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미동 빵집·공방·책방서 만나는 영화, 그리고 이웃
영화와 지역 커뮤니티의 공존을 모색하는 영화문화협동조합 씨네포크가 망미동 지역 공간들과 손잡고 마을극장을 연다. 이른바 ‘망미, 영화나들이’ 프로젝트다.
13일 오후 2시부터 부산 수영구 망미동 일대 5곳에서 마을극장이 열린다. 책방 ‘비온후’, 전시공간 ‘영영’, 씨네포크, 베이커리 ‘꽃피는 4월 밀익는 5월’(꽃사미로), 수영구 구락생활문화센터가 참여한다.
영화문화협동조합 ‘씨네포크’
13일 망미동 일대서 상영
지역 커뮤니티 공존 모색
5개 장소서 영화 관람 후 ‘수다’
각 공간은 공간 특성에 맞게 주제를 제안했고, 각 주제에 맞는 영화를 상영한다.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수다회’도 이어진다. 먼저 13일 오후 2시 구락생활문화센터에서 ‘씨네와 포크’라는 주제로 2019년 타계한 프랑스의 아녜스 바르다 감독의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2017)을 상영한다.
이날 오후 3시 전시공간 영영에서는 ‘망미와 공작소’라는 주제로 커뮤니티 전시, 영화 상영이 이어진다. 망미동에 목공방, 옻칠공방, 금속공방, 가죽공방 등 다양한 종류의 공방이 모여있다는 점에 착안해 주제를 잡았다. 이날 상영하는 영화는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앙: 단팥 인생 이야기’(2015)로 일본 전통 단팥빵 ‘도라야키’를 파는 작은 가게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일을 그렸다. 전시는 오전 11시부터 시작한다.
비건빵 전문 베이커리 꽃사미로는 ‘비건빵의 실험’이라는 주제에 맞게 오후 4시 단편영화를 2편 상영하며 관객과 만난다. 또 오후 6시에 씨네포크에서 열리는 행사는 ‘이 시대의 사랑’이라는 주제로 청년과 사랑 이야기를 담은 단편영화 3편을 상영한다.
같은 날 오후 8시 30분에 책방 비온후에서는 ‘책과 영화’라는 주제로 존 르카레가 쓴 첩보 소설과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2011)를 비교하며 감상하는 시간을 갖는다.
씨네포크는 독립예술영화 상영을 중심으로 영화를 통한 커뮤니티 활동을 기치로 내걸고 2019년 5월 출범했다. 전용 공간도 올 4월 수영구에 자리 잡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커뮤니티 행사를 다수 개최하지는 못했다. ‘망미, 영화나들이’가 사실상 첫 네트워크 행사다.
마을극장이라는 이름답게 각 공간은 최소 7명에서 최대 25명의 관객이 참여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최소한의 인원만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인원을 조정했기 때문이다. 행사 참여는 씨네포크 공식 인스타그램(@cine.folk.art)과 전화(010-7296-2701)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씨네포크 백소현 기획자는 “이번 주 토요일 망미동에 오면 곳곳에서 영화를 볼 수 있어서 마을 자체가 극장으로 변신한다”면서 “영화 상영 후 각 공간 운영자가 주최하는 수다회도 예정돼 있으니 많은 참여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망미, 영화나들이’는 지역문화진흥원과 씨네포크가 주관한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