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질병, 외로움] 3. 급증하는 사회적 고립 Ⅱ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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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산' 정신질환·'동부산' 경제문제·'서부산' 신체 질병이 죽음 불렀다

외로움에 취약한 1인 가구원들은 극단적 선택에 노출되기 쉽다. 사진은 부산의 한 임대아파트에 걸린 자살 및 정신건강 상담 현수막. 황석하 기자 hsh@ 외로움에 취약한 1인 가구원들은 극단적 선택에 노출되기 쉽다. 사진은 부산의 한 임대아파트에 걸린 자살 및 정신건강 상담 현수막. 황석하 기자 hsh@

1인 가구, 그 중에서도 비자발적으로 독거하게 된 경우 외로움에 취약하다. 상시적인 외로움에 정신질환이나 경제적 문제 신체적 질병이 겹치면 더욱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1인 가구 밀집지역 분석

외로움에 취약한 독거가구

질병·빈곤 겹치면 극단 선택

생애주기·장소별 차이 뚜렷

부암동·온천1동 장년기 많아

중2동·덕천2동 청년기 집중

중앙심리부검센터가 최근 발표한 ‘자살사망 분석 결과보고서’는 이 같은 사실을 웅변한다. 중앙심리부검센터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부산 경찰에 신고된 5000건에 육박하는 자살사망 사건을 전수 분석해 16개 구·군별로 심리부검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1인 독거 가구원의 극단적인 선택들에서 특정한 유형을 발견된 점이다. 중앙심리부검센터는 자체 개발한 ‘집중화 지표’를 이용해 자살사망자의 발견 장소, 방법, 주요 원인, 사망자의 생애주기 등을 분석해, 특정 요인이 집중된 1인 독거 가구 밀집 지역을 찾아냈다.

■중부산 ‘정신 건강형’ 많아

중구 서구 동구 남구 연제구 수영구 등이 포함된 중부산 권역은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겨 극단적 선택을 하는 1인 독거 가구원이 많았다.

부산진구 부암동의 경우 5년 동안 극단적 선택을 한 1인 독거 가구원은 22명이었는데 이중 16명(72.7%)가 정신질환이 주요 원인으로 조사됐다. 생애주기로는 장년기가 9명(40.9%)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는데, 이는 부산진구 전체 장년기 자살사망자 비율(134명, 25.4%)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중구 대청동에서도 11명의 1인 독거 가구원이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6명(54.5%)이 정신건강 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조사됐다. 이는 중구 전체 비율(32%)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사회복지연대 김경일 팀장은 “특정 지역에 정신 건강 문제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1인 독거 가구가 많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면서 “행정기관과 지역 사회가 힘을 합해 맞춤형 처방을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장년 극단 선택 많은 동부산

해운대구 금정구 동래구 기장군이 포함된 동부산 권역의 경우 생애주기별로 중·장년층 1인 독거 가구원이 극단적 선택을 많이 하는 특성을 보였다. 동래구 온천1동의 경우 5년 동안 46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이 중 17명(37%)이 장년기에 포함돼 동래구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또 안락1동의 경우 같은 기간 13명의 1인 독거 가구원이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6명(46.2%)이 중년기 사망자로 동래구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기장군 장안읍에서도 23명의 극단적 선택자 가운데 10명(43.5%)이 장년기에 속했다.

동부산 권역에서 특이한 점은 생애 주기상 청년기에 속하는 1인 독거 가구원이 경제적 문제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가 해운대구 중2동에서 자주 나타난다는 점이다. 해당 기간 중2동에서 35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 중 9명(25.7%)이 청년기로 해운대구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또 이들 중 사망원인이 가스중독인 경우가 6명에 달해 생애주기와 높은 결합적 특성을 보였다.

■신체적 건강이 주요 원인인 서부산권

북구 강서구 사상구 사하구가 포함된 서부산 권역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1인 독거 가구원의 경우 특정 요인이 부각되는 지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러나 사하구 장림1동의 경우 유독 신체건강상의 문제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해당 기간 장림1동에서는 29명의 1인 독거 가구원이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이 중 신체적 건강 문제가 주요 원인이 됐던 사례가 7명(24.1%)에 달했다. 신체적 건강이 극단적 선택의 주요 원인이었기 때문인지 5명(17.2%)이 병원을 극단적 선택의 장소로 택했다.

북구 덕천2동의 경우 해당 기간 1인 독거 가구에서 29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생애주기상 청년기에 속하는 이가 9명(27.6%)에 달해 다른 동에 비해 높은 비율을 보였다. 극단적 선택의 장소로 6명(20.7%)이 숙박업소를 택했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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