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 보존하는 제일 좋은 방법? 일단 쓰는 것!
“일단 써야 합니다.”
방언 보존 대책을 묻는 질문에 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는 단번에 말했다. 토박이 노인의 방언을 보존하는 기존 연구만큼이나 현대인 누구나 일상 속에서 방언을 접하고 쓰게 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강조
체계적인 방언사전 제작 절실
교육과정에 방언 강의 포함돼야
국립국어원이 5년마다 실시하는 ‘국민의 언어의식 조사’ 2105년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의 절반(54.5%)은 표준어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5년 전에 비해 7%포인트(P) 정도 상승했다. 방언을 쓴다고 답한 경우 중에는 경상방언이 26.4%로, 뒤를 이은 전라방언(9.7%), 충청방언(5.8%)보다 높았다.
눈에 띄는 것은 방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변화다. 표준어와 지역 방언 중에서 기본적으로 표준어를 사용하고 지역방언을 사용하지 말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9%로 나타났다. 2010년 28.6%에 비해 9.6%P 낮아졌다. 반면 표준어와 지역 방언 중 어떤 것을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응답은 31.4%로 2010년(28.4%)보다 약간 상승했다. 때와 장소에 따라 표준어와 지역 방언을 구분해서 써야 한다는 비율은 28.2%에서 30%로 10%P 이상 뛰었다. 방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 시기는 2012년과 2013년 잇따라 방영된 화제작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주요 인물들이 사투리를 사용하면서 사람들이 사투리를 친숙하게 느끼게 된 때다. 사투리가 촌스럽거나 거친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인물의 개성을 드러내는 장치로 쓰인 효과다. 2004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사투리 규제를 없애고 2014년 TV 광고에서도 사투리가 허용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현실은 사람들이 자기 지역 방언을 찾아보고 비교할 수 있는 체계적인 방언 전자사전 하나 없다. 교육과정에서도 사투리 교육은 찾아보기 힘들다. 학계가 꾸준히 주장한 초중등 교육은 물론이고 지역 대학에서조차 방언 강의는 개설조차 어렵다. 사투리가 얼마나 소멸했고 어떤 단어들이 어느 세대까지 남아 있느냐 하는 실태조사부터 시급한 상황이다.
다행히 국립국어원은 2004년부터 실시한 지역어 조사를 기반으로 ‘지역어 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연내 공개하기로 했다. 14만 항목의 방언과 뜻풀이, 음성 자료 등과 100장의 언어지도가 포함된다. 지자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근열 부산대 언어정보학과 강의교수는 “살려쓸 수 있는 방언을 엄선해 보급하거나 지역관광자원이나 역명 등에 사투리를 활용하는 등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다”고 말했다. 박진국·최혜규 기자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