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 0.75% →?… 21개월 만에 ‘제로금리 시대’ 막 내릴까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제로금리’ 막 내리나.

한국은행이 조만간 0.75%인 현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보여 금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시 금리가 오를 경우 21개월 만에 1%대 기준금리를 회복할 수 있다.

21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오는 2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많은 금융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경우 기준금리는 현재 0.75%에서 1%가 된다. 0%대 ‘제로금리’ 시대가 1년 9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되는 셈이다.

금통위, 오는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전문가들 “0.25%P 인상할 것” 전망

앞서 금통위는 올 8월에도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바 있다. 당초 금통위는 코로나19를 겪으며 경기 부양을 위해 지난해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까지 낮췄다. 이후 15개월 만에 0.25%P 인상한 것이다. 8월 금리 인상 이후에도 추가 인상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나 금통위는 지난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로 동결했다.

다만 당시에도 두 명의 금통위원은 0.25%P 인상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도 “경기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15일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11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큰 어려움이 없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힌 상태다.

금리 인상이 필요한 이유로는 최근 급격하게 오른 물가와 가계부채 억제 등이 꼽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4월부터 한은이 제시한 물가 안정 목표인 2%를 웃돌고 있다. 지난달에는 10년 만에 3%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가계부채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올 8월 국내 총 가계부채는 1800조 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국제금융협회가 발표한 ‘세계 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한국의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04.2%로, 세계 37개국 중 가장 높았다. 가계부채 상승폭도 한국이 가장 높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했을 때 1년 만에 6%P 상승했다.

다만 금리 인상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특히 기준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대출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올 9월 한은의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기준금리가 1%가 되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2020년 말과 비교해 5조 8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자 1인당 연이자 부담은 지난해 말보다 30만 원 증가한 301만 원으로 추산됐다. 대출이자 부담은 저소득층에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이 때문에 금리 인상은 대출이자 상환 유예 등 이자 부담 완화 정책과 함께 시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금리 인상에 관해 소비자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최근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 확대로 은행권이 과도한 이익을 취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이달 19일 8개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과 간담회 후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운영 체계를 점검해 대출금리 모범규준에 적합한지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김종열 기자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