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문화의전당 문턱 낮춰 지역 예술단체 지원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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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년 김해문화재단 대표

“지역 예술단체라면 누구나 공연할 수 있도록 김해문화의전당 문턱을 낮추는 일과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된 김해가 2000년 가는 문화도시로 만드는 데 집중할 생각입니다.”

취임 4개월째를 맞은 김해문화재단 손경년(59) 대표의 말이다. 김해문화재단은 김해문화의전당, 김해서부문화센터, 시민스포츠센터, 클레이아크김해 미술관 같은 문화·체육 시설과 가야테마파크, 낙동강레일바이크, 한옥체험관을 비롯한 체험시설 등 총 10개의 문화 거점 시설을 총괄하는 지역 핵심 문화기관이다.

‘문화정책통’으로 취임 4개월째 맞아
예술가 무대 설 기회 동등하게 제공
재단 20주년 기점 문화도시 조성 기여

손 대표는 “김해문화재단은 16년 된 중견 재단인데 그동안 지역 예술인 성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지만 휘발성 지원이었다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임기 동안 지역 예술단체가 전부 1번 이상은 김해문화의전당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파격적인 지원을 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름하여 ‘불가사리’ 프로젝트다. 김해가 ‘철의 왕국’ 가야의 정신을 이어받은 도시인 만큼 불가사리가 쇠붙이를 먹고 몸이 커진다는 점에 착안했다. 손 대표는 “지역 예술가들이 불가사리처럼 철의 왕국의 철을 먹고 글로벌하게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내놓은 아이디어가 예술가들이 무대에 설 기회를 동등하게 주는 지원 방식이다. 그동안 작품 제작에 필요한 예산에 비해 지원금이 터무니없이 적거나 많아서 각 예술 단체에 맞는 지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그는 “김해 지역 예술단체가 200개가 채 안 되는 상황인데 임기 2년 동안 공연 비수기인 1~3월에는 공연장이든 미술관이든 지역 예술인이 우선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경쟁을 통해 지원 단체를 선정하다 보니 자존감만 떨어지고 막상 성장에는 도움이 안 됐다.

한마디로 김해문화의전당 문턱을 낮춘다는 뜻이다. 지역 예술단체라면 누구나 순서대로 무대에 오를 수 있게 하고, 관객 평가 등을 거쳐 가능성이 있는 작품에 대해서는 이듬해 추가 지원을 하겠다는 거다.

손 대표는 올해 김해가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된 만큼 미래를 내다보는 문화도시 사업에도 방점을 두겠다고 했다. 그는 “재도전 끝에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됐고, 내년부터 사실상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되는 만큼 재단 내에 지역문화본부를 신설해 문화도시 사업에 힘을 쏟겠다”고 전했다. 그동안 법정문화도시 사업을 관할해 온 재단 내 별도 조직이었던 문화도시센터를 재단 내 본부 중의 하나로 재조직해서 보다 유기적으로 문화도시 사업을 펼쳐나가겠다는 포부다. 김해시는 향후 5년간 법정문화도시 사업을 통해 200억 원을 지원받게 된다.

“김해는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가야 역사를 보유하고 있고 ‘허왕후’ 신화에서 알 수 있듯 현재 민주주의 가치 즉 포용력과 남녀평등 정신을 갖춘 도시입니다. 재단 20주년을 기점으로 앞선 2000년을 교훈 삼아 향후 2000년을 내다 본 문화도시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한편, 손 대표는 한국에서 대표적인 ‘문화정책통’으로 꼽힌다. 김해문화재단 취임 직전에는 부천문화재단 문화예술본부장과 대표이사로 10년 동안 부천시의 문화 정책을 총괄했고,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 회장을 역임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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