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드론 침입 막는다”…부산에서 ‘안티 드론’ 첫선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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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인근 고리스포츠문화센터 옥상에서 열린 '불법 드론 탐지 및 대응' 드론방어체계 공개실증테스트에서 드론탐지레이더와 무력화 장비를 이용한 불법드론 차단 시범이 진행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1일 오후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인근 고리스포츠문화센터 옥상에서 열린 '불법 드론 탐지 및 대응' 드론방어체계 공개실증테스트에서 드론탐지레이더와 무력화 장비를 이용한 불법드론 차단 시범이 진행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우웅~~.”

1일 오후 2시께 부산 고리원자력본부 홍보관 옆 ‘고리스포츠센터’ 옥상. 흰색 소형 드론이 사선으로 재빠르게 상승하다가 그 자리에 멈춰 선다. 옥상에서 쏜 ‘재밍’(전파방해) 장비 레이더에 드론이 걸렸기 때문이다. 제자리에서 수 초간 맴돌던 드론은 서서히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아갔다.

고리원자력본부서 실증시험

재밍 장비 레이더로 드론 추적

날씨에 큰 영향, 한계도 드러나

이날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열린 ‘고리본부 드론 방어장비 실증시험’ 모습이다. 이번 시험은 공항, 원전 등 국가보안시설에 ‘안티 드론’(드론 방어) 체계 구축을 위한 장비 테스트 차원에서 마련됐다. 최근 ‘가’급 국가보안시설인 고리원전에서는 잇따라 정체불명의 드론이 출몰해 비상이 걸리는 (본보 8월 16일 자 1면 등 보도) 등 안티 드론 구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행사에는 산업부, 국정원, 원안위, 군, 한수원, 언론사 등 관계자 100명가량이 참석했다.


시험은 드론 비행 시나리오별로 드론 탐지 및 재밍 성능을 테스트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탐지장비로부터 300m 이내 가까운 민가 밀집지, 2㎞ 떨어진 임랑방파제, 먼 바다 위 배 등에서 침투하는 비행을 가정해 시험했다. 탐지 레이더가 중간에 꺼지고, 시나리오가 잘못 입력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있었지만, 안티 드론 성능은 육안으로 확인됐다.

드론이 지상 위 200m 상공에서 고리본부를 향해 날아오자, 탐지 레이더와 연결된 대형 TV스크린 지도에 드론 모양의 아이콘이 그려졌다. 드론이 움직일 때마다 비행 발자취도 남겨졌다. 주최 측에 따르면 비행 중 GPS 자료가 확보되면 조종사의 위치, 최초 비행한 지점 등도 확인이 가능하다. 재밍 장비는 폭발물 투하 등으로 인한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드론을 바로 추락시키는 것이 아닌 원래 있던 지점으로 되돌리는 식으로 성능이 갖춰졌다.

그러나 이번 테스트에는 기술력의 한계도 여럿 노출했다. 방향 탐지 시스템은 실제 드론이 날아오는 쪽이 아닌 다른 방향을 가리키기도 했고, 다른 장비들도 이날 짙게 낀 해무 등 날씨 영향을 크게 받았다. 전파차단의 성공 여부를 알기 위해선 재밍 장비 이외 별도 카메라를 설치해야 하는 점도 확인됐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전파 차단이 원전 설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날씨 영향을 최소화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등의 말이 나왔다.

주최 측 관계자는 “비가 오는 날씨에 방송장비 등이 몰리다 보니 탐지 장비들이 데미지를 많이 받았다”면서 “원전 설비에 대한 영향 부분은 먼저 재밍이 가능하도록 한 전파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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