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출연기관이 몇 개인지도 몰라…” 부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잇단 파행
박형준 부산시장 체제의 첫 부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수감기관의 준비 부족과 부실 답변 등으로 잇따라 중단되는 등 파행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는 지난 8일 부산시 기획관 소관 사무 대상 행정사무 감사를 진행하다 감사 중지 결정을 내리고 오는 15일 재개하기로 했다. 기획재경위는 수감기관인 기획관의 감사 준비 부족과 자료 부실로 인해 정상적인 감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기획관 소관 감사서 엉터리 답변
현안 파악 못해 중단·연기 결정
부산신보 때도 준비 부족 드러내
감사 과정에서 박종규 시 기획관은 시 산하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의 개수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연이어 엉터리 답변을 내놓는가 하면, 박 시장 공약사업 진행 현황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답변을 못하고 얼버무리는 등 기본적인 현안에 대한 이해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 때문에 의원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질 때마다 담당 부서 공무원이 답변석에 있는 박 기획관에게 답변 자료를 전달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박 기획관은 감사 진행에 집중하지 못한 채 자료를 뒤적이는 모습이 빈번히 연출됐다.
시의원들은 전임 기획관이 임명 3개월 만에 일선 구청으로 전보 발령된 점을 지적하며 시가 시정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기획관 인사를 무원칙하게 단행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시 국정감사 자리에서 “항간에 부산시장이 2명이라는 말이 있다”고 한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의 발언을 재차 거론하면서, 시 인사의 난맥상을 비판했다. 박 기획관은 지난달 5일자로 시 인사과장에서 기획관으로 승진 임명됐다.
앞서 지난 3일에는 부산신용보증재단이 기획재정위 행정사무 감사를 받다가 준비 부실 등의 이유로 감사가 중단돼 오는 15일 재개될 예정이다. 부산신보는 지난해 시의회 행감에서도 부실한 자료와 이사장의 불성실한 답변으로 감사가 중단되는 파행을 겪었다.
한편 시의원 4명이 코로나19 접촉자로 분류돼 차질을 빚었던 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하루 만에 정상화했다. 지난 8일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접촉자로 분류됐던 시의회 해양교통위원회 소속 의원 4명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해교위는 9일 예정됐던 부산시도시재생지원센터와 신공항추진본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정상적으로 실시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