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선배' 여자 컬링 김은정 "유일한 예선 패배 너무 화나…목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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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준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한국 주장 김은정(왼쪽)이 김선영과 이야기를 나누며 밝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결승에 진출해 한국 컬링 역사를 새로 쓴 여자 대표팀 '팀 킴'의 든든한 스킵 김은정(28)은 "이만큼 응원을 받고 있는데,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결승 진출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은정은 23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준결승 한일전에서 승리한 뒤 "예선에선 매 경기에 집중하다 보니 준결승에 대해 크게 의식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정말 이기고 싶었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경기가 끝난 후 믹스트존에선 트레이드 마크인 뿔테 안경을 '벗고' 등장했다.

이날 한국은 일본과 극적인 연장 11엔드 접전 끝에 8-7로 승리하며 역사적인 올림픽 결승 진출의 쾌거를 일궈냈다.

특히 일본은 이번 올림픽 예선에서 한국에 유일한 1패를 안긴 상대였다. 당시 패배로 대표팀은 마음을 더욱 다잡고 강팀들을 줄줄이 깨뜨려 예선을 1위로 통과했다.

김은정은 "일본과의 예선에서 지고 돌아가는 길에 너무 화가 났다. 응원도 많이 받았는데 죄송했다"며 "다른 팀보다 더욱 이겨야 할 이유가 있으니까 조금 더 목표의식을 심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메달을 눈앞에 두니 너무 이기고 싶었고, 심지어 예선 1위로 올라와서 유리한 위치에 있으니 더욱 그랬다"면서 "이번 올림픽에서 제 샷이 크게 나쁘지 않아 개인적으로 자신감이 있었고, 팀원들이 앞에서 무척 잘해줘서 제가 비교적 쉬운 샷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번 대회 돌풍을 일으키며 국민적 인기를 얻은 여자컬링 대표팀은 이날도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의 뜨거운 응원을 받았다. 뿔테 안경을 쓰고 매 경기에 임하는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에 누리꾼들은 '안경 선배'라는 친근한 별명도 붙여줬다.

김은정은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해 본 적이 없어서 예선 초반엔 이런 응원이 부담되기도 했지만, 가면서 즐길 수 있었다"고 웃으며 "이제 관중분들도 (컬링) 룰을 많이 숙지해주셔서 특히 도움이 된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그는 "이런 큰 대회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낀다"며 25일 스웨덴과의 결승전도 선전을 다짐했다.

결승전에 대해선 "스웨덴이 공격적인 샷을 많이 하는 팀이라 저희는 기다리는 입장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김은정은 "이렇게 자신감을 느끼게 된 건 김경두 교수님과 오세정 회장님, 경북체육회, 경북협회에서 많은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마련해주시고 대회를 다니게 해 주신 덕분이다. 대구대학교(김은정의 모교) 김성범 박사님도 심리상담을 통해 자신감을 북돋아 주셨다"라면서 '팀 킴'의 오늘이 있기까지 도와준 이들을 잊지 않았다.

강릉=민소영 기자 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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