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먹튀’
넷플릭스의 한국산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테마로 한 가상화폐 가격이 하루아침에 0달러로 추락했다. 이 가상화폐 개발자들이 이를 현금화 해 달아나는 ‘먹튀 행각’을 벌였기 때문이다.
인기 이용해 만든 가상화폐
0달러 추락… 개발자는 도주
1일(현지시간) CNN 등은 이날 오전 한때 코인당 2861달러(약 337만원)까지 급등했던 가상화폐 ‘스퀴드(SQUID·오징어)’의 가격이 5분 만에 0.00079달러로 폭락했다고 전했다. 가상화폐 개발자가 이 코인을 모두 현금으로 교환해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명 ‘러그 풀’(rug pull·발 밑의 카펫을 갑자기 잡아 뺀다는 뜻) 사기를 저지른 것이다.
러그 풀 사기 전 스퀴드의 시가총액은 200만 달러(약 23억 6000만 원)를 조금 웃도는 수준까지 올랐었다. 이 가상화폐는 지난달 26일 코인당 0.01달러의 가격으로 출시됐다. 개발자들은 가상화폐 스퀴드를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각종 게임을 실제 온라인 토너먼트 게임으로 만든 ‘오징어게임 프로젝트’에서 게임 토큰으로 쓸 수 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스퀴드가 사기라는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됐다. 이 가상화페 홈페이지는 오탈자로 가득 차 있었고, 투자자들이 이 가상화폐를 살 수는 있지만 팔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코인마켓캡도 투자자들에게 사기일 것 같다며 이 가상화폐를 살 때는 ‘극도로 주의를 기울이라’는 경고문을 내보냈고, 넷플릭스도 이 가상화폐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토종 개인 시바견을 마스코트로 내세운 양대 ‘밈 코인’이 나란히 가상화폐 시가총액 순위 10위 이내에 진입했다. CNBC방송은 1일(현지시간) 오후 현재 시바이누, 도지코인이 차례로 가상화폐 시총 9, 10위를 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지코인은 현재 27센트 정도에 거래되고 있으며 전체 시장가치가 350억 달러(약 41조 원)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바이누는 사상 최고가를 찍으며 총액 380억 달러(약 45조 원)를 기록하고 있다. 밈 코인은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요소)을 따서 만든 가상화폐다.
박태우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