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후보인데, 쏟아지는 질문은 “북갑 보궐선거 어떻게 되나요?”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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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등판에 전국적 관심 쏠려
박형준·전재수 정책 경쟁은 뒷전
확실한 승기 위한 전략에 골머리

지난 8일 박형준(왼쪽) 부산시장이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 대통합을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지난 2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부산시장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부산시의회 제공·이재찬 기자 chan@ 지난 8일 박형준(왼쪽) 부산시장이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 대통합을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지난 2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부산시장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부산시의회 제공·이재찬 기자 chan@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로 촉발된 북갑 보궐선거가 전국적 관심을 빨아들이며 정작 부산시장 선거를 ‘이슈 블랙홀’로 밀어내고 있다.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이지만,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출마와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차출설에 시선이 쏠리면서 시장 선거의 정책·비전 경쟁은 뒷전으로 밀리는 양상이다.

여야 부산시장 후보들은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16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전 대표와의 선거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 얘기는 여기까지 하자”며 “지금 제 선거를 얘기해야 하는데 자꾸 지역구 선거를 얘기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4일 YTN 라디오에서도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박 시장은 “제가 제 선거를 하는 거지, 지금 한동훈 대표 선거 얘기하는 게 아니잖나”라며 “부산시장 선거를 물어봐 달라”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역시 북갑 이슈로 선거 구도가 흔들리는 상황을 경계하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전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비전을 발표한 뒤 ‘한동훈-하정우 빅매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박형준과 전재수의 대결이 빅매치”라고 선을 그었다.

여야 부산시장 후보들 모두 북갑 보궐선거가 이슈화될수록 자신들의 선거에 득이 될 게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전 대표가 북갑 출마 의지를 드러내자, 무공천과 복당론 등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부산 국민의힘 의원들 17명도 입장이 제각각이다. 당 차원에서 첨예하게 입장이 갈리는 사안에 대해 국민의힘 대표 주자로 선거를 뛰어야 하는 박 시장이 해당 사안에 대해 자주 언급할수록 통합이 아닌 보수 진영 갈등만 유발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박 시장도 한 전 대표 출마 관련 말을 아끼고 있다.

전 의원도 하 수석의 출마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그에 대한 잦은 언급이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하 수석이 출마를 결단한다면 전 의원은 자신의 후임자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으며 시장 선거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다만 하 수석 영입이 실패로 끝나고 북갑 보궐선거에 다른 민주당 후보가 출마하게 된다면 전 의원 입장도 난처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부산이 격전지로 꼽히는 만큼 박 시장과 전 의원 모두 팽팽한 선거 구도를 만들어 확실한 ‘승기’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박 시장의 경우 전 의원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에 대한 태도 변화 등 공세를 이어가면서 여론 반등을 노려야 한다.

전 의원도 상황은 비슷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 밖 우위를 보이고 있으나 보수 우세 지역인 부산이기에 안심할 수 없는 형국이다. 전 의원은 박 시장의 시정 평가와 자신의 성과를 고리 삼아 ‘박형준 심판론’이라는 구도를 만들어 선거를 유리하게 끌고 가야 한다.

북갑 보궐선거가 모든 이슈를 잠식하면서 주요 지역 현안에 대한 관심도 사그라들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박 시장과 전 의원은 남부권 성장 거점화 전략으로 행정통합과 메가시티라는 상반된 방법론을 제시하며 정면 충돌했다. 동남권 미래를 결정할 주요 의제이지만 중앙에서 발생한 이슈만 부각되는 것이다. 여기에 북항 돔구장 건립과 해양수도 부산 완성 등 현안이 산적하지만 모두 매몰되는 모습이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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