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회 요산문학상 시상식 수상자 정영선 소설가 "소설 쓰는 과정은 낱말을 찾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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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부산일보사에서 열린 제35회 요산김정한문학상 시상식에서 <생각하는 사람들>로 수상한 정영선 소설가와 안병길 부산일보사 사장, 지역 문인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강선배 기자 ksun@

"소설 첫 세 줄을 쓰지 못해 고생했을 때 요산 선생의 낱말 카드를 보다 '성글다'는 표현을 찾았습니다. 소설 쓰는 과정이 낱말을 찾는 과정이라 느껴졌습니다."

제35회 요산김정한문학상 시상식이 문인과 시민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1일 오후 6시 부산일보사 10층 소강당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수상작 '생각하는 사람들'
북한 이탈 주민 현실 그려
요산 선생과 문학 인연에 감사


이날 열린 시상식에서 정영선(55) 소설가는 "집 앞에 펼쳐진 낙동강을 보며 끝까지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수상 전화를 받았다. 빈 쌀독에 쌀이 가득 차는 느낌이 들었다"며 "이 상은 지역 문단을 격려하는 한편 남북관계에서 소설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주신 거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정 작가가 6년간에 걸쳐 완성해 낸 장편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은 남과 북 어디에도 완전히 소속되지 못한 경계인인 북한 이탈 주민의 현실을 통해 현실로서의 분단뿐 아니라 우리 안에 내재된 분단을 진지하게 성찰한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 작가는 고향을 떠난 뒤 27년 만인 2005년 처음으로 모교인 남해초등학교를 방문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요산 선생과의 추억을 되새겼다.

남해초등학교는 요산 선생이 생전에 교사로 근무한 곳이기도 하다. 건물도 교정도 다 변해 낯설었지만 영원히 변할 수 없는 문학의 인연을 느꼈다는 그는 "인근 길 가운데 회나무가 있는데 선생의 소설 '회나뭇골 사람들'의 공간이다. 늙은 나무를 만지며 여기 이곳에서 자란 당신의 까마득한 후배가 소설을 쓴다고 나름의 인사를 드렸는데, 가슴이 뜨거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요산 선생을 넘어서라는 말을 자주 하신 분이 고(故) 김중하 선생이시다. 요산에 다가가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하면 넘어서냐고 여쭤보지도 못했다"며 "오늘 뭐라고 하셨을지 추측해보면 '아직 가맣다'며 맑고 느린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고 말했다.

요산김정한문학상 운영위원장인 안병길 부산일보 사장은 "일제에 대한 저항이나 우리 말과 글에 대한 애착, 불의를 질타하는 지조와 절개,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 등 요산이라는 큰 그릇에서 흘러넘치는 가치는 무궁하다"며 "올해 수상작이 이번 수상을 계기로 남북 문제와 한국사회의 모순을 비추는 한국 민족 문학의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심사를 맡았던 조갑상(요산문학관장) 소설가와 유익서 소설가, 황국명(요산문학축전 운영위원장)·구모룡·김경연 문학평론가뿐 아니라 이규열 요산기념사업회 이사장, 이상섭 부산작가회의 회장, 고금란 부산소설가협회장, 남송우 전 부산문화재단 대표, 문성수·구영도·김헌일·박명호·강동수·정우련·박향·나여경·장세진·이정임·김가경·정광모·김서련·배길남·강성민 소설가, 강영환·조성래·정익진·김수우·이영옥·김점미·이정모·고명자 시인 등 많은 문인이 참석해 작가의 수상을 축하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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