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현직 단체장 강세 이어갈까?
제8회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부울경 지방선거에서는 ‘현직 불패’ 관행의 지속 가능성, 여성·청년 등 ‘정치적 소외자들’에 대한 진입장벽 완화 여부, 20대 대통령선거의 영향력이 주요 관전 포인트다.
지지도 낮은 여당 소속 11명 고전 예상
여성·청년 진입 장벽 완화 여부도 주목
비PK 출신 대선 후보들 영향력 불투명
이 중 최대 관심사는 현직 단체장의 강세가 내년 지선에서도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 직선제가 도입된 이래 부울경에선 현직 지자체장들이 유달리 강한 면모를 보였다. 한 번 지자체장에 진입하고 나면 웬만해선 세 번 연속 당선되는 성과를 거뒀다.
지금까지 허남식(부산) 박맹우(울산) 전 시장과 박현욱(수영) 배덕광(해운대) 강인길(강서) 이종철(남) 김은숙(중) 박극제(서) 하계열(부산진) 이위준(연제) 전 구청장, 박완수 전 창원시장 등이 ‘3선 연임’에 성공한 지자체장이다. 현직으로는 오규석 기장군수가 여기에 해당된다.
현직 지자체장들은 막대한 조직과 자금을 관리하는 데다 인지도가 높아 당내 경선은 물론 본선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 다만 지난번 지선에선 ‘문풍(문재인 바람)’의 영향으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지자체장들이 민주당 후보들에게 참패했다.
내년에는 정반대로 민주당 소속 PK 지자체장들의 고전이 예상된다. YTN·리얼미터가 26~27일 실시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민주당의 PK 지지도가 29.1%로, 국민의힘(46.1%)보다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현재 11명의 민주당 소속 부산 기초단체장 중 극히 일부만 내년 지선에서 살아남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소속 부산 지자체장(3명)의 일부는 공천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있다.
정치적 소외자들의 부울경 지자체장 진출 여부도 주목된다. PK에선 여성과 청년들이 유달리 약세를 보였다. 현재 부산에는 민주당 소속인 여성 지자체장이 3명 있지만 재선이 불투명한 상황이고, ‘3말4초’(30대 후반~40대 초반)의 기초단체장은 아무도 없다.
이 때문에 내년 부울경 지선에선 여성과 청년을 적극 공천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여야 정치권은 ‘가산점’과 ‘우선추천’ 제도 등을 통해 정치적 소외자를 배려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지만 실제 공천과정에서는 이들이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새 정부 첫 선거에 기대가 높은 이유다.
차기 대선의 영향력도 주목된다. 내년 지선은 새 정부가 출범(5월 10일)한 지 정확하게 22일 만에 실시된다. 새 정권이 탄생한 뒤 이렇게 짧은 기간에 다른 선거가 실시된 전례가 없다. 대선 결과가 PK 지선에 영향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재명(민주당), 윤석열(국민의힘) 두 유력 후보가 모두 PK 출신이 아니어서 문 대통령만 한 파급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많다. 결국 본인 경쟁력이 관건이다. 권기택 기자 kt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