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만에 코로나19 추가 환자…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에 긴장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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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9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다녀간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이 16일 오후 폐쇄돼 있다. 연합뉴스 국내 29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다녀간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이 16일 오후 폐쇄돼 있다. 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6일 만에 추가로 발생했다. 이 환자는 해외여행을 한 적이 없고 환자 접촉자도 아니어서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을 두고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부는 폐렴 환자 검사 확대를 포함해 방역 강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여행·환자 접촉 이력 없어

지역사회·병원 감염 배제 못 해

정부 “진단검사 실시 기준 확대”

국내 환자 29명 중 9명 ‘완치’

격리 우한 교민 700명 전원 퇴소


■최고령, 병원 2곳 더 들러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확진된 29번 환자(82세 한국인 남성)는 전날 가슴 통증으로 심장질환을 의심하고 고려대안암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CT 검사에서 폐렴 소견이 발견돼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양성이 나오자 병원은 응급실을 폐쇄하고 의료진과 직원, 응급실 환자 등 40여 명을 격리 조치했다. 환자는 서울대병원에 격리 이송됐다. 현재 발열과 폐렴이 있지만 대체로 안정적인 상태다.

이 환자는 해외 여행력이 없고 환자 접촉자로 관리되지도 않았다. 감염경로가 특정되지 않을 경우 역학적 연관성이 없는 지역사회 감염의 첫 사례가 된다. 특히 이 환자는 고려대안암병원 방문 전 동네병원 두 곳을 더 들른 것으로 조사돼 발병 시기에 따라 병원 내 감염을 통한 확산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방역당국은 이 환자가 확진자나 접촉자와 접촉한 적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9번 환자에 대해서는 감염원, 감염경로를 좀 더 정밀하게 파악하고 (지역사회 감염에 대한)위험도 판단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사회·병원 감염 차단 총력

지역사회 감염에 대비해 정부는 진단검사 대상 확대와 의료기관 내 감염을 차단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호흡기 환자를 조기 선별하기 위해 입원 중인 일부 폐렴환자를 대상으로 선제적인 진단 검사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은 16일 확대 중수본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해외여행력이 없더라도 의사의 소견에 따라 적극적으로 검사하고, 특히 원인 불명의 폐렴으로 입원 중인 환자에 대해서는 해외여행과 관계없이 진단검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검사기준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개학을 앞두고 귀국할 중국 유학생 관리도 관건이다. 유은혜 교육부장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14일까지 중국을 통해 입국한 유학생은 1만 9742명, 이 중 중국국적 학생은 1만 9022명이다. 부산에는 18개 대학 5399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 장관은 각 대학이 유학생들에게 중국 내에서 원격 수업 등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거나 휴학을 허용 또는 권고하도록 하고, 입국 뒤에는 14일 등교중지기간 동안 매일 학생의 증상을 확인하면서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학 내 식당, 도서관 등 다중이용시설이 제한된다는 것을 사전에 안내하고 대학별 이용 제한 조치도 마련하도록 했다.

■잠복기 4.1일, 발병일 전파 많아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28번까지 국내 코로나19 환자 28명의 역학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도 발표했다. 분석에 따르면 국내 환자들은 평균 잠복기 4.1일 이후 발병했고, 발병 첫날 경미한 증상일 때 2차 감염자에게 전파한 경우가 많았다.

감염 경로를 보면 28명 중 16명(57.1%)은 해외 유입이고, 10명(35.7%)은 국내 감염으로 분류됐다. 18번과 28번 환자는 정확한 감염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국내에서 감염된 10명은 모두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가족이나 지인이었고, 이들을 대상으로 추정한 평균 잠복기는 4.1일이었다. 정은경 중대본부장은 “국내에서 무증상 상태에서 2차 전파된 사례는 없었다”며 “환자와 동거하지 않는 접촉자 감염 사례를 분석해 보니 발병 첫날 노출돼 감염된 사례가 4명 정도 확인돼 경증인 발병 초기에 전염력이 높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최초 증상은 발열(열감)과 인후통이 각각 9명(32.1%)으로 가장 많았고, 입원 이후까지 포함해 폐렴 환자는 총 18명(64.3%)이다.

국내 코로나19 환자는 29명으로, 이 중 9명이 완치 판정을 받고 격리해제되거나 퇴원했다.

한편 정부 1, 2차 전세기로 이송된 중국 우한 교민 700명은 지난 15일과 16일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의 임시생활시설에서 모두 퇴소했다. 이들은 귀국 뒤 잠복기 14일 동안 격리돼 생활했고, 격리 중 확진된 2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퇴소 전 진단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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