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내전 악화, 현지 외국인 ‘출국 러시’
에티오피아 내전 상황이 점차 악화하면서 현지 주재 외국인의 철수가 잇따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은 최근 에티오피아 내전이 격화하자 현지 직원들에게 오는 25일까지 가족을 국외로 대피시키도록 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안보 상황을 고려해 예방 차원에서 일시적으로 (현지 직원) 가족을 재배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에서 출국하는 유엔 직원의 가족은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엔은 현지 직원의 경우 에티오피아에 그대로 남아 업무를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과 프랑스, 독일 등도 자국민에게 출국을 촉구했다. 주에티오피아 미국 대사관은 이달 초 비필수 직원에게 에티오피아를 떠나도록 했다. 미 국무부도 현지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민항기가 운항하는 동안 에티오피아에서 나갈 것을 권고했다. 지난 23일에는 프랑스와 독일이 자국민들에게 지체 없이 출국하라고 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3주 전 정부군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아머드 총리는 지난 22일 “지금은 조국을 위해 순교자 정신이 필요한 때”라며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참전 성명을 발표했다. 현재 에티오피아 반군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은 최근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북동쪽으로 도로상 220km 떨어진 곳까지 진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TPLF 일부가 아디스아바바에서 30km 떨어진 곳까지 도달했다는 관측도 나오는 등 일촉즉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한편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23일 에티오피아 정부군과 반군에 즉각 정전할 것을 촉구했다. 두 정상은 남아공 프리토리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31개 조항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