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가 치트키?… 사업 진출 언급만 해도 ‘주가 고공행진’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NFT(대체불가능토큰)가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만병통치약’이 되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 상장기업이 NFT 관련 사업 진출에 대한 발언만 하면 해당 기업의 주가가 승승장구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게임업계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엔씨소프트는 전 거래일 대비 18만 1000원(29.92%) 오른 78만 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중 NFT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게임과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블록체인 결합이 시장의 화두”라며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 NFT 블록체인 적용을 준비해왔으며 내년 중에 NFT 블록체인과 결합된 서비스를 선보이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펄어비스 등 게임업체
시장 진입·투자 발표 후 급등
베타서비스 오픈 바른손도 상승세
2017년 가상자산 신드롬과 유사
증권가 “열기 냉각 배제 못해” 경고

이날 엔씨소프트의 상한가는 ‘어닝쇼크’ 발표와 함께여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컨퍼런스콜에서 엔씨소프트는 3분기 매출 5006억 원, 영업이익 96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년 전보다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56%가 줄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각각 7%, 15% 감소했다. 올 8월에 출시한 게임 ‘블레이드&소울2’의 흥행 부진과 과금 논란의 여파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곤두박질 친 실적에 대한 실망보다도 NFT 사업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던 셈이다.

이같은 사례는 엔씨소프트뿐만이 아니다. 또다른 게임업체 펄어비스는 10일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고도 장중 신고가(12만 3900원) 기록을 다시 썼다. 펄어비스는 다음날인 11일에도 장중 신고가(12만 4800원)를 또 한 번 경신하며 전일 종가 대비 6900원(6.01%) 오른 12만 1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펄어비스는 올해 3분기 매출 964억 원, 영업이익 10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5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74.78% 줄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와 마찬가지로 주가는 상승일로다. 10일 펄어비스는 NFT, 메타버스 연관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콘퍼런스콜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플레이투언(P2E)과 NFT 게임 개발 및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며 “국내외 기업과 협업 및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며 새로운 시장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NFT의 ‘약발’은 게임업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영화·뷰티·외식 사업 등을 영위하는 바른손은 지난 10일 전 거래일 대비 1215원(29.89%) 상승한 5280원에 장을 마치며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바른손 계열사 바른손랩스가 NFT의 베타서비스를 오픈하고, 영화 ‘기생충’과 관련한 NFT작품을 공개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상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뜨거운 NFT 테마주 열풍 현상을 두고 증권업계 일부에서는 2017년 불었던 가상자산 테마주 신드롬과 비슷하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당시 기업들은 앞다퉈 가상자산 사업 진출에 나섰고, 그런 기업마다 주가도 덩달아 뛰었다. 그러나 열기가 식은 후 주가가 반 토막 난 종목이 부지기수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NFT 산업은 이제 막 그 가치가 형성되기 시작한 초기 시장이며, 가능성 있는 곳에 시장의 유동성이 크게 반응한 것”이라면서도 “다만 향후 수많은 변수에 따라 시장이 빠르게 냉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