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후보 이탈, 부산시교육감 보수 후보 단일화 “흥행 안되네…”
내년 부산시교육감 선거를 위해 지역 보수 교육계가 진행 중인 후보 단일화 작업이 흥행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3명으로 압축하는 첫 여론조사에서 2위 후보가 사퇴했고, 그에 앞서 1명은 불법 논란을 이유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일단 여론조사를 통해 하윤수 전 부산교대 총장과 박종필 전 부산시교육청 장학관으로 압축이 됐지만, 다음 달 단일 후보가 정해져도 힘이 실리기 힘든 상황이라는 게 중론이다.
교추위, 1차 여론조사 결과
하윤수 30·김성진 24·박종필 18%
김성진 사퇴, 하 - 박 2파전으로
보수 교육계 ‘부산좋은교육감단일화추진위원회(교추위)’는 9일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 1차 통과자는 하윤수 전 부산교대 총장과 박종필 전 부산시교육청 장학관이다”고 밝혔다.
교추위는 지난 6일부터 이틀간 여론조사기관 2곳에 의뢰해 만18세 이상 시민 2010명에게 자동응답 방식으로 부산시교육감 중도보수 후보 적합도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하 전 총장이 30.23%, 김성진 부산대 교수 24.12%, 박 전 장학관 18.15%, 함진홍 전 신도고 교사 14.28%, 박수종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장13.20%로 조사됐다.
교추위의 원래 계획대로라면 1차 여론조사에서 후보 5명 중 3명을 먼저 뽑기로 했으나 2위인 김 교수가 최근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돕겠다며 전격 사퇴했다. 앞서 교추위의 교육감 후보 단일화 작업에 함께하기로 했던 박한일 전 한국해양대총장은 지난달 21일 단일화 작업의 불법성을 거론하며 여론조사에 불참했다.
박 전 총장의 여론조사 불참에 더해 김 교수마저 후보 중도사퇴를 선언하자 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 작업은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게다가 다음 달 교추위가 하 전 총장과 박 전 장학관 중 최종 후보를 선출하더라도, 내년 2월 예비후보 등록 이후 박 전 총장과 단일화가 성사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만약 박 전 총장이 출마를 강행한다면, 결국 보수 교육계가 분열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당 경선과는 다른 교육감 선거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적 중립 의무로 정책 발표를 할 수 없는 일부 현직 교사 후보와 다른 후보의 형평성 문제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부산의 학부모단체인 ‘학생을 생각하는 부산시민모임’은 최근 열린 토론회에서 “TV토론도 없이 결정되는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를 믿을 수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황석하 기자 hsh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