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단계적 일상 회복 ‘빨간불’, 방역 각오 다시 다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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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부터의 단계적 일상 회복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2000명대를 기록하는 것도 문제지만 특히나 최근 위중증 환자 숫자 증가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11일 위중증 환자 숫자는 473명으로 전날의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치료를 받아 호전되거나 숨져 중증환자 병상을 떠나는 이들까지 고려한 수치다. 새로 악화되는 확진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정부도 위중증 환자 증가 현상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단계적 일상 회복 2단계로의 전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전날 김부겸 국무총리가 “중환자와 사망자 수, 감염재생산지수 등 방역 지표가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해 조마조마하다”라고 했던 발언보다 더 나간 것이다.

위중증 환자 숫자 연일 최고 기록
의료대응체계·개인 방역 최선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내달로 예정된 일상 회복 2단계는커녕 방역 조치를 더 강화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무엇보다 현재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위중증 환자 숫자 500명의 턱밑까지 다다른 점이 우려스럽다. 아직 비상계획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너무 빠른 속도가 문제다. 사람들의 이동량은 이미 지난해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 이전을 뛰어넘어 2019년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청소년층이 아직 저조한 백신 접종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18일 치러지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수험생들은 코로나 감염 차단을 위해 친구와의 소모임이나 다중이용시설 출입을 자제해야 한다.

단계적 일상 회복을 잠시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판이다. 벼랑 끝에 몰렸다가 이제 겨우 한숨 돌리려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또다시 절망의 늪에 빠뜨리는 일은 없어야겠다. 고령층 확진자가 늘어난 것이 위중증 환자가 증가한 주요 원인이라고 한다. 고령층은 백신 조기 접종으로 예방 효과가 떨어져 돌파감염이 빈번해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고령층 가운데 미접종자가 아직도 100만 명에 이른다. 방역 완화의 피해는 이들 미접종 고령층에 몰리기에 십상이다. 미접종자의 백신 접종 독려와 동시에 고령층의 추가접종(부스터샷)을 앞당기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12월이 다가온다. 연말 모임이 활발해지고 겨울철이라는 계절 요인까지 더해지면 지난해 말과 같은 위기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 우리 사회의 위험 수용 능력을 넘어설 정도로 급격하게 유행 규모가 커지는 일만은 막아야 한다.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은 이럴 때일수록 마스크 쓰기, 서로 거리 두기, 환기하기, 손 씻기, 유증상시 검사하기 등 5대 개인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2단계 전환하는 날까지 정부는 의료대응체계에 만전을 기하고, 시민들은 개인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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