 차 있으니 정글 같지 않나요? 호호호."

지난 25일 부산 사상구 감전동 LG유플러스 부산고객센터(아인텔레서비스)에서 만난 상담사 최미라(26·여) 씨는 요즘 일할 맛이 난다고 했다. 하루 종일 100여 건의 상담을 처리하며 고된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최 씨의 스트레스를 덜어준 것은 다름 아닌, 8층 사무실 빈 곳을 가득 채운 화분이다.

직원 처우 개선 프로젝트
사무실마다 화분 가득 놓아
감정노동 스트레스 덜어줘

로비엔 직원용 카페 설치
편안한 휴식 공간 보장 

상담사 570명 모두 정규직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

이날 오후 2시께 최 씨가 일하는 사무실에 들어서자 숲속에 들어서는 착각이 들 정도로 쾌적한 느낌이 먼저 다가왔다. 상담사 140명이 쉴 새 없이 고객 전화에 응대하며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워낙 나무가 많은 덕분에 관리가 잘 된 식물원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종류도 다양했다. 벤저민, 해피트리, 엘레강스, 아레카 등 식물 13종의 화분이 빼곡히 놓여 있었다. 공기 정화, 습도 조절, 전자파 차단, 음이온 방출 등의 효능이 있는 식물을 모두 모은 셈이다.

이 건물에는 8층뿐만 아니라 상담사들이 일하는 6층부터 9층까지 모든 층에 식물이 배치됐다. 층마다 대략 250개씩 모두 996개의 화분이 놓였는데 물 주기 등 까다로운 화분 관리는 외부 전문 업체에 맡겼다. 감전동 고객센터의 이런 '이유 있는' 변신은 LG유플러스가 펼치는 상담사 처우 개선 프로젝트 '해피하우스' 일환이다. LG유플러스는 내부 공사 등 6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총면적 8133㎡에 달하는 감전동 고객센터를 '숲속 상담소'로 꾸몄다. 지하 1층에는 헬스장과 샤워장, 요가 수업을 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했고 1층에는 신입 상담사들이 4주간 교육받는 강당을 조성했다.

1층 카페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특히 로비에 마련된 직원용 카페는 쉬는 시간마다 상담사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는 '스트레스리스' 공간으로 인기였다. 직장인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따아'(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에 1200원을 받는 이 카페는 이미 젊은 여성이 대다수인 이곳 직원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 됐다고 한다. 상담사 박정미(31·여) 씨는 "가격 부담이 적은 카페가 생겨 동료들과 수다를 떨면서 커피와 토스트를 먹을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했다.

LG유플러스가 고객센터에 이렇게 공을 들이는 것은 상담사가 이용자들을 응대하는 최전선에서 일하는 만큼 이들이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돼야 양질의 고객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생각에서다. 실제 LG유플러스는 해피하우스 프로젝트를 비롯해 상담사 처우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성희롱이나 음란 전화가 걸려오면 첫 번째 통화에서 과감하게 전화를 끊을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9월부터는 상담 전화 연결음에 실제 상담사 가족이 녹음한 음성도 넣었다. 상담사의 엄마 목소리로 "연결해 드릴 상담사는 소중한 제 딸입니다. 고객님 잘 부탁드립니다" 등의 안내가 나오는 식이다.

아울러 LG유플러스는 좋은 근무 환경을 만들어야 지역의 젊은 인재들이 모여들고 이들이 오랫동안 전문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감전동 센터 상담사 570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한 것도 같은 이유다. 미혼 여성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결혼 이후 출산휴가나 육아휴직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했고 탄력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근무 환경에 신경을 썼다. 그래서인지 센터 관리자들 모두 이곳 상담사 출신이다. 고은정 센터 대표는 1998년 감전동 고객센터 상담사 1기로 입사해 지난해 대표가 됐다. 말단 직원에서 시작해 19년 만에 대표 자리까지 오른 것이다.

실무관리자인 김혜은 센터장도 2000년 입사한 베테랑 상담사다. 그녀는 아이 셋을 키우는 워킹 맘이기도 하다. 김 센터장은 "LG유플러스 전체 상담 33%를 처리하는 감전동 센터가 더 밝아졌다"며 "편안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계속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직원들을 많이 뽑을 예정인데 좋은 동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감전동 부산고객센터는 올해 상반기 50명의 상담사를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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