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새 책] 달콤한 바나나의 씁쓸한 현실 外
달콤한 바나나의 씁쓸한 현실
우리는 우리의 먹을거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필리핀에서 수입되는 바나나의 99%는 민다나오섬에서 생산되고 있다. 어째서 광대한 수출용 바나나 농장의 대부분은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에서 나타나게 되었을까. 여기에는 필리핀의 고단한 역사가 숨겨져 있다는데…. 이시이 마사코 편저/권융 옮김/회화나무/400쪽/2만 1000원.
■물이 몰려온다
10여 년 동안 기후변화에 관한 글을 집필해 온 저자가 해수면 상승의 환경적·정치적·경제적 쟁점을 비롯해 그 대응책을 체계적으로 짚은 책. 극단적인 폭풍해일, 만조 수위 급상승, 하천 범람, 토양 염류화, 기후 난민 발생 등 해수면 상승의 실체를 고스란히 담아낸 책으로, 다가오는 물에 대한 보고서다. 제프 구델 지음/박중서 옮김/북트리거/480쪽/2만 1000원.
■맞얽힘: 맞선 둘은 하나다
주역에서 음양과 괘효는 ‘맞얽힘’의 상징 기호이다. 주역에서 발원한 ‘맞선 둘이 얽힌 하나다’라는 ‘맞얽힘’ 원리로 동양의 주요한 사상적 물줄기인 노자, 공자, 손자, 장자, 중용, 대학의 핵심 맥락을 새롭게 해독한 책이다.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동양 고전에 대한 다른 해석을 통해 인류의 미래를 밝힐 통찰과 지혜를 제시한다. 이철 지음/움직이는책/480쪽/2만 1000원.
■인문 여행자, 도시를 걷다
여행은 사유에 양념을 풍성하게 뿌려주는 기막힌 발명품과 같다. 이 책에 적확한 말인 것 같다. 세계 곳곳 도시의 예술과 문화, 경제 및 역사를 폭넓게 다루면서도 작가만의 사색과 여행지에 대한 묘사가 어우러진다. 풍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다. 김경한 지음/쌤앤파커스/344쪽/1만 6000원.
■일생 일문-단 한 번의 삶, 단 하나의 질문
불평등·차별을 이겨내고자 ‘더 나은 세상은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품었던 동학운동의 농민들, ‘민족을 지탱하는 힘과 뿌리는 무엇인가’를 캐물으며 우리 말과 글을 지키고자 했던 조선어학회의 회원들까지. 책은 굵직한 업적을 남긴 위인보다 작은 용기들이 만든 역사에 집중하며 ‘우리는 모두 각자의 역사를 쓰는 중’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최태성 지음/생각정원/408쪽/1만 8000원.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프랑스 유수의 문학상을 석권하면서 뛰어난 문학성을 인정받은 소설가인 동시에 철학자이기도 한 저자가 ‘나이듦’이라는 자칫 쓸쓸할 수 있는 화두에 대해 화려한 사색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책은 ‘나이듦’에 관한 새로운 사유를 전하며 “포기를 포기하라”라고 과감하게 말한다.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이세진 옮김/인플루엔셜/320쪽/1만 6000원.
■서로를 이해하는 가장 올바른 방법
상대방을 제대로 이해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하는 그림책. 암탉 마리네트는 붉은 닭으로 살고 싶어 붉은 깃털을 온몸에 달았지만, 깃털이 우수수 떨어지는 바람에 맨몸으로 자신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닭들은 당황했지만 마리네트는 단지 붉은 닭으로 살고 싶었다고 하는데. 로랑 카르동 글·그림/김지연 옮김/꿈터/48쪽/1만 3000원.
■몽어
불어난 강물에 동생을 잃은 어린이(나래)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 낸 동화. 어린이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할지도 모른다. 자기 마음에 생긴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 같던 나래는, 시간이 지날수록 적극적으로 동생을 애도할 방법을 찾아 나선다. 김성범 글/이오 그림/파랑새/116쪽/1만 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