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부담 속 최인호·전재수 ‘정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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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D-6개월] 더불어민주당

내년 6·1 지방선거가 꼭 6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권의 부산시장 후보는 오리무중이다. 사상 유례 없이 대선 직후 치러지는 지방선거라는 특수성에다, 2018년 지방선거 완승 이후 다시 보수 쪽으로 기운 부산의 정치지형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력 후보인 김영춘 전 국회의원이 출마에 대해 다소 부정적이고, 현역 국회의원들은 일단 대선 승리에 사활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올 4·7 보궐선거에서 낙선한 김영춘 전 의원은 30일 “(출마와 관련해)계획이 없다. 의미 없는 선거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직업 정치인이어서 선거에 무조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기고 지는 건 그다음 문제로, 개인적으로 선거의 의미와 가치를 찾지 못하면 출마하지 않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

김영춘
보궐선거 낙선에 부담감 여전

최인호
가능성 열어 두고 대선 후 결정

전재수
가장 적극적… “바람몰이 해야”

대선에 사활 걸고 총력 계획
변성완·이재강·김해영도 물망

3선 국회의원과 해양수산부 장관, 국회사무총장을 지낸 김 전 의원은 부산 여권에서 가장 중량감 있는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지난해 총선에서 서병수 의원에게 고배를 마신 데 이어 올 4월 치러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도 낙선하면서 1년여 만에 다시 치러치는 시장 선거에 부담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김 전 의원의 출마를 당내에서 강하게 권유할 경우 입장 변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김 전 의원은 현재 지역에서 외곽 활동은 꾸준히 하고 있다. 지난 보궐선거 때 핵심공약으로 밀었던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과 관련해 최근 ‘메가시티 포럼’을 발족하고 시민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부산 민주당 ‘현역 3인방’ 중에는 당초 시장 선거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박재호(남을) 부산시당 위원장이 최근 불출마를 선언했다. 시장 선거에 나서기 위해서는 민주당 당헌·당규상 선거 6개월 전인 이달 1일까지 시당위원장직을 내려놓아야 하는데, 대선을 위해 위원장직을 계속 수행하기로 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대선 승리가 최우선 과제로, 대선을 앞두고 사퇴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내 욕심 때문에 명분 없는 정치를 할 수는 없다”고 불출마를 못 박았다.

전재수(북강서갑) 의원과 최인호(사하갑) 의원도 “일단은 대선에 올인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한다. 대선에서 승리해야 3개월 뒤 지방선거에서도 훈풍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인호 의원은 “아직 지방선거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고 대선 승리를 위해 절실한 마음으로 국민과 만난다”며 “민주당의 부산시장 후보군이 많지 않은 상황이어서 시장 출마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 두고 대선 이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후보군 중에선 이재명 대선후보의 측근으로 중앙총괄선대본부 수석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전재수 의원이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 보궐선거 때 현역 의원이 단 한 명도 경선에 참여하지 않아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만큼, 이번엔 모든 후보군이 경선에 참여해 바람몰이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재선인 전 의원 본인도 시장 출마 의지를 보인다.

전 의원은 “부산에서 국회의원 재선을 하나 3선을 하나 크게 달라질 게 있겠나. 시장을 다시 민주당으로 가져오는 게 국회의원 한 석 늘리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며 “이번 시장 선거에선 김영춘, 박재호, 최인호, 변성완 등 모든 후보군이 총출동해 경선 때부터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민주당 부산시선대본부장으로 거론되는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이재명 대선후보의 측근인 이재강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김해영 전 의원 등도 시장 후보로 물망에 오른다. 박재호 부산시당 위원장은 “시장 선거에 대한 고민도 많지만, 시장 후보는 대선 이후 당원들과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의논해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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